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무라 마사오 ‘원자력 보도를 생각하는 모임’ 대표
"원자력보도는 낙관도 위험 과장도 금기 ”
나카무라 마사오 ‘원자력 보도를 생각하는 모임’ 대표
"원자력보도는 낙관도 위험 과장도 금기 ”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9.01.09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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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너지자급률 4%… 원전 더욱 중요
원자력은 불안하므로 정확한 보도가 필수

“현재 일본의 에너지자급률은 4%에 불과합니다. 일본 역사 이래로 이처럼 낮은 적은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고, 지구온난화의 대책으로 즉효성을 가진 것이 원자력발전인데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라는 ‘요괴’가 사회적 이해를 정체시키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나 도쿄전력 문제 등이 잇달아 일어나 그 요괴의 존재감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 요괴를 실체 이상으로 크게 만들어 보이는 것이 언론 보도입니다.”
나카무라 마사오 일본의 ‘원자력보도를 생각하는 모임’(이하 모임) 대표는 에너지분야 전문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원자력분야에서의 보도의 중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나카무라 대표는 전 요미우리신문 사회부와 과학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하며 원자력과 환경 등 과학기술 전반을 담당했다. 퇴사 후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현재 전력중앙연구소 명예연구고문과 도쿄공업대학 대학원 비상근 강사이며 ‘원자력과 환경’, ‘원자력과 보도’ 등 다수의 저서를 낸 바 있다.
지난해 12월 23일 열린 나카무라 대표와의 기자단 간담회는 원자력문화재단의 협조로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나카무라 대표의 ‘원자력과 보도’를 번역한 김경민 한양대 교수도 함께 참석해 부연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나카무라 대표는 일본의 원자력 초창기인 1950~60년대에는 여론도 매스컴도 우호적인 분위기여서 원자력 관련 밝은 뉴스들은 화려하게 장식됐으나, 사고 관련 기사는 평범하거나 작게 다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원자력발전 반대운동이 퍼져나가면서 일본도 그 영향을 받아 안전성에 의문을 품고 원전건설에 있어서 반대운동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매우 큰 영향을 끼쳐 반대운동은 더욱 격화됐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메이저 언론사들도 반 원자력 기사들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원자력발전은 한층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나카무라 대표의 설명이다.

언론의 과대보도 등 문제점 지적 비판

나카무라 대표는 일본 언론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장시간 설명했다.

“일본이 이상해진 것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부터입니다. 그것이 2차 세계대전의 돌입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을 변하게 만든 원인은 당시 유일한 언론인 신문에 있습니다.”

이후 길게 이어진 그의 설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은 승리하기는 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불리해지는 쪽은 일본이었다. 러시아는 충분한 병력과 자원으로 전쟁 수행능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일본은 이미 모든 병력과 자원이 투입된 상태였다. 다행히 미국의 주선으로 포츠머스 강화회담이 열려 일본은 사할린 남쪽 절반과 요동반도를 얻어냈다. 그러나 일본 국내 분위기는 더 많은 영토와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었고, 신문들은 그를 부추기는 기사를 쓰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 결과 강화조약을 반대하는 폭동이 도쿄에서 일어났다. 일본 대다수 신문들은 그 폭동을 칭찬하는 보도가 주류를 이뤘다. 유명한 일본의 문호 시바 료타로가 ‘일본의 제국주의는 이 순간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한 것과 같이 신문들이 러일전쟁의 진실을 정확하게 보도했다면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는 한심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원자력에 관련된 보도 역시 마찬가지다. 원자력 보도에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기사가 곧잘 등장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균형 잡힌 시각 기사 주문

나카무라 대표는 일본 언론의 원자력보도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진실이 공평하게 전해지지 않고 마치 연못에 빠진 개에게 돌을 던지는 것같이”느꼈다고 한다. 그와 같은 생각을 하는 전 NHK 해설위원 나가오카 아키라, 전 아사히신문 과학부장 오자키 마사나오, 전 홋카이도대학 공학부 교수 이시카와 미치오, 전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 양성훈련부장 아베 미치코 등 4명과 함께 ‘원자력 보도를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고 1997년 원자력 언론보도 중 관심을 끄는 것을 정리해 방송국과 신문사, 지자체 등 원자력 관계자들에게 보냈다.

그 첫 번째 편지 내용은 ‘기사를 쓸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판단은 사회의 진보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있으며, 동연 도카이사업소 재처리시설에서 일어난 화재 폭발사고의 과대보도를 비판했다.

“너무 앞선 보도가 일본의 원자력발전을 부정적으로 몰아넣어도 괜찮은가. 원자력발전의 안전 유지는 당연하지만 절도 있는 보도도 당연히 필요하다. 원자력 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에 대한 불신의 소리가 높다. ‘이야기 한 것과 쓰인 것이 다르다’, ‘사실과 다르다’는 소리가 많다. 과학이나 기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이 언론이다. 그 중요한 일이 신용을 잃으면 끝장이다.”      

사재 털어 모임 주도 현재 회원 6,000여명

이 모임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는 당연히 돈이 필요했다. 이들 모임원들은 사재를 털어 우표를 사고, 인쇄를 하는 등 자발적으로 시작하자 각계에서 약간의 자금이 모이고 회원가입이 늘어 현재 6,000여명의 회원들이 이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이 운동으로 인해 일본 언론의 보도 태도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카무라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이 사용후연료 정책으로 재처리 방식을 선택했는가”하고 묻고 “방식을 선택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이 답하자 “일본에서 재처리시설을 건설할 때 미국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면서 “한국도 재처리를 하게 되면 같은 과정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나카무라 대표는 “원자력산업에 있어 언론의 역할은 대단히 크다”며 “한국 언론들이 원자력발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균형잡힌 시각에서 기사를 써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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