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브루스 클레멘츠 영국 국제통상부 해상풍력부문 전문가] ‘시장·공급망’ 선순환 생태계로 해상풍력 키운다
[인터뷰-브루스 클레멘츠 영국 국제통상부 해상풍력부문 전문가] ‘시장·공급망’ 선순환 생태계로 해상풍력 키운다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9.10.01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주도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순차 개발
안정적 현지 공급망 확보로 시장 경쟁력 강화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우리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목표 달성을 위해 추진해야 하는 해상풍력 설치용량은 12GW 규모다. 단순 계산으로 나눠보면 매년 1GW 이상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해야 도달할 수 있는 목표다.

올해 준공 예정인 60MW 설비용량의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포함해 국내에 건설된 해상풍력단지는 130MW 수준에 불과하다. 탐라해상풍력과 몇몇 실증용 단지에 육해상 복합단지로 개발된 영광풍력까지 모두 합친 수치가 이 정도다. 최근까지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추진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2GW를 조금 넘기는 정도라 10GW 가량의 추가 시장이 필요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해상풍력 개발계획 수립부터 준공에 이르는 시간이 대략 6~7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개발단계 전주기에 걸친 시행착오를 줄이는 작업이 중요하다. 해상풍력 분야 해외 선도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는 프로젝트 추진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시장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방식이다.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선두 국가인 영국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정부기관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80%로 줄이기로 한 기존 계획을 최근 100%로 상향 조정했다. 저탄소 발전비중을 늘리는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탄소제로 ▲에너지안보 ▲소비자 부담 경감 등의 딜레마 극복을 위한 접근법으로 선택한 것이 해상풍력이다.

이미 정부 주도로 해상풍력 개발에 적합한 6개 계획지구를 선정해 단계별로 대규모 시장을 만들고 있다. 우리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 주도의 계획입지제도와 큰 틀에서 유사하다.

브루스 클레멘츠 영국 국제통상부 해상풍력부문 전문가를 만나 영국 정부가 해상풍력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어봤다.

해상풍력 시장 경쟁력 ‘개발비용’이 좌우
“해상풍력 개발에 적합한 바람자원·지반구조를 비롯해 잘 갖춰진 항만시설을 기반으로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단계별로 추진 중이다.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장기적인 비전에 맞춰 해상풍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확보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브루스 클레멘츠 전문가가 설명한 영국 정부의 해상풍력산업 공급망 확충 전략은 자국 기업과 해외기업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사업성 분석 등의 프로젝트 계획단계부터 금융·건설·기자재공급·유지보수 등 해상풍력산업 전반에 걸친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해상풍력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국가 간 기술적 우위에 있는 분야를 수용하는 개방적인 산업구조로 전체 해상풍력 개발비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 해상풍력 개발비용 절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향후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경쟁력 확보와도 맞닿아 있다.

IEA에 따르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해상풍력은 2018년 22.6GW 수준에서 2020년 32GW에 이어 2023년 52GW 이상 설치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 마킷도 해상풍력 설치량이 2030년 13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같은 해상풍력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발전단가 하락, 즉 개발비용의 절감을 꼽고 있다는 점이다.

브루스 클레멘츠 전문가는 “영국이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치량을 30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개발을 통한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현지에 구축함으로써 시장 경쟁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 등의 가시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 전역에는 친환경기업을 비롯해 관련 업종에 43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있다. 이 가운데 7,200여 명이 해상풍력 분야에 종사 중이다.

민관협약으로 산업 활성화 지원
영국 정부는 국제 분업체계와 함께 자국 기업의 해상풍력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민관협약인 섹터 딜(Sector Deal)이 대표적이다.

브루스 클레멘츠 전문가는 “해상풍력 민관협약은 영국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해 중소기업의 해상풍력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조달 프로세스 도입으로 합리적인 비용절감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며 “주요 내용은 ▲발전차액계약(CFD) 5,700만파운드(약 8,300억원) 지원 ▲2030년 자국산 부품 60% 확대 ▲해상풍력 여성인력 비중 3분의 1 이상 확충 ▲2030년 수출목표 26억파운드(약 3조9,000억원) 설정 등 산업계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 “치열해진 시장경쟁 속에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OWGP(Offshore Wind Growth Partnership) 프로그램도 개발했다”며 “중소기업과 협력해 영국 해상풍력 부문의 생산성 격차를 해소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기존 공급망은 물론 새로운 공급망을 늘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관협약은 산업계에 해상풍력사업의 장기적인 확실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영국이 해상풍력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