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나주에 들어 설 한전공대… 기대·우려 공존
[전력톡톡] 나주에 들어 설 한전공대… 기대·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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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3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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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한국전력이 에너지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립 예정인 에너지 특화대학인 한전공대의 위치가 나주혁신도시 한전 본사 인근 부영컨트리클럽 일대로 최종 결정됐다.

광주 3곳·나주 3곳 등 총 6개 지역이 경합을 벌인 끝에 주변 환경과 경제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

한전공대 설립 후보지로 확정된 부영CC 인근 부지는 약 120만㎡ 규모다. 40만㎡ 부지에 대학이 들어서고 80만㎡ 부지에는 연구·클러스터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전은 부지비용을 제외하고 설립에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비용도 매년 50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명 켑코텍(Kepco Tech)으로 불리는 한전공대는 연구와 교육·산학연을 아우르는 에너지 분야 특성화대학으로 2022년 3월 개교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 6개 전공에 걸쳐 학부생 400명과 대학원생 600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들 재학생들은 등록금을 비롯해 기숙사비용까지 모두 무료 혜택을 받게 된다고 한다.

한전은 학생 정원 1,000명에 교수진 100여 명을 둬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장기계획으로 2040년까지 국내 최고, 2050년까지 세계 최고 공과대학을 실현한다는 원대한 포부도 세웠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품질과 기술 인프라를 보유한 한전이 글로벌 에너지시장 변화에 대응하고자 우수 인력양성과 산학연 협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다니 반가울 따름이다. 한전공대가 들어설 나주혁신도시 인근에는 미래 에너지신산업 성장을 이끌 에너지밸리가 이미 조성되고 있어 상호 시너지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 못지않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자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전의 부채는 114조원에 달한다. 작년 3분기까지 4,300억원 규모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무턱대고 안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경영난 해소에 발 벗고 나서야할 판에 국정과제 이행에 쫓겨 한전공대 설립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전의 경영악화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 이공계 특성화대학을 집중 육성하는 게 비용 부담도 줄이고 더 효과적이란 의견도 많다.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를 비롯해 포스텍(포항공대)·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 등 이미 운영되고 있는 특성화대학에도 에너지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는 만큼 굳이 신규 대학을 추가로 설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정책과 사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한전공대 설립도 이 같은 이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주변의 우려와 지적에도 귀 기울이는 자세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혁신도시 활성화는 물론 지역인재육성, 에너지밸리 성공 등 당초 목표했던 바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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