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감수성으로 홍보에도 만전”
“예술적 감수성으로 홍보에도 만전”
  • 양현석 기자
  • 승인 2008.12.12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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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동호회] 한수원 ‘아사모’

우리나라 발전량의 40% 가까이를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본사 홍보실. 이곳은 늘 전력과 원자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홍보를 해야 하는 홍보전문가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그러나 한수원 홍보맨들은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홍보라는 임무 또한 문화·예술적 감수성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이들이 올해 여름 ‘아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동호회를 결성한 것은 아마도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아사모)’은 그리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도, 그렇다고 많은 회원을 보유하지도 않았다. 그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사람들 몇몇이 모여 전시회나 공연을 관람하자는 소박한 바람이 이 동호회의 태동 동기다.

최교서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 언론홍보팀장을 회장으로 한 ‘아사모’는 고문 박정규, 총무 최혜민을 비롯해 한재훈 과장, 이정화 과장, 박시훈 과장, 송미화, 이강주, 곽은미, 박재영, 이민경, 남성민, 김보련 등 총 13명의 한수원 본사 직원들로 구성됐다.

특히 총무팀에 근무하는 김보련씨를 제외한 12명은 홍보실 직원들이라 동호회 단합은 물론 모임 출석률도 매우 높다.


“사진전에서도 원전 사진 우선”

‘아사모’는 결성 이후 총 3회의 정기 모임을 가졌다. 첫 모임은 7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화제의 사진전 ‘세계를 찍은 매그넘 한국을 찍다(매그넘 코리아)’전시회를 관람했다.

매그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사진작가 그룹으로 이 중 대표작가 20명이 한국의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국의 사회, 역사, 문화, 환경, 과학 등을 탐구하고 기록한 작품을 주제별로 전시한 이번 ‘매그넘 코리아’ 전시회는 매그넘 창립 이래 가장 큰 프로젝트로 각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전시회는 특히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모습들이 사진에 담겨 화제가 됐는데 ‘아사모’ 회원들은 작품 감상 중에서도 본능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사진이 어디 있나’를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직업은 어쩔 수 없나 보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 ‘원자력 발전이 삶과 유리되지 않고 일상 가까운 데 자리 한다’는 것에 새삼 감동하고 자부심도 느꼈다는 회원도 있었다.

‘아사모’ 동호회 모임의 백미는 전시·공연을 관람한 후 가지는 뒤풀이 시간이다. 첫 정기 모임이었던 만큼 이날 뒤풀이는 향후 동호회 발전 방향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이뤄졌고, 미술, 사진, 문학 등 다양한 예술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자리가 됐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한 박정규 회원의 식견 높은 감상평은 사진을 보는 안목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고 한다.

두 번째 모임으로는 8월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 장보고홀에서 열린 ‘서울 국제 현대미술 거장전’을 관람했다.

이 전시회에는  ▲비디오아트의 거장인 백남준 ▲한국 추상미술 대표작가 이우환 ▲일본 현대미술 대표작가 구사마야요이를 비롯해 인도, 중국의 현대 미술 대표작가 들과 앤디워홀 등의 판화 작품들이 전시됐다.


전문가 못지않은 예술적 식견 자랑

첫 정기 모임과 같이 대부분의 회원들이 참가한 ‘아사모’는 한국 미술의 높은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면서 세계적 아티스트들에 뒤지지 않는 한국 작가들에게 경외감을 나타냈다.

관람 후 이어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회원들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오랜 금언과 ‘인생은 싱겁다. 짜고 맛있게 하기 위해서 예술을 한다’고 했던 고 백남준 어록의 공통점을 음미하면서 진지하고도 즐거운 토론의 시간을 보냈다.

‘아사모’는 조금 특별한 송년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12월 말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열리는 박정규 회원의 두 번째 개인전 단체 관람이 바로 그것이다.

‘아사모’의 고문인 박정규 회원은 ‘마음의 풍경(The landscape of a heart)’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회에 애잔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설경 등을 마음의 풍경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출품한다. 박 고문은 이미 2004년에도 ‘봄에서 여름까지’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박 고문 정도의 프로페셔널은 아니어도 ‘아사모’에는 높은 예술적 식견을 갖춘 회원들이 많아 늘 진지하고 흥미진진한 토론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동호회의 또 하나 자랑거리다.

매일 같이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동료들이지만, 근무시간에는 알지 못했던 모습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또 그런 대화를 통해 서로를 더욱 더 이해하게 되고 동호회를 통해 쌓인 문화·예술적 감수성을 한수원 홍보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되니 ‘이게 바로 일석이조’라고 회원들은 강조한다.

농담처럼 “아사모는 한수원 최고 동호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는 회원들은 이 회의 살림을 맡고 있는 최혜민 총무의 헌신적 노력이 동호회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낙 사람이 좋고 성실한 덕에 최 총무의 제안이면 누구도 거절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최교서 회장은 부장이라는 직책상 회원들과 조금 어려운 관계가 될 수 있음에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모임의 맏형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

최 회장은 “앞으로는 미술, 사진 뿐 아니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예술 전분야를 섭렵할 생각”이라면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홍보실이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며 한수원 직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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