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신혜지 기후변화센터 정책연구팀장 “RE100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전문가 칼럼]신혜지 기후변화센터 정책연구팀장 “RE100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 EPJ
  • 승인 2019.07.22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렉트릭파워]신기후체제 출범 이후 전 세계는 화석연료 중심의 전원믹스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빠르게 보이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탄, 원자력 같은 전통적인 발전원은 2015년 이후 그 비중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수력,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가 그 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다양한 재생에너지원 중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경우 발전원가가 하락하며 경쟁력이 향상됐다. 또한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이 활성화됐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 공급원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곧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유발 등을 통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RE100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E100은 전 세계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캠페인이다. 이미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빠른 속도로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7월 첫째 주만 하더라도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BMW, AB InBev 등 185개 기업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2개의 기업이 동참하면서 총 187개의 기업이 함께 하고 있다.

그중에서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대만, 싱가포르, 인도, 호주 등에 있는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RE100 붐이 불기 시작했다.

RE100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RE100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한 것도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이런 흐름을 읽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업 입장에서 RE100은 위기이자 기회다.

우선 국내에서 RE100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기업은 배터리나 반도체 기업일 것이다. 이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기업에 배터리, 반도체 등의 부품을 납품하는 B2B 회사다. 전기차, 핸드폰 등의 제품을 만드는 해외 기업으로부터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만든 부품을 납품하라는 요구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들 입장에서 RE100은 기업을 위협하는 요소일 것이다. 아무리 재생에너지가 좋다고 한들 기업 입장에선 고객사로부터 그런 요구를 받았다고 해서 지금 당장 자체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제한적인 전력구매제도로 전력구매계약(PPA)과 같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다. 이런 배경에서 기업들은 정부가 RE100을 이행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4월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중 녹색요금제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녹색요금제를 10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물론 기업 입장에선 이런 정책과 제도만으로 RE100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시장, 전력시장 등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전략적 위치를 계획다면 RE100이 더 이상 위기가 아닐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업의 유형을 B2B와 B2C 두 가지만으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배터리나 반도체 기업과 같이 해외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B2B 기업 이외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기업의 경우에는 RE100을 위기보다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기업으로부터 RE100 이행을 요구 받는 입장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 의해 타의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에 관심이 많아진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적 측면에서 다가가기 좋은 아이템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소비자들은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다. 하지만 갈수록 더 똑똑한 소비를 한다. 제품의 스펙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비교∙평가하고 요구하기도 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감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제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적 요인과 기업의 이미지 등이 소비까지 이어진다.

버드와이저 맥주 같이 제품 자체에 적혀 있는 ‘Renewable Energy 100%’ 문구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을 어필하는 가치일 것이다. 이 가치를 제일 먼저 기회로 활용하고 소비자들의 소비 기준을 한층 더 향상시켜줄 국내 기업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RE100의 key를 잡아 스스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과 전력시장을 확대∙개선해 나아간다면 기업은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하고 정부는 보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기반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동시에 우리나라는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의 주요 key가 되길 소망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