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풍력사업실장] “공공부문 주도 풍력시장 창출로 활성화 물꼬 튼다”
[인터뷰-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풍력사업실장] “공공부문 주도 풍력시장 창출로 활성화 물꼬 튼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05.06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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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참여 공모사업 추진… 계획입지 실증모델 구축
육상풍력 입지지도 컨설팅… 입지 발굴 시간·비용 절감
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풍력사업실장
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풍력사업실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로드맵인 ‘3020 이행계획’이 수립된 지 3년차를 맞았다. 당시 정부 발표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인 풍력업계는 지금도 기대와 우려 속에 국내 풍력산업이 활성화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기본적으로 시장이 만들어져야 기회가 생긴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3020 이행계획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구체적인 방향성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 설비용량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재생에너지가 차지할 발전비중을 정한 후 목표 실현에 접근할 수 있는 세부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3020 이행계획에 따른 풍력 목표량은 2030년까지 16.5GW 규모의 신규설비를 보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육상풍력 4.5GW와 해상풍력 12GW 정도를 목표하고 있다.

이 같은 보급목표를 두고 풍력업계는 물론 에너지업계 관계자들도 물음표를 던지곤 한다. 주민수용성을 비롯해 환경성·경제성 등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라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목표량의 이행 여부를 떠나 사업자들이 정부 정책을 믿고 풍력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치에 얽매이기 보다는 실질적인 시장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과 2년 치 실적을 놓고 3020 이행계획의 풍력분야 성과를 논하는 것은 산업특성을 고려했을 때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통상 육상풍력의 경우 4~5년 정도 사업기간이 소요되고, 해상풍력은 이보다 더 긴 6~7년의 개발기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준비기간과 인허가를 감안했을 때 이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민원·인허가 과정에서 추가 시간이 소요되면 사업자 의지와 상관없이 전체 프로젝트 기간은 더욱 길어지게 된다. 참고로 국내의 경우 육상풍력 개발 시 관계 법령에 따라 받아야 하는 인허가만 20여 건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 에너지공단은 재생에너지업계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제도개선이나 법률 마련 등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준정부기관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재생에너지 보급 관련 정부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창구 역할도 맡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풍력과 태양광을 별도 사업부서로 나눠 산업별 특성에 맞는 활성화 업무를 추진 중이다.

사업성·환경성 절충점 찾아야
호흡이 긴 풍력사업 특성상 3020 이행계획 발표 이후 2년간의 풍력단지 준공실적으로 정책을 판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전체적인 추세와 현황을 통해 풍력업계 현안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

2018년에 거둔 풍력 보급실적은 161MW 규모다. 전년 대비 48% 정도 증가한 수치다. 같은 해 태양광은 2,367MW 보급됐다.

2019년에는 풍력과 태양광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풍력은 150MW 설치된 반면 태양광은 3,128MW의 보급실적을 기록했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올해 준공 가능한 풍력단지는 9개 프로젝트 220MW 규모다. 태양광의 경우 대부분 소규모 사업자 위주의 개발이라 파악이 가능한 대규모 태양광만 반영했을 때 1,130MW 정도의 보급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풍력사업실장은 풍력이 태양광에 비해 더딘 보급실적을 내고 있는 이유로 입지여건을 꼽았다.

박 실장은 “국내에서 육상풍력을 개발하기 위해선 산등성이 같이 풍황자원이 풍부한 산 정상부에 풍력터빈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타당성을 고려한 최적의 풍력단지 설계를 계획하지만 산림보호와 난개발을 이유로 인허가 과정에서 재검토 요구를 받는 프로젝트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일시사용허가를 시작으로 백두대간법·환경영향평가법 등 환경성을 살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인허가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한다 치더라도 환경부·산림청·지자체 등과의 기본적인 협의과정이 수반되는 만큼 상호 공감대 형성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산업부 대신 추진지원단 검토의견 반영
지난 2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풍력발전 추진지원단은 풍력업계 현안 가운데 하나인 환경·입지규제를 지원하기 위해 발족된 전담조직이다. 최근 육상풍력의 사전 환경성 확보 차원에서 환경부와 산림청으로부터 입지컨설팅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발전사업 세부허가기준이 개정됐다. 정부는 사업자 부담을 감안해 관련 업무 접수·관리를 풍력발전 추진지원단에서 일괄 처리하도록 했다.

박 실장은 풍력사업의 불확실성을 낮춰 속도감 있는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사업 건전성을 살펴보는 것이 추진지원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지원단이 내놓는 검토의견과 관련해 일부에서 새로운 절차가 추가된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올바른 이해를 당부했다.

박 실장은 “전기위원회는 발전사업허가 신청서가 접수되면 산업부·지자체·한전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전반적인 의견을 받아 심의에 반영한다”며 “이 과정에서 추진지원단은 사전 환경성이 확보된 육상풍력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계획과 환경성 등을 검토해 산업부에 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부가 추진지원단의 검토의견을 바탕으로 부처 의견을 전기위원회에 회신하면 최종 심의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결국 추진지원단의 검토의견은 전기위원회 발전사업허가 심의 시 기존 산업부 재생에너지산업과 의견을 대신하는 것으로 새로운 절차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추진지원단은 최근 구축한 ‘육상풍력 입지지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자 대상의 컨설팅도 무료로 제공 중이다. 사업자가 계획하고 있는 입지후보지의 풍황·환경·산림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서비스하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 초기단계 사업검토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진지원단은 사업자가 컨설팅을 의뢰하면 입지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결과와 검토의견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터빈 7~8호기 부지 일부가 보전국유림 및 경제림육성단지에 위치 ▲인근 주거지역과의 최소거리는 약 1.5km ▲산사태 1등급지역 회피 또는 보완대책 마련 필요 등의 컨설팅 내용이 사업자에 전달된다.

박 실장은 “입지 발굴에 필요한 총 59종의 정보를 한 곳에 모아놨기 때문에 초기 사업개발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금은 추진지원단을 통해서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2단계 과제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입지지도에 정맥·지맥 등에 따른 회피·협의 내용을 표시해 놓은 것은 해당 지역의 환경성 상황을 참고하라는 의미”라며 “사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전에 다양한 사업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경제 기여도 검토… 확대 해석 말아야
추진지원단이 작성하는 검토의견서에는 ▲주민수용성 확보 여부 ▲생태자연도·경제림·산사태위험등급 등의 환경적 입지 적정성 ▲지역경제 기여도 등의 내용이 담긴다. 전기위원회 일정상 정해진 기간 안에 확인된 정보를 바탕으로 검토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현장방문을 포함해 대략 2주 남짓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늘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박 실장은 “업무를 수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검토의견 제출 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며 “다행히 한전을 비롯한 발전공기업·전력거래소·민간그룹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업무를 분담하고 있어 우려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보유출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일부 있는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기본적으로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할 뿐만 아니라 팀별로 업무를 배정할 때 프로젝트 이해관계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진지원단의 검토의견 가운데 지역경제 기여도 항목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우선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살펴본다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산 기자재 사용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실장은 “고용창출에 있어서는 지역주민 채용과 지역업체 참여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경제효과의 경우 주민참여사업·관광 등 지속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경제 안에서 자본에 국적이 있을 수 없다”며 “국내기업 육성은 연구개발이나 실증사업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검토의견서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리파워링 관련 제도개선 시급
에너지공단은 정부의 3020 이행계획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풍력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추진지원단을 통한 지연 프로젝트 지원을 비롯해 ▲공공주도 풍력단지 입지 발굴 ▲규제·제도 개선 ▲협의체 운영 ▲대국민 홍보 등 풍력시장 확대를 위한 전방위 활동에 나선다.

박 실장은 “정부·지자체 등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풍력단지 후보지를 발굴하는 공모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계획입지제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인 이번 사업은 계획입지 실증모델을 만들어 풍력시장이 커질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육상풍력의 경우 40MW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 입지를 발굴하는 사업으로 개발이익을 지역사회와 풍력산업 발전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지자체 주도로 GW 규모의 해상풍력 후보지를 발굴하는 사업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공단이 시급한 제도개선 사항으로 꼽는 부분은 리파워링에 따른 관련 절차 정비다. 풍력터빈 평균 설계수명인 20년에 근접한 기자재들이 속속 나오면서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는 리파워링 작업을 검토하는 프로젝트가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리파워링을 하기 위해선 발전사업허가는 물론 개발행위허가·산지일시사용허가 등 인허가 절차를 손봐야 한다”며 “현재 풍력단지 전체를 리파워링할 경우 산지일시사용 기간만료에 따라 우선 산지복구부터 마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한 부지에서 시행되는 개발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처음과 똑같은 인허가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속성 있는 풍력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선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에 대한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공단은 최근 풍력산업계 전반의 의견수렴을 통한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분야별 협의체도 구성했다. 정책을 비롯해 산업·O&M·수용성 등 총 4개 분야로 나눈 협의체 운영을 통해 국내 풍력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네트워크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 실장은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부문 주도로 풍력설비 보급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3020 이행계획에 접근하기 위해선 기업과 국민 모두의 협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사업자의 경우 여전히 풍황계측기를 이용한 사업권 선점과 터무니없는 보상조건을 내세워 풍력산업 생태계 기반을 흔들고 있다”며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듯이 국내 풍력산업이 지속가능한 신사업으로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중심 에너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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