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 한전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책임연구원, “망간 이차전지 개발, 에너지밀도·수명 등 성능개선 연구 지속할 것”
최진혁 한전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책임연구원, “망간 이차전지 개발, 에너지밀도·수명 등 성능개선 연구 지속할 것”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0.06.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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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안전하고 원가는 절반
수명특성·제조·대량생산 및 운영기술 등 보완
최진혁 한전 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책임연구원.
최진혁 한전 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책임연구원.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한전 전력연구원(원장 김숙철)은 최근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전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 및 고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연구를 진행해 국내 최초로 리튬 대신 망간(Mn)을 이용한 20Ah급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망간은 그동안 일차전지에서 오랫동안 사용돼 오던 재료다. 전해액으로 알칼리인 KOH를 주로 사용해 가역적 충방전 반응이 불가능했다.

전력연구원 연구팀에서 개발한 시스템은 전해액으로 약산성의 황산아연 수용액을 사용해 가역적인 충방전을 가능하도록 했다.

최진혁 한전 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에너지저장연구실 부장은 “아직까지 양극과 음극에서의 부반응 제어 및 음극 부식 문제해결 등 수명향상을 위한 연구개발과 단전지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공정 안정화 기술, 양극 및 음극 소재 대량생산 기술개발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연구돼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망간 이차전지, 경제성과 안전성 향상
이번에 전력연구원에서 개발된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물질을 지구에서 12번째로 풍부한 원소인 망간으로 대체해 비용을 낮췄고, 전해질은 불이 붙지 않는 수용액을 사용해 안전도를 강화했다.

최진혁 부장은 “20Ah는 20A 전류를 1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양으로 ESS에 들어가기 위한 이차전지의 최소 용량”이라며 “지금까지 국내에서 망간을 이용한 이차전지는 대용량화의 어려움으로 용량이 1Ah 이내가 최대였다”고 설명했다.

망간 이차전지는 양극으로 망간 산화물(MnO2), 전해질로 황산아연(ZnSO4) 수용액 그리고 음극으로 아연(Zn) 금속을 사용하는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다.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소재로 사용되는 리튬, 코발트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지역적으로 편재돼 있어 가격 변동이 심한 문제가 있다. 망간 수계전지의 경우 저가의 망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또 리튬이온전지는 전해질로 화재 위험이 큰 인화성 유기물을 사용하지만, 망간 수계전지는 불이 원천적으로 붙지 않는 수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차전지 시장은 이미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가 사용전압·에너지밀도가 높고 기술개발이 오랫동안 이뤄져 왔기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중요한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로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리튬이온전지 또는 차세대 리튬전지가 앞으로도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력피크 저감용도나 신재생에너지 발전원 확대에 따른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에너지저장시스템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설치용량도 현재 4.7GWh에 이르고 향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혁 부장은 “이차전지의 활용확대를 위해선 빠른시간 내에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한 경제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며 “망간 전지의 경우 수용액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저가 소재를 사용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밀도 및 수명향상 등 기술개발 추진
최진혁 부장은 망간전지가 실증단계까지 가기 위해선 안정적인 생산기술과 수명향상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이후 실제 ESS 시스템으로서의 실증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적으로 망간 이차전지는 학계 및 연구계에서 지난 2015년 이후 연구가 이뤄져 왔다.

최진혁 부장은 망간 이차전지 연구사례에 대해 “대표적으로 미국 에너지성(DOE) 지원으로 국책연구기관인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에서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수행 중에 있다”며 “다만 20Ah급의 단전지는 한전 전력연구원·전기연구원·서울대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재생에너지 설비의 보급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로 인한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ESS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3년간 20여 건 이상 있었던 화재사고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의 20Ah급 차세대 이차전지.
한전 전력연구원의 20Ah급 차세대 이차전지.

최진혁 부장은 “화재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인 해결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존 리튬이온전지 시스템의 안전설비를 보강할 수도 있고, 망간 수계전지와 같은 근본적으로 안전한 수계 시스템의 이차전지를 사용하는 것도 한가지 해결방안이라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간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아직까지는 에너지밀도, 수명 등 성능개선이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제조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ESS시스템에서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후보기술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력연구원은 향후 망간 이차전지에 대해 정부에서 진행중인 이차전지 플랫폼 개발사업을 통해 후속 연구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추가적인 수명특성 향상, 상용급 단전지에 대한 안정적인 제조기술, 전극 활물질 대량생산 기술, ESS로 운영하기 위한 운영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최진혁 부장은 이를 위해 제작사와의 협업이 필수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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