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한국 해상풍력 활성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전문가칼럼] 한국 해상풍력 활성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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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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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중 한국전력 해상풍력 전문위원
정익중 한국전력 해상풍력 전문위원

[일렉트릭파워] 최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덴마크 수교 60주년 기념 녹색전환을 위한 패널토의에 참석했다. 올해 들어 영국·노르웨이에 이어 3번째 해외 풍력전문가 회의였다. 늘 짧은 토의와 시원치 않은 답변은 갈증만 더해진다. 토의 후 호텔 동산을 산책하며 시원하고 맑은 하늘이 참 좋은 계절임을 느껴 본다. 녹음방초가 꽃보다 좋다는 구절도 떠오르고….

파리협약 후속 탄소거래가 2021년 이후 새롭게 시작되면 깨끗하고 선선했던 온전한 봄날이 다시 길어질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산책길 옆 조각상에 눈길이 간다. 기다림에 지쳐 짓무른 눈, 애태우다 속이 썩어 비어버린 사람들. 주제가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해상풍력이 블루오션이 될 거라 믿고 한전 말년을 투자한 나를 포함한 풍력 관련 산학연 관계자들 마음의 정확한 표현에 전율이 인다.

최근 해외 풍력 관련 주요 뉴스들은 원자력은 물론 시장가격보다 저렴해진 발전단가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기후변화대응 및 일자리 확충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투자를 발표하고 있다. 해상풍력 선두주자인 영국은 3033을 발표하며 일자리를 3배 확충하겠다고 한다. 네덜란드는 2045년까지 북해 인공섬 및 180GW 해상풍력 건설 지원, 미국도 2030년까지 7개 해상풍력 단지에 700억 달러 규모의 건설시장 예측, 미래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유럽 5개국 공동연구 단지 건설 시작 등이 있다.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도 원전을 폐로하고 부유식 해상풍력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경우 높은 교육훈련 수준과 조선업과 유사한 해상풍력산업 특성 및 3020, 4035 등 정부의 적극적인 신재생 확대정책으로 매우 우수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내부로 들어가 보면 진척되고 있는 사업이 없다.

해상풍력은 준공까지 최소 5~7년이 걸린다. 지금 계획되고 실행되지 않으면 2030까지 계획된 12GW 해상풍력 건설은 어렵다. 그러나 올해 준공예정인 60MW 실증단지는 기초지자체 인허가에 걸려 준공지연 위기에 있고, 실질적인 트랙레코드 축적에 필요한 400MW급은 단지위치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다림의 시간에 업체는 도산위기에 빠지고, 어렵게 기술을 축적한 인재는 실업자가 되거나 다른 직종으로 옮기는 한탄스러운 상태다. 이에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정책의 투명성 확보다. 사업자는 이익이 눈에 보여야 움직인다. 중장기 연도별 REC 가중치 계획을 수립 공표해 사업자의 조기착공을 유도해야 한다. 지자체 주도 계획입지법의 국회통과 난망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지자체 단지 제공시 부여하는 지자체 지원금도 우선신청 지역에만 부여 후 나머지는 일몰처리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는 배후시설 및 관련 기업 입주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로 보상받을 수 있다. 울산시가 추구하는 목표와 같은 것이다. 다만 건설·운영 인력 양성과 배후항만 육성대책도 추가로 수립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선 공무원들이 가장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정책결과를 담보할 수 있는 책임행정이 절실하다.

둘째, 사업자들도 적극적인 의욕을 보여야 한다. 가장 우려하는 어민 반대에 부딪혀도 극복해야 한다. 실증사업 결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제 피해는 미미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되, 각각 50% 정도씩 비용이 수반되는 건설과 운영을 전문가 의견을 결집시켜 발전량 최대화와 중수리 비용 최소화를 기하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국내 기술자들도 삶은 팥처럼 단합해야 한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세부기술을 확보하고, 내부역량을 키워야만 한다. 6월 25~26일에 거행되는 런던 해상풍력 전시회에 한국풍력산업협회 주관 방문단이 출발한다. 자재·장비·공법·운영기법 등 최적 사업 해법을 찾고자 한다. 사업의 장애요인이 될 부분을 앞서간 업체들의 지혜를 빌려 극복하고자 한다.

또한 영국 최대 어업항구에서 해상풍력 배후기지로 25년 계약이 이뤄진 Grimsby 항구도시를 방문해 의사결정 과정·대안·효과도 확인코자 한다. 올해에는 10명의 단출한 탐방단이지만 내년에는 50명, 그 다음해엔 200명의 합동연수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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