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오지 않는다 외 2권
미래는 오지 않는다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09.0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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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지 않는다
전치형, 홍성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만5,000원

홍성욱 서울대학교 교수와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가 ‘과학기술과 미래사회’라는 주제로 한 공동 강연에서 시발된 이 책은 미래를 하나의 담론, 즉 해석과 비판과 논쟁이 필요한 대상으로 간주한다.

두 교수는 풍부한 사례와 흥미로운 일화,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미래 담론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책은 토머스 모어에서 시작해 스티브 잡스, 로버트 에틴거, 네이트 실버 등 기술-미래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과 그 결과물들을 두루 살핀다. 에디슨의 전등, 벨의 전화, 콩코드, 화상전화, 소니 베타맥스, 냉동보존술 등 과학기술의 결정적 장면들을 망라해 보여준다.

저자들에 따르면 미래 예측이 적중했는가를 묻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미래 예측이 중립적일 수 없는 정치적 대상이자 결과임을 인지하고 그것이 어떤 가치를 설파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미래는 예측한 대로 오지 않을 테지만 미래에 대한 더 나은 논쟁은 현재를 더 낫게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므로.

맨해튼 비치
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1만6,800원

퓰리처상 수상작가 제니퍼 이건은 동시대 문화 흐름을 작품에 적극 반영하며 소설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브루클린 해군공창에서 다이버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대공황기에 삶의 기반을 잃어버리고 사라진 그녀의 아버지, 그 실종의 비밀을 알고 있는 갱스터의 뒤엉킨 운명이 펼쳐지는 묵직한 드라마다.

2004년 뉴욕 공립도서관의 지원을 받아 조사를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맨해튼 비치는 제니퍼 이건의 신작에 쏟아지는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작품이었다.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이달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전미도서상 픽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앤드루 카네기 메달을 수상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레이디 버드 ▲소셜 네트워크 ▲트루먼 쇼 등을 성공시킨 프로듀서 스콧 루딘이 판권을 획득해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다시한번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제이주열차
이동순 지음 / 창비 / 1만3,000원

이동순 시인의 신작 시집 강제이주열차가 출간됐다. 시집 강제이주열차는 시인의 열여덟 번째 시집이다. 또한 구소련 시절 스탈린 정권이 자행한 고려인 강제이주사를 다룬 연작 성격의 작품집이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동순 시인은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국내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 사람으로 입지를 굳혀왔다. 분단 이후 최초로 백석 시전집을 발간한 것을 비롯해 분단으로 매몰된 많은 시인을 발굴해 문학사에 복원하는 등 연구자로서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강제이주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슬픈 영혼들에게 바치는 진혼곡인 이 시집에는 ‘머나먼 동쪽 끝에서 쫓겨와 평생을 물풀처럼 떠돌다 마감한’ 고려인들의 한 맺힌 삶과 죽음이 그려져 있다.

고려인 강제이주 문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의의 자체가 각별하다. 동시에 희생당한 이들과 살아남은 이들, 그 모두의 애끓는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한 시인의 정성과 내공이 문학적으로도 빛을 발하는 귀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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