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베를린 외 2권
베를린, 베를린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12.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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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1만4,000원

신간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는 그간 작가가 신문, 잡지 등 여러 지면에 발표한 원고를 엄선해 다듬은 신작 산문집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시대 해학의 아이콘이자 타고난 재담꾼이다. 그의 유머와 입담은 산문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 이 책에는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세상사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전개한 글들이 담겨 있다.

성석제 문학의 기원이 된 순간들, 삶이 내재한 아이러니가 빚어낸 웃지 못할 사건들, 일상에서 만난 빛나고 벅찬 장면들이 기발한 문장들에 담겨 펼쳐진다.

세상만물에 대한 남다른 시선, 통렬한 유머, 불평불만으로 보이지만 깊은 사유가 담긴 성찰까지···.

능청스러운 와중에 날카롭고 폭소가 터지는 와중에 심금을 울리는 그의 산문집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안이, 그의 소설을 좋아해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돼줄 것이다.

베를린, 베를린
이은정 지음 / 창비 / 1만6,000원

냉전체제 상징에서 분단 극복의 모델이자 세계문화의 중심이 된 도시 베를린의 극적인 변모 과정을 복원해낸 ‘베를린, 베를린’이 출간됐다.

2차대전 이후 베를린은 냉전체제 최전선으로 40년을 보냈다. 당시 동독 영토 한가운데 떠 있는 섬과 같았던 서베를린은 동·서독의 갈등 원인이었다. 하지만 양측 정부로 하여금 교류를 모색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했다.

저자 이은정은 1945년 2차대전 종료부터 2019년 현재까지 독일 통일의 역사적 순간을 두루 살폈다. 또한 이제껏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던 베를린 주민들의 생활상과 동·서독 교류의 구체적 양상, 당국 간 협상의 막전막후를 생생하게 추적한다.

이 책은 1984년부터 독일에서 생활해온 저자가 방대한 자료를 직접 살피고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분단된 베를린의 실상을 입체적이고 균형감 있게 집약했다.

저자는 대립하는 두 체제 간 타협과 협력, 끊임없는 교류가 결국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었음을 드러낸다. 촛불혁명의 힘으로 급진전을 이룬 남·북 관계를 소통과 교류의 방향으로 전환할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나침반 같은 의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보 엄마 심리학
이지안 지음 / 글항아리 / 1만4,000원

처음부터 완벽하게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엄마가 되는 사람은 없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겨 엄마가 된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인데 이 사회는 엄마에게 바라는 점이 많은 듯하다.

부모의 양육이 아이를 결정짓는다는 발달심리학계의 양육가설은 많은 부모를 초조하게 한다. 그러나 미국의 발달심리학자 주디스 리치 해리스는 아이의 인성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보다는 또래 준거집단이라는 ‘집단사회화 가설’을 내놓았다.

“당신은 아이를 완벽하게 만들 수도 망칠 수도 없다.” 이 말이 저자를 안도하게 했다. 실제 겪어보니 부모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양육이 아이의 인생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초보 엄마들이 안다면 좀 더 마음 편히 아이를 기를 수 있지 않을까.

뒤늦게 심리학을 공부해 심리학자의 꿈을 이룬 성공한 워킹맘처럼 보이는 저자에게도 초보 엄마 시절이 있었다.

첫 아이를 키웠을 땐 언제까지 엄마로만 살아야 할까 답답한 마음이 컸다. 뒤늦게 찾은 상담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최종 합격하고 나서 채용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후 둘째가 태어나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다시 내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정체성이 희미해지고 변하는 게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정체성은 육아로 인해 잠시 변할 뿐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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