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쭝광 칭화대 교수 “원자력, 환경·안정적 전력공급 위해 반드시 필요”
예쭝광 칭화대 교수 “원자력, 환경·안정적 전력공급 위해 반드시 필요”
  • 이재용 기자
  • 승인 2019.01.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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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학회, 대만 예쫑광 교수 초청 특별강연
이핵양록 국민투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여정 발표
한국원자력학회는 1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탈원전 정책하에서 시민운동과 학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1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탈원전 정책하에서 시민운동과 학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일렉트릭파워 이재용 기자] 지난해 연말 11월 24일 대만에선 탈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가 진행됐다.

국민투표 안건 중 하나인 ‘전기사업법 제95조 제1항, ‘핵 에너지 기반 발전 설비는 2025년까지 완전히 가동을 중단해야한다’를 철회하는 것에 동의합니까?’라는 질문에 찬성 589만5,560표, 반대가 401만4,215표가 집계됐다. 격차는 무려 약 188만표에 달했다.

대만 정부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사업법 95조 1항을 폐기하겠다고 나섰지만 탈원전 정책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원전산업계에선 그동안 쌓아놓은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세계 원전건설 수주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회장 김명현 교수)는 1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탈원전 정책하에서 시민운동과 학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대만의 탈원전법 폐지 국민투표 성사의 주인공인 예쭝광 대만 칭화대 교수가 초청연사로 참여했으며, 주한규 서울대 교수가 보조연사로 참여해 강연을 펼쳤다.

국내 탈원전 반대 시민운동 및 성과 발표
보조연사로 참여한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탈원전반대 시민운동 성과와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주한규 교수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해 학계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주요 반탈원전 활동에 대해 소개하며, 탈핵국가 출발을 선포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연설에서 사실왜곡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는 치명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원전의 지진 위험성을 과장한 것은 중대한 사실 왜곡임을 밝혔다.

주한규 교수는 “후쿠시마 사고의 원인은 쓰나미”라고 설명하며 “동일본 대지진시 후쿠시마 제1발전소를 제외한 일본 동해안 원전은 모두 안전했으며, 진앙에 더 가까운 오나가와 원전에는 쓰나미 피해 주민들이 3개월간 대피했었다”고 말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 진행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서명운동 및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출범과 무효 법정 투쟁 등의 활동을 소개했다. 또 원자력학회에서 진행한 원자력 인식조사와 탈원전반대 서명운동에 이르는 다양한 시민운동 성과와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대만의 예쭝광 칭화대 원자과학원 교수는 ‘이핵양록 국민투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긴 여정’을 주제로 대만의 탈원전 정책하에서의 시민운동과 학회의 활동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예쭝광 교수는 “한국이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면 전력 불안정성이 가중되는데다 전기요금 인상과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원전은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전력수급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예쭝광 대만 칭화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예쭝광 대만 칭화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예쭝광 교수는 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이핵양록(Go Green with Nuclear)’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원자력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임을 내세웠다.

원자력 비중이 20%를 차지하고 있던 대만은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하면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믹스를 대체해 나가려는 정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원자력 기반 전력생산을 완전 제로화함으로써 탈원전 국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예쭝광 교수는 원전을 완전하게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원자력 비중을 최소 20%, 재생에너지 비중은 10%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공존관계 강조
예쭝광 교수는 원자력 지속 이유로 ▲대기오염 방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들었다. 원자력 비중이 줄고 석탄화력 등이 늘어남에 따라 CO2,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증가하고, 태양광·풍력발전시스템 등 재생에너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려운 에너지원임을 강조했다.

예쭝광 교수는 “대만에 6기의 원전이 있는데, 3기만 운영되면서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한 결과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했으며, 재생에너지는 충분한 배터리 기술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주 에너지원으로 되기엔 어렵다”며 “특히 풍력은 원자력보다 발전단가가 5배가량 높아 경제성 면에서도 뒤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대만과 우리나라의 전력수급에는 차이가 있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충분한 예비율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만의 전력예비율은 6% 이하인 날이 2016년에는 80일이나 됐고, 2017년에는 104일에 달했다. 이 같은 예비율 부족은 원전 6기 중에서 3기만 가동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예쭝광 교수는 설명했다.

대만의 국민투표가 성공을 거둔 데에는 2017년 8월 15일 대규모 정전 영향이 컸다.

예쭝광 교수는 “당시 600만 가구의 전기가 끊어지고 2시간 이상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정부에 전력수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회견을 가진 4일 뒤 블랙아웃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전 없이 LNG 가스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쭝광 교수는 “태양광은 낮 동안에만 가동돼 기저발전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LNG 역시 대만이나 한국은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 원전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탈원전이 전세계적 트랜드인가’라는 질문에 예쭝광 교수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는 원전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독일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이웃국가로부터 전기를 수입할 수 있기 지리적 영향 때문이며 화력발전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벨기에나 스위스 등의 국가는 원전 발전을 계속하고 있어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라 생각진 않는다”고 답했다.

예쭝광 교수는 여러 난관과 애로사항이 많았던 국민투표 성사과정을 학계 주도의 활동과 시민단체 유언비어 종결자의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성공으로 이끈 내용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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