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 2만 시간 운전달성 이정표 세워
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 2만 시간 운전달성 이정표 세워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0.01.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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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번째 대용량 양성자가속기 7년간 2,000명 연구자 지원
가속기 확장 및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시설 구축 계획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단장 이준식)은 지난 12월 100MeV, 20mA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양성자가속기는 미래원천기술 개발과 첨단 산업기술 분야에 활용하기 위해 2002년 정부 주도로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12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로 연구원 독자기술로 완성됐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키고,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00MeV(1억 전자볼트, 1.5볼트 건전지 6,700만개 에너지)에 달해, 양성자가 1초당 13만㎞의 속도로 다른 물질의 원자에 부딪히게 할 수 있다.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일의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가동 2만 시간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유일의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가동 2만 시간을 달성했다.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특히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인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경우, 최대 빔 전류가 20mA인 대용량 가속기로, 연구자들에게 1초당 1.2경 수의 양성자를 제공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이후, 2019년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와 2,000명의 연구자를 안정적으로 지원했다.

연구단은 ▲생명공학, 신소재, 반도체 등의 기초연구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연구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과제에 중점을 두고 연간 2,000시간 이상의 실험시간을 배정했다.

그 동안 경주 양성자가속기를 통해 김종기 대구카톨릭대 교수팀이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조지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은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의 열전 성질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이탁희 서울대학교 교수는 양성자 빔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전도특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과 ‘대형 원자력 연구 인프라를 활용한 도전적·창의적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새로운 시작을 예정하고 있다.
먼저,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GeV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한 ‘반도체 소자 오류 및 손상방지를 위한 영향 분석’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필수다.

그러나 현재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100MeV 에너지로는 분석 실험에 충분하지 않아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경주에서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해외 선진 양성자가속기 운영 기관에서 다시 인증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제품의 신뢰도를 해외 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가속기 에너지 확장을 통한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

또 국내·외 의료용 동위원소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질환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을 위한 빔 조사시설 고도화 및 생산 공정 설비 구축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양성자가속기 가동 2만 시간 돌파, 7년 무사고 운전은 양성자과학연구단 모두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있는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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