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외 2권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9.03.11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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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김소월·한용운·이육사·윤동주·이상화 지음, 시요일 엮음 / 미디어창비 / 1만8,000원

1919년은 우리 역사에 기록된 가장 뜻깊고 역동적인 순간 중 하나다. 3·1운동이 일어나고 임시정부를 수립함으로써 민족과 국가의 근본을 다진 특별한 해인 까닭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흐른 오늘, 이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고자 시요일에서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민족 시인 5인 시집’을 펴냈다. 부제에서 밝히듯 우리 민족과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5인의 첫 시집을 한데 엮은 시선집이다.

시집을 펴내면서 가장 고심했던 것은 대상 시인과 시집을 선정하는 일이었다. 시요일 기획위원의 논의를 거치고 문단의 자문을 얻은 끝에 위 다섯 시인의 첫 시집 초판본인 김소월 ‘진달래꽃’(매문사 1925), 한용운 ‘님의 침묵’(회동서관 1926), 이육사 ‘육사 시집’(서울출판사 1946),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정음사 1948), 이상화 ‘상화와 고월’(백기만 편, 청구출판사 1951)을 저본으로 삼았다.

이어 총 282편(김소월 127편, 한용운 88편, 이육사 20편, 윤동주 31편, 이상화 16편)의 작품을 실었다.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
이기훈 기획, 강경석·김진호·김학재·백영서·오제연·이기훈·장영은 지음 / 창비 / 1만6,000원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다. 정부 주도의 100주년 기념사업과 각종 단체의 학술대회가 지난해부터 성대하게 준비되면서 전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을 더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해 발굴해야 할 3·1운동의 정신보다는 100주년이라는 가시적인 기념성 혹은 정치적 의도가 부각되는 방식으로 3·1운동이 기념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각계 학자들이 모여 3·1운동의 실체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그것이 100년 후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치열하게 토론하며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로 엮어냈다.

촛불 혁명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선언과 3·1운동의 ‘내가 대표다’라는 선언 사이에는 100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3·1운동은 공화와 주체의 자각이라는 측면에서 시초이고 촛불은 그 정치원리의 구현이자 정점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촛불의 눈으로 3·1운동을 보다’는 역사학뿐만 아니라 문학, 종교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3·1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모색한 학문적 시도의 일환이다.

3·1운동을 둘러싼 논쟁적인 이슈들을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철학의 이단자들
스티븐 내들러 글, 벤 내들러 그림, 이혁주 옮김 / 창비 / 1만8,000원

스피노자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히는 스티븐 내들러가 쓰고 그의 아들이자 만화가인 벤 내들러가 그린 ‘철학의 이단자들: 서양 근대철학의 경이롭고 위험한 탄생’이 번역 출간됐다.

이 만화는 종교적, 혹은 철학적으로 이단자를 자처한 17세기 사상가들의 출현과 그에 따른 서양 근대철학의 발전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철학 교수인 저자의 탄탄한 설명과 이를 뒷받침하는 만화가의 개성 넘치고 매력적인 그림이 돋보인다.

갈릴레오와 데카르트부터 라이프니츠와 뉴턴에 이르기까지 철학·종교·과학 등 분야를 넘나든 초기 근대 사상가들은 파문과 수감, 죽음을 불사하고 권위에 도전했다.

이들은 유럽을 종횡무진하며 전통과 관습을 거부하고 우주와 사회, 그리고 인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했다. 이 책은 세상에 맞서 철학 역사를 새로 쓴 17세기 천재들의 삶과 생각을 쉽고 재미있는 만화로 설명한다.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개별적인 지식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그 사상의 배경과 사상가들의 관계를 풍성하게 전달한다. 성인 독자에게는 충분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철학 공부를 하고 싶은 청소년과 대학생 독자에게는 철학사의 맥락을 짚어줘 깊이 있는 통찰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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