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에너지전환 기울어진 운동장… 효율화사업 정상화 시급
[인터뷰_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에너지전환 기울어진 운동장… 효율화사업 정상화 시급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9.03.18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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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규제수단 활용 에너지효율 재건 집중”
에너지효율도 별도 에너지원… 적정 비중 필요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울산시대를 개막한 한국에너지공단이 에너지효율화·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위축돼 있는 에너지효율사업을 정상화시켜 에너지전환 정책이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균형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지난 3월 14일 울산 신청사 준공식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에너지효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승전 에너지효율’로 향후 에너지공단의 역할과 사업방향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언제부터인가 절약과 에너지효율에 대한 관심이 낮아져 현재는 상당부분 무너진 상태다. 위축돼 있는 에너지효율사업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자력이 어렵다고 하지만 사실 가장 망가진 분야는 에너지효율이다.”

그는 에너지공단이 갖고 있는 각종 진흥책과 규제 권한 등을 면밀히 살펴 산업계가 느끼는 부담감을 최소화하면서 조화롭게 에너지효율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집행 의지가 효율정책 성패 가른다
김창섭 이사장이 에너지효율을 최우선 사업으로 꼽은 것은 대내외 에너지 환경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는 이미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있고 우리 정부도 국가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마련해 에너지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연말 에너지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주문했던 부분이 에너지효율 분야를 살려야 한다는 얘기였다”며 “첫 직장인 에너지공단에서 11년을 보낸 후 15년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ESCO·에너지진단 등 에너지효율사업이 많이 위축돼 관련 예산 또한 대폭 줄어든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에너지효율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어느 정도의 강도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20여 명으로 구성된 TF팀에서 공단이 갖고 있는 강력한 규제수단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절히 조합해 시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파악된 규제수단은 대략 20개 정도다.

그는 집행과정에서 시장과의 마찰이 불가피한 점을 인정하면서 이를 최소화해 조화롭게 추진하는 것 또한 에너지공단의 역량이라며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재생E 3020 논쟁 무의미… 당면 과제 해결부터
김창섭 이사장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원자력·석탄·가스 등 발전원에만 초점을 맞춰 해석하는 것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에너지효율도 중요한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인 만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이사장은 “원자력과 석탄·가스·신재생에너지 등은 공급 측면에서, 에너지효율은 수요 측면에서 에너지원을 구성하는 중요한 옵션”이라며 “에너지원 간 적정한 비중을 유지하는 게 필요한데 우리 사회가 에너지효율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공급 옵션의 비중 감소를 문제 삼기 전에 저조한 에너지효율 정책을 바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론 에너지효율사업을 잘 살려 발전소 건설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에너지공단 이사장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에너지효율이 갖는 포괄적인 의미를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여러 우려사항들을 이해하면서도 세계적인 기술흐름에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RE100 등 재생에너지 확대 움직임이 국가차원의 규제로 전환될 경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계통연계나 전력시장 안정화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데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놓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2030년에 어떤 성적을 낼지 신경 쓰는 것보다 다음 주에 볼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꾸준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울산시대를 연 만큼 울산시가 잘 돼야 에너지공단도 잘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생발전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수소산업과 부유식 해상풍력을 선도하고 있는 울산의 비전과 에너지공단의 비전이 맞닿아 있어 앞으로 협력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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