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조류발전 건설 최적지”
“우리나라는 조류발전 건설 최적지”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2.10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박진순 한국해양연구원 연안개발·에너지연구부 선임연구원

조석에 의한 강한 유속(조류)이 발생하는 해역의 수로에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조류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조류발전은 댐을 설치할 필요가 없이 조류발전용 수차발전기만 설치하기 때문에 선박의 항행이 자유롭고 환경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어 최적의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 조류발전소가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건립되고 있다. 우리나라 서남부해안은 복잡한 해안 지형으로 유속이 빠른 곳이 많아 조류발전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100척이 넘는 왜군의 배를 격퇴한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은 이순신 장군이 조류의 변화와 빠르기로 승전한 것과 같이 유속이 대단하다.

이 울돌목에 건설되고 있는 조류발전소는 한국해양연구원(원장 강정극)이 주관 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시험조류발전소다. 이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박진순 한국해양연구원 연안개발·에너지연구부 선임연구원.

박진순 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조류발전소 건설로 미래 화석연료 고갈시 대안 마련에 일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 보람”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국내 서·남해 연안은 조류발전 ‘보고’

“조류발전은 바닷물을 이용한 풍력발전이라고 하면 이해가 쉽다. 풍력발전이 바람을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방식인 반면, 조류발전은 바닷물로 터빈을 돌리므로 그 밀도가 바람에 비해 약 840배 커 같은 시설 용량일 경우 풍력발전 터빈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터빈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이 좋다.”

박진순 선임연구원은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조류발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조류발전의 장점으로 예측이 가능한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들었다. 조석현상은 장기간의 정확한 사전 예보가 가능해 조류발전 출력도 정확한 장기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력계통 내에서의 조정이 용이하고 우주가 존재하는 한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무공해 전력의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연료비가 필요 없어 운영비가 적고, 무공해 청정에너지이므로 공해문제가 없으며, 조지(潮池)를 확보하기 위한 조력댐을 건설해야 하는 조력발전에 비해 댐 자체를 건설할 필요가 없어 건설비가 저렴하고 선박의 항행이 자유롭기 때문에 발전에 있어 경제성 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리고 다른 국가에 비해 에너지원의 부족이 심각해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청정 무공해·무연료 발전 시스템의 건설로 외화 절감 및 항구적 대체에너지원 확보 및 국제 기후변화 협약 대책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향후 개발 및 실용화된 조류발전 핵심기술은 국내 서·남해 연안 다른 해역에 적용이 가능함은 물론 중·소규모 하천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앞으로 북한과 경제협력 또는 전력교류 및 동남아 등지에 기술 수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바다가 우는 울돌목… 건설 애로 많아

국내 최초의 조류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는 울돌목은 ‘바다가 우는’ 바다길목이라는 뜻으로 굴곡이 심한 암초 사이를 소용돌이치며 달리는 조류가 울음소리를 내며 사납고 급하게 흐른다고 해서 우리말로 울돌목이라고 불린다. 전남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를 잇는 해협으로 명량수도(鳴梁水道)라고도 한다.

이 지역은 길이 약 1,000m, 폭 약 500m, 단면적 약 8,500㎡이며, 가장 좁은 곳은 길이 약 100m, 폭 약 300m, 중심부수심 약 20m다. 이 지역의 유속은 수심평균 최대 약 5.5m/s(11knotes)이고 해저는 암반으로 구성돼 조류발전소 건립의 최적지로 분류됐다.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조류발전소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박 연구원은 “해양 부유 폐기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 “울돌목 해협을 오가는 어선과 블록선박들이 부표와 부딪쳐 부표가 파손되는 경우도 많아 이 또한 공사에 장애가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시험조류발전소 건설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최대 6.5m/s의 빠른 조류속도로 현장 여건이 열악하고 유사한 시공사례가 전무한 상태에서 건설사측은 악전고투를 반복했다.

최초 정해진 위치에서 자켓 구조물을 시공하던 중 두 차례나 구조물이 진도대교 난관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결국 설치 위치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향후 상용 조류발전소 건설에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울돌목과 장죽수도, 맹골수도에 총 시설용량 450MW의 조류발전소가 모두 건설되면 연간 약 1,100GWh의 청정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180만배럴(약 2,000억원)의 원유 수입대체 효과로 이어지고, 연간 46만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1,000MW 가량의 전력을 조류발전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서 조류에너지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조류발전은 박 연구원에게는 마치 난산 끝에 분만한 건강한 아기처럼 큰 기쁨을 줄 날이 멀지 않아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