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조직개편·인사혁신’
‘한전 조직개편·인사혁신’
  • epj
  • 승인 2009.02.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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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보완을…

한전의 이번 겨울은 매우 뜨겁다. 창사 이래 최대의 혁신적 변화가 한전을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정기인사는 매년 있어왔던 일이지만 올해는 그 양과 질에서 과거와 격을 확연히 달리한다.

우선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업총괄본부의 신설이다.

송·변전운영과 배전운영, 영업을 총괄하는 매머드급 본부의 태동으로 오랫동안 나눠져 있던 송·변전 분야와 배전·영업 분야가 한 지휘계통으로 묶이게 된 것이다. 이로써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26개 1차 사업소가 13개로 절반이나 줄어들게 됐다.

또 송·변·배전분야 건설은 계통건설본부에서 담당하게 됐으며, 기술기획단은 이번에 기술본부로 승격됐다.

결국 기획본부, 경영관리본부, 마케팅본부, 송변전본부, 해외사업본부, 기술기획단 등 5개 본부 1개 단이 기획본부, 관리본부, 사업총괄본부, 계통건설본부, 해외사업본부, 기술본부 등 6개 본부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큰 변화로 보이지 않지만, 한전의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독립돼 있던 송변전본부가 사업총괄본부와 계통건설본부로 분산·흡수된 것과 마케팅본부에 있는 배전기능이 건설과 운영으로 나눠져 두 본부로 분산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변화는 김쌍수 한전 사장의 경영철학을 잘 보여준 실례라고 판단된다. 기존 암암리에 존재했던 직군의 벽을 과감히 허물고 ‘프로핏 센터’로의 전환을 모든 한전 조직원에게 강력히 요구한 것이다.

다만 송·변·배전의 특성상 긴급상황 때 사업본부장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과 지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전기인들은 바라고 있다.

인사 역시 파격적이다. 본사 처·실장과 1차 사업소장이 2/3 넘게 바뀌었고, 팀장급들은 절반이나 갈렸다.

이런 대대적 인사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한전 ‘김쌍수 호’는 이 엄청난 일을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속전속결로 해결해 냈다. 현재까지 별 부작용 없이 인사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이번 인사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또 모든 직위에 대한 공개경쟁은 과거에도 같은 방침을 천명했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으로 행해진 적은 없었다. 여러 면에서 지금의 한전은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

그렇다고 과거의 한전을 ‘모든 것을 개혁해야 하는 악(惡)의 상징’처럼 보는 외부 일부의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혁신이 아무리 파격적이고 대규모였어도 이것은 ‘과거의 것이 잘못됐으므로 모두 바로 잡는다’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요는 선택의 문제다. 즉, 새로운 A라는 모델과 기존에 해오던 B라는 모델 중 한전이 A를 선택했다고 해서 B가 잘못된 모델이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은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한전은 이제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끝마쳤다. 곧 과장 이하 직원들의 인사도 발표되면 모든 조직이 새로워진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말처럼 새로워진 조직과 인사라는 부대에 실적이라는 새 술을 담는 일만 남은 것이다.

한국 전력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전 모든 조직원의 건투를 기원하면서 미래 인재투자를 향한 방향타로 철저한 체계의 보완책을 주문해 본다.

월간저널 Electric Power 회장 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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