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기업] 티엔지중공업, 해상풍력 일괄설치 선박 제작 세계 최초 시도
[파워기업] 티엔지중공업, 해상풍력 일괄설치 선박 제작 세계 최초 시도
  • 이재용 기자
  • 승인 2020.01.03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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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연구원과 특수선박 건조 담당 맡아
협력기관들과 유기적 검토··· 가교 역할 역점
김규선 티엔지중공업 대표이사.
김규선 티엔지중공업 대표이사.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국내 해상풍력산업은 제주에 이어 서남해에도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바다에 설치되는 해상풍력기는 육상에 설치되는 풍력발전기보다 설치비용이 높다. 풍력발전기 기초를 설치하는 항타에서부터 타워, 블레이드, 터빈에 이르기까지 운송하는 데 소비되는 비용뿐만 아니라 기간도 길게 소요된다.

특수선 위주의 선박 건조업체인 티엔지중공업(대표 김규선)은 국내에서 생소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MMB, Multipurpose Mobile Base) 제작을 한전 전력연구원과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선 부분적으로 해상풍력기를 설치하는 방식과 전체를 선박으로 이송해 크레인으로 설치하는 방식 등이 있지만,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진행하는 MMB 프로젝트는 풍력발전기를 육상에서 일체형으로 조립해 해상에 설치하는 일괄설치 시스템이다.

티엔지중공업은 약 130억원대의 제작비로 풍력발전기를 운송하는 바지와 안전하중 1,500톤의 풍력발전기를 양하할 수 있는 A-Frame 구조물 제작, 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서스펜션 윈치, 바지를 고정할 수 있는 포지셔닝윈치와 바지를 전체 운용할 수 있는 제너레이터 셋트 및 50여 종의 장비들을 설치한 상태로 수심 30m 내외 남서해안에 풍력발전 설치단지를 위주로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MMB,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비용·기간의 획기적 단축
“해상에서 진행되는 풍력발전기 설치방법은 여러 부분으로 나눠 기초설치를 한 뒤에 풍력타워를 2~3분할로 나눠 바지로 운송하고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조립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분할 설치 때문에 해상상태에 따라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해상상태에 따른 안전성 및 고층의 높이 때문에 조립작업 난이도, 안전성, 위험도를 감수해 왔다”며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발주한 풍력발전기 일괄설치 선박은 육상에서 풍력발전기를 전체적으로 조립해 운송· 설치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김규선 티엔지중공업 대표는 해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통상의 과정과 전력연구원에서 발주한 해상풍력기 일괄설치 선박의 이점에 대해 말했다.

해상풍력발전기 일괄설치선 개념도.
해상풍력발전기 일괄설치선 개념도.

티엔지중공업은 MMB프로젝트에서 전용선박에 설치된 자체 A-Frame(특수운반 바지 위에 고정된 구조물)을 통해 풍력발전기를 양하할 수 있고 풍력 발전단지의 정해진 위치에 고정하도록 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선박을 제작 중이다.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은 해상상태 3단계 이하에서 1,000톤급의 풍력발전기를 Upright 상태로 수평안정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Lifting이 가능하며 목적지까지 이송이 가능하고 수심 30m의 해상에서 안전하게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도록 제작된 운송·설치 시스템이다.

김규선 대표는 “MMB 프로젝트는 세계에서도 최초로 시도되는 프로젝트”라며 “초기 기초부터 엄청난 기술과 자료, 비슷한 사례, 세계 시장의 특허 부분을 확인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세심한 분석과 자료수집이 선행돼야 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해상환경에 따른 풍력발전기 설치 난항
풍력발전기를 세우기 위해선 가장 먼저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하부구조물을 세워야 한다. 육상풍력발전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선 정비된 도로를 따라 자재를 운반하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이 따르지 않지만,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해상풍력의 경우에는 1차적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비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씨라 하더라도 바람의 세기에 따라 파고가 높으면 자재운반은 불가능하고, 하부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항타작업도 녹록치 않다. 또 하부구조물이 세워졌다 하더라도 타워와 블레이드를 올리기까지 해상환경에 의존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기존 해상풍력발전시스템 설치 시에는 항타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주였는데, 거대하고 높이가 100m가 넘는 구조물이 해상에서 어떤 해상상태에서도 움직임이 없이 작동되도록 해야 하므로 튼튼한 기초구조물 설치 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바다의 바닥에 뻘층과 암반층이 뒤섞여 있기에 드릴링과 항타를 이용한 세멘트 기초가 많았다.

또 해상풍력기를 설치하는 비용은 육상에서의 작업보다 어렵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기 마련이다. 특히 장마철이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해상환경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작업할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전력연구원은 서해안의 환경에 적합한 깊은 뻘층에 Pile을 설치해 상부의 구조물이 해상의 어떤 상태에도 움직이지 않도록 설치가 가능한 석션 파일 공법을 사용하면서 다량의 풍력발전시스템을 단시간내에 설치가능한 일괄설치선 제작인 MMB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MMB 프로젝트는 당초 일정이 예정보다 다소 지연됐다. 초기 계약시에는 3MW급 약 1,000톤 가량의 풍력발전기를 기준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5MW급 풍력발전기 설치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토와 검증자료, 구조해석 및 해상에서 풍력발전기를 들고 이동시 유동 해석 등을 통해 안정성을 찾고자 했으며, 선박인증을 하고자 한국선급에서의 도면부터 제작 검사 등을 요청하고 있다.

김규선 대표는 “특별한 사항으로는 시운전에도 본 풍력발전기를 직접 설치해보는 과정도 포함돼 있어 여러 과정의 협력 기관들과도 유기적인 검토와 성공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중간 가교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오션 분야인 해상풍력산업으로의 사업다각화
특수선 위주의 선박건조업체인 티엔지 중공업은 2006년 설립이후 특수선 및 대형 부선을 전문적으로 특화해 건조하고 있다.

티엔지중공업은 인도네시아 국립경찰청 5척 중에 2척의 건조를 담당했다.
티엔지중공업은 인도네시아 국립경찰청 5척 중에 2척의 건조를 담당했다.

62톤 유조선을 비롯해 제주도 35톤 순항선, 320돈 차도선과 서산시청 다목적 행정선, 고흥군 시산도다목적도선 등 동력선뿐만 아니라 해양경찰청 1,000톤급 유류바지 목포해수청 부두 부잔교 등 바지선도 건조 납품한 바 있다.

특히 국내에서의 관공선·여객선·고속순시선·차도선 등을 건조한 실적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도 시선을 돌려 해외 선주들과 교류를 통해 적극적으로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

김규선 대표는 “2017년에는 삼원중공업이 수주한 인도네시아 국립경찰청 5척 중에 2척의 건조를 담당했다”며 “최근 국내 조선업 경기 둔화에 따른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한전 전력연구원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인 풍력설치선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전력연구원과 MMB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성을 위해 티엔지중공업은 양하시스템 수직이송 및 단일설치 기술을 통해 현재 운용되고 있는 국내외 연 해안 해상풍력 발전기 유지보수선 타 깃으로 수요처를 발굴할 예정이다.

김규선 대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태안 해상풍력 등을 타깃으로 개발제품인 양하시스템에 대한 홍보 및 적용 단일 해상풍력 설치방법에 대해 제안하는 등 지속적인 수요처를 발굴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계획에 대해 말했다.

이어 “전력연구원의 MMB는 기존 해상풍력발전시스템 설치방법 대비 시간과 비용 면에서 엄청난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서·남해안의 풍력발전시스템 설치공사에 중추적인 공법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엔지중공업은 이번 전력연구원과의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블루오션인 해상풍력 설치 시장에서 국내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 선박을 특화시켜 진출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국내 해상풍력 관련 전시회에 참가해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규선 대표는 해상풍력발전기 일괄설치선의 성공적인 건조를 위해 특화분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선 대표는 해상풍력발전기 일괄설치선의 성공적인 건조를 위해 특화분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선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타사대비 일괄설치 선박 건조 경험 및 가격경쟁력으로 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판매전략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며 “지역적 으로는 군산을 조선산업에서 새로운 신성장산업의 메카로 발돋움시키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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