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3차 에기본이 남긴 과제… 합리적 에너지믹스
[전력톡톡] 3차 에기본이 남긴 과제… 합리적 에너지믹스
  • EPJ
  • 승인 2019.05.0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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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5년마다 수립되는 국가에너지 종합계획인 에너지기본계획이 최근 발표됐다. 에너지기본계획은 향후 20년의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수요와 공급을 전망하는 동시에 이에 따른 목표수요와 에너지원 구성 등을 담아내는 중장기 에너지정책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 비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자세한 전원별 발전비중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심사숙고 끝에 마련한 내용을 살펴보면 에너지믹스 변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앞서 수립된 8차 전력수급계획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으로 향후 전원별 발전비중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 예견됐지만 여전히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부침은 2차에너지로서 전기가 갖는 기능과 의미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동안 전기는 안정된 에너지수급과 국내 산업경쟁력 제고, 전기요금 안정화 등에 초점이 맞춰진 재화였다. 그러다보니 더 많은 발전소 건설과 값싼 에너지 등 공급중심의 정책이 주를 이뤘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방향성이 어느 정도 맞았다. 하지만 이제 국내외 여건에 변화가 생긴 만큼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갖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우리 또한 이 같은 흐름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은 단순히 국제사회와 약속한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넘어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에너지 소비구조 변화에 부합하는 중장기 에너지정책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5년 전 발표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볼 내용은 수요전망 대비 최종에너지 소비가 정부 목표대로 감축될 수 있을지 여부다. 정부는 2027년부터 최종에너지 소비가 정점을 찍어 경제성장에 상관없이 소비가 줄어드는 선진국형 소비구조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소비구조 변화가 실현되기 위해선 우선 해결돼야 할 쟁점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세부방안이 조속한 시기에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원별 발전비중 또한 관심이 가는 대목 가운데 하나다.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최대 35%까지 늘린다는 기준을 잡아놨으니 나머지 전원구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온실가스감축 로드맵 수정안이 발표된 상황이라 정책의 정합성 차원에서 발전원별 목표 발전량 비중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에너지믹스는 올해 연말 발표되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라 향후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는 2030년 발전량 믹스를 ▲석탄 36.1% ▲원전 23.9% ▲재생에너지 20% ▲LNG 18.8% 순으로 둔 바 있다.

향후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세제개편과 환경비용 등의 정책적 수단뿐만 아니라 기술개발과 발전산업 생태계 보존을 위한 합리적인 전원구성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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