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집형 두통은 군발성 두통이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두통이 떼로 몰려서 온다는 의미로 한번 두통이 시작되면 연이어 통증이 오는 두통을 말한다. 예전에는 편두통의 일종으로 이해했는데 최근에는 편두통과는 완전히 다른 두통으로 구분을 하고 있다.
통증의 주기와 특징
임상에서 환자분들을 진료할 때 통증의 양상이나 주기가 너무나 특징적이기 때문에 바로 군집형 두통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군집형 두통은 주기성과 통증 양상에서 다른 두통과 구별되는 확실한 특징이 있다.
주로 봄, 가을에 발병하기 때문에 3, 4월이나 9, 10월에 가장 많이 내원을 한다. 보통은 1년에 한 번씩 통증이 오는 경우가 제일 많고 6개월마다 오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지만 2년마다 오는 경우도 있다. 6개월마다 오는 경우는 대부분 봄, 가을에 발병한다.
한번 시작되면 한 달 정도 지속이 되고 두 달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번 통증이 오면 15분에서 3시간 정도 지속이 된다.
하루에 한두 번 두통이 오는 경우가 가장 많고 심한 경우는 하루에 8번까지도 두통이 올 수 있으며 이틀에 한 번씩 오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한쪽 눈 주위와 관자놀이 부위가 집중적으로 아픈데, 눈이 붓고 충혈이 되며 눈물이 나고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난다. 그리고 이마에 땀이 나면서 통증 때문에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통증의 정도를 0부터 10까지라 하면 대부분 9에서 10정도라고 하는데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괴로움을 알 수 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한두 시간 지나면 약간 멍한 느낌은 남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다는 것이다. 두통이 올 때는 통증이 극심하지만 그 시간만 지나면 전혀 통증이 없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생활을 하다가 다음날 같은 시간에 다시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요즘은 군집형 두통 환자가 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진료를 하고 치료 효과도 좋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편두통이나 다른 두통은 여러 한의학 서적에 설명이 나와 있고 치료 방법도 제시돼 있지만 군집형 두통이란 것은 한의학에 용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처음엔 치료에 애를 먹었던 것이 사실이다.
두통의 증상과 특징을 위주로 환자의 체질을 고려해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된 담궐두통이나 열궐두통으로 보고 치료를 많이 해봤지만 썩 만족스럽지가 못했다.
담궐두통은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프며 어지러운 것을 동반하고 눈을 뜨기가 힘든 것이 특징인데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두통의 양상이나 눈을 뜨기 어려운 증상 등이 비슷해 담궐두통을 치료하는 처방들을 많이 응용했으나 치료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담궐두통은 기본적으로 비위 기능이 좋지 않아 담음이 잘 생기는 여자에게 주로 생기는 두통이다. 이런 여자들은 혈색이 좋지 않고 눈 밑이 검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군집형 두통 환자들을 보면 평소에 소화에 전혀 문제가 없고 남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자들의 경우도 전혀 소화력에 문제가 없었다. 담궐두통은 군집형 두통보단 오히려 편두통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체질적으로 열이 있는 경우가 많아 열궐두통으로 보고 치료를 해봐도 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치료가 지지부진 하다가 두풍의 증상이 군집형 두통과 비슷함을 알고 두풍의 관점에서 치료를 해보니 치료효과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두풍상목(두풍이 눈을 상하게 한다)이란 증상은 머리가 아프면서 눈이 붓고 잘 안보이며 코가 막히는 증상 등이 거의 일치했다.
두풍이란 것은 쉽게 말해 머리에 풍이 들었다는 것인데 예과 1학년 ‘한의학개론’ 시간에 풍하면 제일 먼저 나온 것이 풍의 성질은 선행이삭변한다는 것이다.
잘 움직이고 변화가 심하다는 의민데 군집형 두통처럼 통증이 극심했다가 괜찮을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한 것이 딱 맞는 표현이라 생각된다.
문의_본디올 고운한의원(02-556-8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