두산중공업, 정부 주도 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반색
두산중공업, 정부 주도 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반색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07.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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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GW 서남권 해상풍력 시작 2030년까지 12GW 시장 열려
국내 유일 해상풍력 공급실적 보유… 대형화 대비 8MW 개발
두산중공업의 3MW 해상풍력터빈 20기 설치된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두산중공업의 3MW 해상풍력터빈 20기가 설치된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에 정부가 직접 나선 가운데 사업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풍력터빈 제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기업 가운데 풍력터빈을 개발·제작하고 있는 곳은 사실상 두 곳으로 지금까지 해상풍력터빈 공급실적으로 갖고 있는 기업은 두산중공업이 유일하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 가동 중인 상업용 해상풍력단지 124.5MW 가운데 72%가 넘는 90MW의 풍력터빈을 공급했다. 특히 해상풍력터빈 인증을 받은 제품을 공급한 기업은 두산중공업뿐이다. 2011년 3MW 육·해상겸용 풍력터빈에 이어 지난해 5.5MW 해상풍력터빈의 국제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가운데 올해 착공에 들어가 준공시점이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사업은 한림해상풍력이다. 100MW 규모인 한림해상풍력에도 두산중공업의 5.5MW급 해상풍력터빈이 공급될 예정이라 향후 몇 년간 해상풍력터빈 공급실적에 이름을 올릴 기업은 두산중공업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한 풍력터빈은 240MW 규모에 걸쳐 79기 수준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의 통계자료를 참고해 국내 점유율을 살펴보면 약 15%로 세 번째 순위를 기록 중이다.

400MW 시범단지 공급 가능성 높아
최근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그린뉴딜을 선정하고 그린에너지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그린에너지 과제는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육성을 위한 대규모 R&D와 실증사업, 설비보급에 역점을 둔 사업으로 해상풍력 활성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린뉴딜에 이어 발표된 해상풍력 발전방안 전략에는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제도개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풍력업계가 이번 해상풍력 발전방안에 기대감을 갖는 이유는 정부가 직접 나서 시장을 챙기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프로젝트 계획만 나열하던 것에서 벗어나 정부와 지자체가 입지발굴과 주민수용성 확보에 나서는 것은 물론 해수부·환경부 제도개선 협조, 경제성 지원 등 실질적인 방안들이 다수 포함됐다. 궁극적으로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오랜 기간 미뤄졌던 서남해 해상풍력 후속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지역주민·사업자가 2.4GW 해상풍력 개발에 협력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으로 명칭이 변경된 가운데 400MW 시범단지와 2GW 확산단지를 2022년과 2023년에 연이어 착공할 계획이다. 400MW 규모의 시범단지는 앞서 60MW 실증단지 개발을 맡았던 한국해상풍력에서 계속 사업을 추진한다.

풍력터빈 선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아직 미정이지만 시범단지의 경우 두산중공업이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풍력업계 시각이다.

우선 실증단지 개발에 참여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이 두산중공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비록 부품 일부를 교체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빠른 대응으로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에 나서 기술력을 보완하는 기회가 됐다.

공기업으로 구성된 SPC 성격상 서남권 해상풍력 시범사업이 국책사업이나 다름없어 국산 풍력터빈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국산화에 앞장서야 하는 공기업 입장에서 굳이 외산 풍력터빈을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두산중공업이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8MW 해상풍력터빈을 2023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 만큼 대규모 운영실적 확보로 기술 경쟁력은 물론 국내 부품 협력업체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중공업의 풍력터빈 공급에 무게가 실린다.

2GW 규모의 서남권 해상풍력 확산단지의 경우 아직 개발주체가 정해지지 않아 두산중공업의 풍력터빈 공급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SPC가 설립될 경우 제주 한림해상풍력의 사례에 비춰볼 때 국제입찰 방식으로 추진될 공산이 크다.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에는 두산중공업의 3MW 해상풍력터빈 10기가 설치돼 있다.
제주 탐라해상풍력단지에는 두산중공업의 3MW 해상풍력터빈 10기가 설치돼 있다.

2025년 연매출 1조원 규모로 해상풍력사업 육성
정부의 해상풍력 발전방안에 따르면 서남권 해상풍력 이외에도 ▲신안 해상풍력(8.2GW) ▲울산·동남권 부유식해상풍력(6GW) ▲제주·인천 해상풍력(1.2GW)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들 사업 가운데 한전과 발전공기업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적지 않아 두산중공업의 공급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재 발전공기업에서 국내외 풍력터빈 사용에 따라 민간사업자와 체결하는 고정가격단가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에 따른 공급 확대도 기대해볼 만하다.

현재 3MW와 5.5MW 풍력시스템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풍력터빈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18년 8MW 해상풍력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2022년 개발 완료 예정인 8MW 해상풍력시스템은 국내 풍황자원 환경을 고려해 평균 6.5m/s의 저풍속에서도 최소 30% 이상의 이용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풍력터빈과 마찬가지로 70% 수준의 국산화율을 유지함으로써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풍력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설 방침이다. 블레이드와 타워 등 풍력터빈 부품 생산에 400여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고용창출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사업을 2025년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키워 대형 가스터빈 등과 함께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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