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활성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에 달렸다
풍력 활성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에 달렸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20.03.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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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법안 제정으로 과정 줄여야… 현재 20여 단계 달해
이탈리아, 전체회의서 일괄처리… 반대 시 기술자료 의무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산지관리법·전기사업법·국토계획법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풍력사업 인허가 과정을 간소화한 통합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재생에너지 확대 이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규제로 작용하고 있는 관계 법령을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유럽 국가의 경우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해 속도감 있는 풍력개발 성과를 내고 있다.

위진 GS E&R 상무는 3월 25일 기후솔루션이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한 ‘한국·EU 재생에너지정책 워크숍’에 발제자로 나서 국내 풍력개발 인허가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위 상무는 “국내의 경우 육상풍력 개발 시 관계 법령에 따라 받아야 하는 인허가가 20여 건에 달한다”며 “특히 토지사용에 앞서 거쳐야 하는 절차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규제도 심한 상황”이라며 풍력개발이 더딘 이유를 설명했다.

또 “지난해 기준 독일 61GW, 스페인 26GW, 영국 24GW 등 EU 주요국가의 풍력 누적설치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이제 1.5GW 수준”이라며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6.5% 가운데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지만 EU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34.6% 가운데 13.4%를 풍력이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피해자 결국 국민”
국내에서 육상풍력 개발 시 사업자가 밟아야 하는 인허가 절차는 산지관리법에 따른 산지일시사용허가를 시작으로 상업운전에 맞춰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른 RPS 설비확인까지 20여 건에 이른다. 현재 산림청이 산지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인데 사업자 입장에서 규제 강화로 여길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향후 인허가 과정은 더욱 까다로워질 공산이 크다.

위 상무는 “육상풍력을 개발하기 위해선 ‘육상풍력 개발사업 환경성평가지침’에 따라 전략환경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 등의 환경영향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승인 요청을 하면 지방환경청 등 협의기관을 거쳐 KEI가 검토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부동의 의견을 통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의견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자연적으로 흡수하는 양호한 산림·지형을 훼손하는 풍력사업은 온실가스 저감효과 목적과 맞지 않음’을 사유로 부동의 의견을 내놓은 사례가 있다”며 “심지어 ‘이미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풍력단지가 입지하고 있어 누적적 생태영향은 매우 높은 것으로 사료됨’이란 모호하고 객관적이지 않은 이유를 들어 부동의 하는 사례도 있다”고 환경성평가지침의 과도한 해석을 꼬집었다.

위 상무는 풍력개발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지자체의 인식 부족도 꼽았다. 민원발생을 우려하다보니 지자체가 풍력사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 상무는 “대법원 판례에도 나와 있듯이 행정과 민원을 분리해서 처리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주민민원을 이유로 인허가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다보니 개발 초기단계인 풍황계측기 설치 시점부터 주민설명회나 동의서 확보 등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자체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또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며 “국민 모두가 지금의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통합 법안 제정을 비롯해 정부·지자체·국민·사업자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기후변화에 함께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녹색 vs 녹색’ 갈등 풀어야
국내 풍력개발 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운 반면 유럽의 경우 단계를 대폭 간소화했다. 대표적인 국가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10GW 이상의 풍력설비를 운영 중이다.

이탈리아 E&Y 소속 키아라 도나디 공공법전문 변호사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운영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인허가 절차인 컨페렌자 디 세리비치(Conferenza di Servizi)를 소개했다.

키아라 도나디 변호사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의 경우 통합된 인허가 절차를 거쳐 추진하고 있다”며 “컨페렌자 디 세리비치라 불리는 인허가 절차는 일종의 전체회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절차에 따라 관련 부처와 지자체 등이 모여 재생에너지 개발사업 인허가를 일괄 처리한다”며 “근거 없는 개발사업 저해를 방지하기 위해 반대의견을 제시하려면 기술적 내용이 포함된 객관적인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녹색과 녹색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최 팀장은 “기후변화대응이라는 국가적 에너지정책과 산림보호를 책무로 하는 관련 부처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며 “사업자 입장에서 주민수용성 확보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명확한 기준과 대응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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