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두산중공업 살리기 총력… 공적자금 1조원 투입
[전력톡톡] 두산중공업 살리기 총력… 공적자금 1조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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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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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유동성자금 1조원을 긴급 수혈 받았다. 채권단의 관리 아래 투입된 자금을 어떤 곳에 얼마나 사용할지 차츰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과연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자체 사업구조 개편까지 과감한 경영쇄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경영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 나온 말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두산중공업 위기설에 대한 우려를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산업 변화에 따른 수주실적 감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데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즉 전 세계적으로 석탄발전 프로젝트가 줄어들면서 두산중공업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석탄화력 신규 발주 규모는 2013년 76GW 수준에서 2015년 88GW로 잠시 반등했다가 2017년 32GW에 이어 2018년 23GW 규모로 대폭 감소했다.

이 같은 에너지시장 변화에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은 발 빠른 태세전환으로 대응했다. 지멘스는 2011년 사실상 원전사업을 접은데 이어 2017년 7,000명에 육박하는 인력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감원 대상의 절반 이상이 화력분야 종사자인 점을 감안했을 때 어떤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갈 계획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GE 또한 2017년 전력부문 인력 1만2,000여 명의 감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매출이 절반가까이 줄었다 2011년 다시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2012년 이후 다시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결국 지난해 2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석탄발전부문 비중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구조 아래서 매출이나 영업이익 확대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룹 차원의 과감한 구조조정이나 시대흐름에 부합하는 사업부문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지금의 두산중공업 사태를 불러왔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물론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요 수주실적 가운데 10~20%를 원전분야에서 거뒀으니 아쉬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시점에 책임을 떠넘기는 형태의 접근방식은 시장 불안만 가중시킬 뿐이다.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업부문 매각을 비롯한 인력감축·고정비절감·구조개편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다. 당장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1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경영쇄신 로드맵을 마련하는 두산중공업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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