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산업 경쟁력 내수시장 확대로 돌파
풍력산업 경쟁력 내수시장 확대로 돌파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9.11.1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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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체 참여기회 넓혀 기술·가격 경쟁력 확보
공공주도형·계획입지제도 등 활용 제조업 생태계 구축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이 풍력·태양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이 풍력·태양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정부가 풍력·태양광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우선 내수시장을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관련 기업들이 가격과 기술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풍력·태양광 보급 확대 시 국내 제조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11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생에너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모색’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내수시장을 통한 기술·가격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안했다.

이상훈 소장은 “태양광의 경우 그동안 재생에너지설비 확대 정책에 따라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산업 육성 기반은 아직 미흡하다”며 “풍력은 내수시장 자체가 더디게 성장하고 있어 기술축전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뒤처진 상태”라고 국내 재생에너지산업 환경을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산업은 저가 중국제품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기술적 장점이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풍력산업은 트랙레코드 확보 자체가 힘든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관련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배숙 의원(민주평화당)과 대한전기협회·풍력산업협회·태양광산업협회가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2019 전기·에너지 분야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들도 소개됐다.

기업별 연간 100MW 물량 필요
이상훈 소장은 국내 풍력산업이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내수시장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주민수용성·인허가·부처 간 갈등 등의 문제로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업 각자가 연간 100MW 이상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내수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소장은 “최근 몇 년 국내 풍력설비 신규 공급은 연간 200MW 규모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같은 기간 국산 풍력터빈 점유율은 40~70% 수준으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 기회를 얻지 못하다보니 기술 격차가 벌어져 해외 제조업체가 8MW급 상용화에 이어 12MW급을 개발 중인 반면 우리 기업은 이제 8MW급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며 “내수시장 위축으로 대규모 생산기회를 얻지 못해 가격 경쟁력 또한 뒤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국내 풍력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이 소장의 견해다. 물론 확보한 시장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 소장은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공주도형 사업을 비롯해 계획입지제도 도입과 풍력발전 추진지원단 같은 전담조직을 통해 내수시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공공주도형 프로젝트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 해외기업 인수합병이나 합작투자 등을 지원해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4대 핵심부품인 블레이드·기어박스·발전기·전력변환장치 국산화를 위한 R&D 지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종욱 두산중공업 상무(오른쪽 두 번째)는 국내 풍력터빈 부품업체 공급망이 붕괴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내수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종욱 두산중공업 상무(오른쪽 두 번째)는 국내 풍력터빈 부품업체 공급망이 붕괴 위기에 놓여 있는 만큼 내수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WTO 제소 우려… 우회 해법 나올까
패널토론에 나선 진종욱 두산중공업 상무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선 풍력 제조산업의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진 상무는 “해상풍력 시장은 글로벌 풍력터빈 제조업체 3곳이 거의 과점하고 있어 국내 업체가 실적을 확보할 경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가능하다”며 “해외 제조업체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자국시장 물량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풍력터빈 국산화율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공급할 기회를 얻지 못해 어렵게 쌓아온 부품업체 공급망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선 서남해 해상풍력 2·3단계 사업을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해 국내 풍력 제조업체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남해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발표 당시 1단계 실증단지에 참여한 풍력터빈 제조업체에 한해 2단계 시범단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한 바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 활성화 전략에 공감하면서도 국내 기업의 참여기회가 얼마나 확보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연초 풍력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당시 소위 국산 부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LCR(Local Content Requirements)을 검토했지만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WTO 제소 등을 우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불공정 소지가 있는 규정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획입지제도 또한 지자체가 후보지를 발굴해 사업자를 공모하는 방식이라 특정 풍력터빈을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공정한 시장쟁쟁 속에 국내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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