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센터 “EU 탄소국경조정, 기회로 활용해야”
기후변화센터 “EU 탄소국경조정, 기회로 활용해야”
  • 배상훈 기자
  • 승인 2020.05.29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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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과정에서 무역 파트너들의 참여 중요
가상 타운홀 미팅 통해 우리 측 의견 전달
‘EU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1차 간담회’ 패널토론 모습
‘EU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1차 간담회’ 패널토론 모습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7월 1일 예정된 EU와의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가상 타운홀 미팅’을 준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선 유럽의 탄소국경조정과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이사장 유영숙)는 5월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EU 탄소국경조정 관련 이해관계자 1차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내 주요 협회, 기업인,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사업 추진배경 및 내용 소개(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유럽 그린딜, 기후법과 탄소국경조정(안드레이 마쿠 ERCST 대표이사) ▲유럽 그린딜과 탄소국경조정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질의응답 및 패널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안드레이 마쿠(Andrei Marcu) 대표이사는 화상 발표를 통해 “유럽 그린딜은 새로운 성장전략”이라며 “탄소국경조정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탄소국경조정 설계 과정에서 무역 파트너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국경조정은 기후정책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정책 도구, 범위, 내재된 탄소량, 조정계산방식 등이 있다”며 “탄소국경조정은 WTO와 국제 기후레짐, 국제법과의 합치 여부와 함께 신흥 경제국의 저탄소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축량보다 가격에 대한 합의가 ‘합리적’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탄소국경조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윌리엄 노드하우스(William D.Nordhaus)의 경우 무임승차자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기후클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기후클럽은 회원 간 감축 목표, 정책, 조치에 합의하고 비회원에게는 무역제한조치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이상준 연구위원은 “회원들이 감축량에 대해 합의하는 것보다 가격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탄소국경조정이 무역보호주의가 되지 않기 위한 설계조건으로 ‘단순함’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순수출국으로 EU 탄소국경조정의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며 그중에서도 제조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EU 탄소국경조정과 한국형 그린 뉴딜을 함께 고려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기 대응과 지속가능성 투자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언 중인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발언 중인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제조업, 가장 큰 영향 받을 것”
토론자로 참석한 김하나 세종대학교 교수는 EU의 탄소국경조정이 WTO 규정에 합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김하나 교수는 “국내 연구는 일관적으로 제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며 “이런 분야에 대해선 더욱 활발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20조에 따라 탄소국경조정이 정당화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우리는 이런 조항을 오히려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 탄소국경조정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준비와 대응 여하에 따라 우리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2009년 유럽과 미국이 유사한 시도를 했지만 실패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탄소가격을 인지하고 있고 설비효율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성우 소장은 또 “탄소국경조정은 탄소누출방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초점을 탄소누출에 둘 것”이라며 “캘리포니아처럼 많은 예외조항을 두고 탄소국경조정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는 “탄소국경조정 실현 여부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지만 우리는 탄소국경조정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미 2015년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는 등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노력과 메시지를 EU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녹색보호주의, 유럽 주도 시스템 설계 등 우리의 우려사항을 전달해 EU가 균형 잡힌 시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센터는 간담회 종료 후 참가자, 산업계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6월 16일 2차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후 두 차례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7월 1일 EU 이해관계자와 가상 타운홀 미팅을 통해 EU 탄소국경조정 도입에 대한 우리 측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EU ‘탄소국경조정에 관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가상 타운홀 미팅’은 벨기에 소재 비영리단체 ERCST(대표이사 안드레이 마쿠)가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G20, 칠레, 남아공 등 EU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탄소국경조정 설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사업이다. 기후변화센터는 ERCST의 한국 대표 파트너로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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