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목민심서 외 2권
정선 목민심서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11.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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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목민심서
정약용 지음, 다산연구회 편역 / 창비 / 1만8,000원

다산 정약용의 대표작 목민심서를 엄정하게 가려 뽑아 한권에 담은 ‘정선 목민심서’ 개정판이 출간됐다.

목민심서는 유배지에서 집필한 다산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지방 수령이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원칙 및 지침과 세부사항을 담은 책이다.

다분히 실무적이고 기능적인 내용을 담은 목민심서가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까닭은 자기 시대의 현실에 대한 다산 자신의 뼈저린 고뇌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다산은 이 책에서 풍부한 사실과 논리를 바탕으로 당시 실상과 관행에 파고들어 병폐의 원인을 찾고 치유책을 고안하는 실학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백성을 중심에 두고 정치제도 개혁과 지방행정 개선을 도모한 다산의 혜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난다.

신간 ‘정선 목민심서’에는 원서의 내용 중에서 시대를 바라보는 다산의 고심과 탁견이 담긴 대목을 가려 뽑았다.

일반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주석은 원뜻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독성과 이해도를 돕기 위해 빼거나 글 속에 풀어 넣었다.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당시 민중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삽화와 조선시대 지방행정과 관련한 부록도 수록했다.

정치적 감정
마사 누스바움 지음, 박용준 옮김 / 글항아리 / 3만2,000원

누스바움은 흔히 이성의 영역이라 일컬어져왔던 국가와 법에 감정이 스며들어야 하는 이유를 그리스 고전과 (법)철학, 문학과 예술, 인류학, 심리학, 영장류학을 통해 부드럽고도 끈질기게 설득해온 학자다.

마사 누스바움의 저서 중 최고라고 꼽히는 정치적 감정은 자유민주주의가 어떻게 시민들의 감정을 끌어안아 품위 있는 사회로 발돋움하겠는가에 대한 프로젝트다.

즉 ‘어떻게 하면 사회가 루소의 방식처럼 반자유주의적이거나 독재적이지 않으면서도 로크나 칸트가 시도했던 것보다 더 많은 안정성과 동력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풀어보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다.

사실 정치적 감정은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탁월하게 다뤄진 적이 있다. 하지만 누스바움은 롤스가 도덕심리학에서 심리적 면을 공백으로 남겨둔 것을 메우려고 시도한다.

누스바움은 아직 딱딱한 외피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 영역에서 “숲처럼 울창한 동료의식을 심고자” 감정이 결국 승리를 거뒀던 사례들을 풀어낸다. 국가는 이성이 아니라 바로 “나와 너”이며 우리의 마음이 곧 국가의 마음이라는 등식이 성립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크리스마스캐럴
하성란 지음 / 현대문학 / 1만1,200원

이 소설은 제목과 첫 문장에서부터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과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떠올리게 한다. 크리스마스 전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유령 이야기라는 점에서 두 소설과 닮아 있다.

무엇보다 액자 구성의 연쇄적이고 반복적인 서사 등이 몹시 흡사한 이 소설은 나의 막냇동생 이야기를 파편적인 기록으로 옮긴 후 그날 밤을 반추하는 나의 기억으로 재구성돼 있다.

소설 속 나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한 잡지사 기자로부터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짤막한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는다.

크리스마스에 관해서라면 뻔한 이야기밖에 떠오르지 않던 나는 모처럼 가족이 다 모인 크리스마스 전야, 막내가 갑작스레 꺼낸 이야기를 소설 모티프로 삼으려 경청한다. 그러나 막상 막내가 전한 이야기는 그 자리에 있던 우리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막내의 오른손이 왼손을 잠시 감았다 놓는다. 가볍게 돌아가는 나사의 회전처럼. 어쩌면 막내의 습관과 같은 이 행위는 견뎌야 했던 어떤 시간들을 기억하며 견뎌야 하는 지금의 삶에 나사를 조이는 것일지도 모른다.”(소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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