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63년 만에 아마배구단 탈피 새 나래를 펴다
창단 63년 만에 아마배구단 탈피 새 나래를 펴다
  • 최옥 기자
  • 승인 2008.12.1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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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픽]한전 프로배구단 ‘KEPCO 45’ 출범

국내 배구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한국전력 배구단이 프로팀으로 재탄생했다.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쌍수)는 11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KEPCO 45’ 출범식을 갖고 “승리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강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945년 11월 28일 국내 최초 실업배구팀으로 창단한 한전 배구단은 1945년 11월 28일 남선전기 배구부로 창단해 1961년에 남선전기·경성전기·조선전업 등 3사가 통합할 당시 한국전력 배구부로 이름을 바꾼 뒤 지금까지 활동해오고 있다.

특히 1989년부터 2005년까지 16년 동안 대한배구협회 회장사로서 국내 배구발전의 역사를 함께 해왔다.

한전은 프로구단으로서 강한 투지와 수준 높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더 큰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강한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열을 정비했다. 지난 5월 14일 한국배구연맹 준회원 가입과 함께 프로화를 선언한 것.

출범식에서 임대환 단장이 구단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유가, 환율,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08~’09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여해 선수부족 문제를 해소한 한전은 전력분석관 및 의무트레이너 등의 전문인력을 확보한 가운데 11월 18일 출범식을 갖고 프로구단으로서의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 KEPCO 45’라는 팀명은 한전 직원 공모와 외부전문가 심사를 통해 결정됐다. 외국 프로스포츠 구단 이름 가운데에는 미국프로농구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나 미국프로풋볼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처럼 숫자가 구단명에 들어간 경우가 종종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단명 ‘수원 KEPCO 45’는 KEPCO 배구단이 1945년 창단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며 수원은 연고지를 뜻한다.

“재창단 자세로 다시 시작” 다짐

한전은 KEPCO 배구단의 오랜 전통과 함께 미래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이름에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주인 한전 김쌍수 사장은 출범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국내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부터는 아마팀으로서 우수선수 영입에 한계를 느끼면서 많은 갈등도 있었으며 배구팀의 해단이라는 실익과 전통의 배구 명가를 지키고 배구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책임감 사이에 고민과 어려움도 컸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 사장은 “어제까지는 전통과 열정의 팀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프로구단으로서 강한 투지와 수준 높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더 큰 즐거움과 승리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재창단의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출사의 변을 밝혔다.

이번 시즌 정식으로 프로에 뛰어들면서 신인을 7명이나 뽑아 전력을 대거 보강한 KEPCO 45는 11월 23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프로배구 ‘NH농협 2008~2009시즌 V-리그’ 홈 경기 개막 행사를 치렀다.

이날 새 시즌의 서막을 연 KEPCO 45는 배구팬들과 함께 하는 축하행사 등을 통해 프로팀 첫 출발을 톡톡히 알렸다.

홈 개막식에서는 KEPCO 45의 승리를 기원하는 손도장 퍼레이드, 대형 붓글씨, 45명의 어린이합창단공연 등 전통과 미래를 아우르는 개막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상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

전력 대거 보강…아직 안정화 작업 요구

이날 개막식에서 한전 문호 부사장은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더욱 큰 즐거움과 감동을 드리고 국내 배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전통과 미래를 지향하는 한국전력 배구단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협상무와 펼쳐진 경기는 1세트를 이기는 기쁨을 맛봤지만 종합 스코어 1-3으로 아쉽게 패했다. 패인은 전력이 새로 보강됐지만 아직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

공정배 감독은 경기 후 “팀이 안정을 찾지 못해 주전 선수들을 자주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 감독은 “올해 프로팀 상대 1승씩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릇 탓에 선수들도 각자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프로팀으로 출범한 만큼 팀 안정화, 우수 용병 영입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때문에 시작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기대하긴 힘들다. 공 감독 역시 장기적인 계획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 KEPCO 45를 바라보는 평가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과거에 비해 선수단의 분위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선수들이 의욕적이고 실패한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끈질긴 수비를 보여줬다.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V-리그에 참가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제 막 날개를 펼친 KEPCO 45의 승리를 향한 날개짓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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