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을 베는 끝없는 자기수양의 道 ‘검도’
잡념을 베는 끝없는 자기수양의 道 ‘검도’
  • 최옥 기자
  • 승인 2009.04.08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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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동호회]한전KDN 검도동호회 ‘검우회’

 “검도(劍道)는 두 사람의 경기자가 호구를 착용하고, 죽도를 사용해 손목·머리·허리·목 등 상대방의 유효타격 부위를 때림으로써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검도의 사전적 의미이다. 하지만 기자가 취재하며 느낀 검도는 ‘검으로 한없이 내면의 잡념을 베는 자기수양의 도(道)’가 아닐지. 검 끝에 온전히 정신을 집중하는 순간, 비로소 흔들림 없는 내부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3월 19일 한전KDN 검도동호회인 검우회(회장 김인수)가 정기모임을 가졌다. 오후 6시 퇴근시간을 넘기자 회사 앞 대한검도회 도장으로 검우회 회원들이 차례로 들어섰다.

2006년 10월 창단된 한전KDN 검우회는 김인수 배전기획팀장을 회장으로 해 15명의 회원이 하루 3번 자신이 편한 시간에 이 도장을 찾아 수련하고 있다. 동호회 살림살이는 노사협력팀의 변철규 대리가 동호회 총무로서 움켜쥐고 있다.

현재 회원 중 유단자수는 4명이다. 분기에 한 번씩 열리는 정기모임을 제외하고는 출근 전인 오전 7시~8시, 점심시간, 퇴근 후 2시간 정도 등 각자 상황에 맞는 때 회사 앞 도장을 찾아 연습하고 있다. 대학 때 검도를 하던 회원도 3~4명 있지만 대부분 회사에 입사해 검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경우여서 열의가 뜨거웠다.

무예가 깊어 도의 경지에 서다

‘검도’라는 말은 2,000년 전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에 검도 38편이 기록된 것이 최초다. 그 밖에 사법(射法) 42편, 수박(手搏) 6편이 기록돼 있다. 이 모든 기록에서 검도는 ‘법(法)’이라고 부르지 않고 ‘도(道)’라고 불렸다. 당시 선인들은 무예에 조예가 깊다는 것은 일찍이 그 무술이 도(道)의 경지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여겼던 때문이다.

현재의 검도는 검술이 스포츠로 체계화된 것이다. 검도는 지금까지도 ‘도’의 정신이 강하게 남아 ‘싸우기 위한 무술’이라기보다는 ‘정신수양’의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검도를 모르는 사람은 검을 들고 상대와 대련하는 모습을 얼핏 보고는 자칫 누군가 다칠 수도 있겠거니 오해를 할 소지도 있다. 하지만 정작 대련을 하면서 맞아서 사고가 나거나 다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오히려 유단자로 실력이 올라갈수록 끊어 치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게 돼 사고의 가능성이 더 적어진다는 것. 검도의 타법 중 하나인 ‘끊어 치기’는 가격 직전에 멈추는 것을 말한다. 김 회장은 “상대의 머리 1cm 앞에서 검이 서는 것이 정석”이라며 “때문에 실력이 올라갈수록 사고가 날 확률이 적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목검이 부러지는 경우는 많다. 검도는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할 경우 대련 중 목검이 부러져나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

실제로 변철규 총무는 새로 산 목검으로 대련한 첫날 목검이 뚝 부러져 아까워하던 기억이 있다고 고백했다.


자기수양 목적… 집중력 훈련에 탁월

검도를 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으냐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집중력 향상’이다. 마음을 한 곳에 모아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 훈련에 매우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검도는 자기수양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를 배려하는 운동이기도 해, 수련을 하는 중 맞아서 서로 간에 안 좋은 감정이 생기는 일이 없어서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재밌는 답변 중 하나가 성량이 커진다는 점. 검을 내리치며 기합을 외쳐야 하는 데 때문에 성량이 몰라보게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검도장 앞에 성우아카데미가 있는 데 성우를 꿈꾸며 그곳을 다니는 학원생들이 검도장에서 새어나오는 풍부한 성량을 듣고 오히려 부러워할 정도라고.

여타 동호회의 경우 회원들의 유입이 잦은 데 반해 검우회는 초창기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에 대해 회원들은 “한번 발을 들이면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도록 한 시스템 때문”이라고 농을 던졌다.


하반기 첫 대회 개최 위상 공고히

말했다시피 검우회는 신입회원들이 별로 없다. 일단 신입사원 채용이 늦어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김인식 회장은 올 하반기 회사의 신입사원 채용이 이뤄지면 적극적으로 회원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중에는 입회를 하고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가를 못하고 있는 여성회원들의 참가를 유도하는 한편, 마음은 있는데 아직 가입을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직원들을 적극 입회토록 유도해 4명의 회원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원 확보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하반기에는 일정 수준까지 회원 수가 갖춰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김 회장은 오는 10월께 처음으로 자체 대회를 개최해 한전KDN 검우회의 위상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이다. 비록 자체 대회의 성격이긴 하지만 임원들도 배석하고, 대련을 통해 실력을 겨뤄 특출한 실력을 보인 회원에게는 포상도 실시할 예정이다.

‘I can do it’이란 말을 자주 강조한다는 김 회장은 “급수가 낮을 때는 고단자가 언제 되나 싶어 활동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도 유단자가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실력도 늘게 된다”며 “또한 검도는 얼마나 했느냐 하는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한테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활동을 당부했다.


한전KDN 검우회는…

2006년 10월에 만들어진 한전KDN 검우회는 배전기획팀 김인수 팀장이 회장을, 노사협력팀 변철규 대리가 총무를 각각 맡아 현재 15명의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다.

 

호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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