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의료·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2종 국산화 성공
원자력연구원, 의료·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2종 국산화 성공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9.10.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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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늄-68 및 스칸듐-44 생산 기술 개발··· 의료기관에 공급 예정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암 진단 등에 효과적임에도 국내 생산이 불가능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오거나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의료·산업용 동위원소 2종을 국내에서 양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RFT-30 사이클로트론 인프라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의료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저마늄-68(Ge-68)과 스칸듐-44(Sc-44)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박정훈·허민구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사팀은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표적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후 그 결과로 생성된 각각의 방사성동위원소를 분리 및 정제하는 ‘특수 레진(resin)을 이용한 크로마토그래피법’을 확립함으로써 저마늄-68과 스칸듐-44의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저마늄-68은 암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 발생장치의 핵심원료와 방사선영상장비의 정확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정선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가로 수입하고 있어, 국내서 대량으로 생산할 경우 수십억원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또 저마늄-68은 반감기가 약 270일로 길기 때문에 수출도 가능하다.

원자력연구원 박정훈·허민구 박사팀은 밀봉표적, 원형표적, 도금표적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저마늄-68과 스칸듐-44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원자력연구원 박정훈·허민구 박사팀은 밀봉표적, 원형표적, 도금표적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저마늄-68과 스칸듐-44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저마늄-68은 생산원료물질인 갈륨을 표적으로 고에너지의 양성자빔을 수일 이상 조사한 후, ‘레진 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분리해 생산했다.

스칸듐-44는 차세대 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로 반감기가 짧아 수입이 불가능하다.

현재 미국, 유럽 등 생산기술을 보유한 국가 내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로 국내에서도 스칸듐-44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핵의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스칸듐-44은 프레스로 압축을 한 칼슘 표적에 양성자빔을 조사한 수, 레진 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분리해 생산했다.

연구진은 현재 1회 생산 시 수십 밀리퀴리(mCi) 수준의 생산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는 한번 생산 공정으로 약 5개의 연구기관에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이미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국립암센터, 경북대학교, 퓨쳐켐 등 다양한 산학연 연구기관에서 저마늄-68과 스칸듐-44의 수급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2020년 상반기부터 국내 수요기관을 대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앞으로 대량 양산 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건욱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저마늄-68은 전 세계적으로 검사 수요가 늘고 있는 신경내분비종양 및 전립선암 진단에 활용되기 때문에, 내수를 넘어서 주요 수출 품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스칸듐-44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와 같은 영상진단에 사용될 수 있는 동위원소로, 기존에 주로 사용되는 테크네슘-99m의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체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명환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두 종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인 핵의학분야 연구기술의 확보 및 국내 진단의료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수백 mCi 생산수준으로 생산능력을 강화해 의료산업용 방사성동위원소 수출까지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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