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내려놔 6개 에너지자립섬 모두 중단
공공성 내려놔 6개 에너지자립섬 모두 중단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9.10.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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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한전 안일한 사업기획 지적
도서지역 환경 감안 공공주도 추진 제안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 조감도(사진=한국전력)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 조감도(사진=한국전력)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한전이 2014년부터 추진하던 친환경에너지자립섬 사업의 실패 원인이 도서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민간사업으로 기획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월 1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한전 국감에서 에너지자립섬 조성계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한전의 안일한 사업기획에 있다고 꼬집었다.

김성환 의원에 따르면 한전의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계획은 올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 여파로 거문도·추자도 등 다른 조성계획에 참여하고 있던 기업들마저 사업을 포기해 6개 섬 모두 중단된 상태다.

김 의원은 “도서지역의 경우 재생에너지 건설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한전은 이를 감안하지 않았다”며 “참여기업의 수익성을 전기판매비용으로 보장하려한 계획은 전기요금 변동에 따라 사업리스크가 커지는 구조라 이 같은 사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서지역의 경우 발전설비 건설비용이 높기 때문에 공공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어야 했다”며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민간사업으로 기획한 점이 사업의 실패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역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업내용도 문제 삼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울릉도 사업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은 대용량 ESS를 설치하기 위해 풍력·태양광보다 발전량이 일정한 지열발전을 주발전원으로 채택했다. 전체 발전비중의 70%를 지열발전이 담당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2017년 포항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열발전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김 의원은 지역분산형 체계의 핵심인 에너지자립모델을 실험한다는 측면에서 에너지자립섬 조성계획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한 후 덴마크의 삼쇠섬 프로젝트를 모범사례로 제시했다.

삼쇠섬은 1997년 에너지자립사업을 시작해 2006년 100% 에너지자립을 기록했다. 800억원의 건설비를 투자해 45MW 규모의 풍력과 바이오매스 설비를 갖췄다. 투자비 800억원 가운데 60억원 정도만 정부보조금이 들어갔고 나머지는 지역주민들이 대출 등을 받아 투자했다. 현재 삼쇠섬 풍력설비의 75%는 주민이나 주민협동조합 소유다.

김 의원은 “삼쇠섬이 에너지자립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이 주도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이 에너지생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경제적 기반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생에너지 초기 설치비용이 비싼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주도로 건설비를 일부 지원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 같은 기금 조성에 한전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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