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 협상, 틀을 바꿔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 틀을 바꿔야 한다
  • EPJ 기자
  • 승인 2020.07.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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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한반도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은 8,000만 민족의 한결같은 염원일 것이다.

지난 10여 년을 돌고 돌아 판문점에서 남·북 두 정상이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대화선언이 있었다.

사실 처음은 아니다. 남·북 정상 간 두 번이나 만나 한반도 평화공존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북·미 정상 간 역사적인 만남으로까지는 처음으로 이어졌다.

이때만 해도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걷히고 평화와 공존을 통한 남과 북의 인적교류 등 한때는 해빙 무드를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전개돼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간도 있었다.

그동안 현 정부가 임기 시작하자마자 어느 정부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민족끼리는 전쟁이 아닌 대화의 길을 택해야 한다며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걸고 4강외교 복원과 동북아 주변국가, 나아가 한반도 밖 세계평화를 향해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낙관론도 우세했다.

하지만 북·미 간 비핵화협상 이후 큰 진척이 없었고 남·북 경협의 축으로 추진하려 했던 개성공단 가동제재, 금강산 개별 관광 등에 정부가 다각적으로 미국·유엔 등과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유엔 제재 기본 틀에 얽매여 비핵화없이는 제재해제가 없다는 하나로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

이런 후유증이랄까 남·북 관계도 급속히 악화돼 급기야 북한이 해선 안 될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무리수를 둔 행동을 전세계가 지켜봤다. 이는 표면적으로 탈북단체 전단살포를 겨냥한 북한의 분노라 하지만 이는 북미 비핵화협상 교착상태와 경제제재 장기화에 따른 누적된 불만이라는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협상 대상국인 미국이 하노이 노딜이후 북한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으나 실질적으로 유연성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다.
강대국 특유의 과도한 자국중심주의로 북한을 상대하지 않았는지, 우리를 비롯해 세계가 돌아볼 일이다.

북한에선 현 남·북 갈등 문제의 하나로 한미협의체인 한미 워킹그룹을 지목하는 목소리도 이런 사정 때문일 것이다. 이 워킹그룹의 운영방법, 방식, 대화 참여국을 넓히는 방안도 강구해 봐야 할 일이다.

이번 사태와 같은 남·북 대립 국면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고 대화의 길로 가는 데에는 미국의 태도가 주목된다. 지금과 같은 미국의 철벽제재망이 유지되는 한, 우리가 독자적으로 북한에 해줄 수 있는 일을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주도적으로 접점을 찾아 출구를 찾는 노력과 현재의 비핵화 협상틀을 바꾸는 전략수립도 필요하다.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남·북이 증오와 대립으로 대결해선 안된다. 북한도 그들이 말하는 군사적 행동, 대남전단살포 등의 무모한 행동들은 멈춰야 한다. 닫힌 대화채널을 하루빨리 복원시켜 군사적 충돌 등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상황관리를 해야 한다.

이 모든 문제의 해결방법 중 하나는 전세계가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테이블로 인도하는 방법이다. 지금의 상황은 남·북 당사자에게만 맡겨선 해결이 어렵다.

북한이 말하는 단계별 비핵화에 경제제재완화라는 요구에 미국·유엔도 완전한 비핵화만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공존이 세계의 공동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 세계가 북한과 손잡고 가는 그런 세상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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