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외길 ‘장인정신’으로 ‘우뚝’
반세기 외길 ‘장인정신’으로 ‘우뚝’
  • 박윤석 기자
  • 승인 2009.01.12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탐방]영화산업전기(주)

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기업들의 성공비화에서 빠지지 않는 얘기가 하나 있다. “이 일을 천직으로 삼고 앞만 보고…”란 말이다. 다름 아닌 소명의식을 갖고 성실히 맡은바 책무에 매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 우물에서 성공을 길어 올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최근의 경제난국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변성기류 분야 반세기 외길을 걸어오며 국내 전기산업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영화산업전기(대표 공호영)의 ‘뚝심경영’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62년 창립된 영화산업전기는 47년 간 변성기류 제품 한 분야에만 주력해온 장인기업이다.

국내 모든 전기기기 제조분야가 원부자재를 비롯해 기술적으로 열약한 시기였던 1960년대. 변성기류 제품 또한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영화산업전기의 블루오션 개척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국내 최초 변성기 전문 제조 회사이기도 한 영화산업전기의 전신인 영화산업전기제작소를 설립한 공호영 회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투자로 절연지를 포함한 모든 원자재를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특허를 비롯한 실용신안, ISO 인증, 신뢰성 인증, 우수제품 인증 등의 획득으로 관련업체와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업적은 변성기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시장에서도 인정받아 자체브랜드로 수출돼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1996년 7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기업부설연구소는 기존제품의 품질향상과 신제품 개발에 탄력을 주게 됐다. 지난 2005년과 작년에 연이어 획득한 ‘부품·소재신뢰성인증’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까지 영화산업전기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알리게 된 연구소의 성과다.

당시 24kV 몰드형 계기용변압기(PT)와 25.8kV 에폭시몰드형 계기용변압변류기(MOF)에 대해 각각 신뢰성을 확인했다. 특히 25.8kV 에폭시몰드형 계기용변압변류기는 지난해 10월 정부조달우수제품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권체 및 철심을 EPOXY RESIN으로 일괄 몰딩 함으로써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특성변화 요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기술표준원의 신뢰성 평가기준을 국내 최초로 통과할 정도로 제품의 내구성을 월등히 향상시킨 것이다.

특히 신뢰성 인증을 받기위한 가혹 시험은 제품의 내구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시험 항목 중 장기 과전압 가속시험은 제품의 수명평가를 위한 가속시험이다. 이는 전압역승법칙을 적용해 10대의 시료에 정격전압 1.4배의 과전압을 120.7일(2,897시간)동안 연속적으로 인가해 내부 절연물에 절연파괴가 발생하지 않았는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또한 시험완료 후 단 1대라도 부분방전량 및 비오차값이 초기 특성값의 1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는 까다로운 테스트다. 이러한 시험을 통과해 신뢰성 인증을 취득한 제품은 정상 운전환경에서 최소 15년 이상의 내구성이 예상된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부설연구소의 성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압감지기를 내장한 변성기와 CGIS용 MOF 개발에 이어, 차세대 변성기라 불리는 전자식변성기(EVT, ECT)와 변성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광센서를 이용한 변성기 개발에 이르기까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소의 노력은 쉼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출 확대로 수익성 한계 극복

영화산업전기의 성장은 국내 주요 수요처들의 가격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 40년 넘게 LS산전, 현대중공업 등에 제품을 공급해온 이 회사는 100% 수입에 의존하던 GIS와 각종 개폐기의 주요 에폭시 절연물을 1990년부터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다. 이는 관련 기업들이 수출 시장에서 가격적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하게 됐다.

더욱이 몰드형 변압기, 몰드형 변성기, 에폭시 절연물 등의 경우 제조설비를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전기업계 발전에 한 획을 장식했다. 다름 아닌 에폭시몰드형 제품류의 주 원재료인 EPOXY RESIN과 관련 설비인 진공주형장치, 믹서, 진공챔버 등의 100% 국산화를 일궈내 국내 몰드형변압기를 비롯한 에폭시 관련 산업 발전에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16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영화산업전기는 매년 10%를 상회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관련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수익 다각화 명목의 문어발식 경영을 지양하며 생산설비 자동화,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 등으로 수익성 극대화를 이뤄가고 있는 영화산업전기는 올해도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 매출액 대비 15% 정도의 수출 비중을 올해는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 대만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의 중동지역에서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1982년부터 시작한 직수출은 지속적인 해외 전시회 및 세미나 참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해외시장 개척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2004년과 작년에는 각각 대통령표창과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과거 반세기 동안 변성기류 한 분야에만 전력해온 이 회사의 기업정신은 단순한 장인정신을 넘어 기업이 사회적으로 갖춰야 할 도덕적 책임 의식을 내포하고 있다.

“기업변신이란 미명 아래 수년 간 일궈 논 기존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공용식 부사장은 “금전적 욕심이 불러온 무리한 경영이 결국 사회적 문제로 확대돼 근로자를 비롯한 업계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책임경영이야말로 기업이 지켜야 할 최고의 미덕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말로 업계의 공존을 거듭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