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에너지원 간 통합 바탕으로 구현돼야
에너지전환, 에너지원 간 통합 바탕으로 구현돼야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12.17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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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중 빠져··· 여론수렴절차 거쳐야
제2회 에너지전환의 과제 토론회 개최
12월 14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에너지전환의 과제 토론회’ 전경
12월 14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에너지전환의 과제 토론회’ 전경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를 연속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연속 토론회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주요 의제들에 대한 의견수렴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는 토론회에서 제시된 정책 제안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연속 토론회 중 두 번째로 개최된 에너지전환의 과제 토론회는 12월 14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렸다.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
이종수 서울대학교 교수

이종수 서울대학교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권고안에 나타난 통합적 관점에서의 중장기 에너지전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종수 교수는 “에너지전환은 단순한 에너지믹스 변화가 아닌 ‘수요와 공급의 조화’와 ‘에너지 소비효율 개선’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 에너지믹스로의 변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정 에너지원에 편중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별 역할의 전환을 포괄하는 개념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합적 관점에서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해선 부문별·원별 연관성을 고려해 최적의 믹스를 결정할 수 있는 통합 스마트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가격에 적절한 사적비용과 외부비용을 반영하는 등 에너지 가격 및 세제구조 개편을 통한 가격 신호의 합리화, 에너지 소비효율 향상을 통한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 등이 동반돼야 한다.

이종수 교수는 “모든 에너지원의 새로운 역할을 재정의하고 이에 기반을 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에너지시스템 구축을 위한 요소로 소비자의 역할, 공급자의 역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먼저 소비자의 역할에 대해선 환경·안전 등 에너지전환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함을 언급했다. 새로운 에너지체계에 부합하는 소비행태 변화도 주문했다.

공급자의 역할은 ▲원천기술·첨단기술 개발 및 산업화 ▲빅데이터 활용, 사이버 보안 등 IoE(만물인터넷) 기반 확대와 같은 기술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수 교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다시한번 강조하며 “▲인프라 확충, R&D 등 기반 확대 ▲금융·규제·시장·제도 등 산업현장 애로 해소 ▲관련 법률 및 규제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수용성을 확보하고 성과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비중만 제시하고 있어
정부는 에너지전환 로드맵(2017.11)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12)을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공식적 상위계획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01)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기운 숭실대학교 교수
온기운 숭실대학교 교수

온기운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평가와 보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온기운 교수는 “전기사업법에 따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에너지기본계획 변경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하위 계획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에너지전환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게 된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며 “대만,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과 같이 원전정책은 국민 투표 등 여론수렴절차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5년전 수립된 2차 에기본에선 우리나라의 매우 낮은 에너지자급률을 고려해 2035년 원전설비 비중을 29%로 제시한 반면 3차 에기본 권고안에선 원전 비중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3차 에기본 권고안에선 원전 비중에 대한 언급은 없고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25~40%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기운 교수는 “이는 원전을 주력전원으로 취급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보급상황에 따라 종속적으로 비중을 정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또한 “최상위 계획에서 원전·석탄발전 등 기저전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내년 말 수립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원별 비중이 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집단 간 갈등과 충돌이 많은 에너지 분야에서 3차 에기본 권고안에서 밝힌 에너지 민주주의가 자칫 분열의 골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부분도 유의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온기운 교수는 “민주주의라는 명분 하에 특정집단 내 혹은 집단 간에 이권 나눠먹기 식으로 배분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감시와 투명성 확보가 전제돼야 에너지정책에 대한 국민참여 확대 및 에너지정책 지방분권 강화라는 에너지 민주주의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우선돼야
발제 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에너지기본계획이 애초 만들어질 때의 본래 취지를 상기했다. 또한 전력수급기본계획,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 등 원별 계획은 있지만 전체를 포괄하는 계획이 없어 만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기술발전 속도가 급격하지 않은 에너지에 관한 계획이 5년마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점, 에너지 계획은 국민의 삶에 관한 계획이기에 정치적 영향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범진 경희대학교 교수
정범진 경희대학교 교수

정범진 교수는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과 체계적으로 연계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정하는 기본계획”이라며 “에너지원별, 부문별 등 다른 에너지 관련 계획에 대해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계획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권고안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이라고 할 만큼 타 발전원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에너지기본계획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너지공급 안정성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에너지기본계획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것이다.

정범진 교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염두에 두고 수요관리와 재생에너지 보급에 치우치고 있어서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탈원전+탈석탄 추진+신재생 보급+절약 촉진의 방식으로 에너지수급 안정성을 도모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에너지전환, 가격구조 개편 등은 결국 최종소비자인 국민의 비용 증가를 동반하게 된다”며 “이번 권고안에는 계통 확충, 보조설비, 저장장치 등 전력망 계획이 나타나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권고안의 경우 재생에너지 보급과 관련해 특정분야에 대해선 매우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되고 있지만 경제성 분석은 초보적인 수준도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범진 교수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반드시 고려돼야 할 보조금, 입지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신재생 25~40%라는 범위만 제시되고 있어 실행력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전환의 의미와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한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에너지전환 논의에서 발생하는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전력의 발전(공급) 부문’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원자력 및 석탄발전을 신재생과 저탄소원(LNG)으로 전환, 더 좁게는 원자력과 신재생의 갈등 혹은 대결문제에 집중시키는 점을 지적했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

박종배 교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원자력 발전비중은 약 27%,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약 3%다. 그는 원자력과 신재생이 최종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데 논쟁은 여기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박종배 교수는 “발전부문은 전통적으로 원자력·석탄 등 대규모 기저발전에 바탕을 둬 환경·송전망 등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구현에 대한 미래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 특히 풍력은 국내 기술개발 및 고용 창출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원자력은 기술력 유지와 수출 지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에너지사업은 전력, 가스, 열 등이 각 공기업의 사실상 독점영역에 있어 시장 기능과 소비자의 선택 기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각 에너지 공급사업이 정부 규제를 받고 있고 가격 기능이 매우 제한적인 점 ▲칸막이 정책으로 타 에너지 부문 진출이 어려운 점 ▲소비자의 에너지원과 공급자에 대한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믹스(Mix) 논쟁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박종배 교수는 “예를 들어 특정 지역 풍력시스템에서 생산한 전기를 이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며 “그 결과 우리나라 모든 소비자는 동일한 에너지 믹스를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OECD 국가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산업 규제가 심하고 소비자 선택권이 없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시간 기반의 에너지원별 가격 기능 부재는 공급과 소비의 최적화가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박종배 교수는 매년 1,000억달러 내외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공급과 소비 왜곡에 따른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에너지 자립, 지속가능한 성장, 고효율 기술 개발과 고용 창출 등의 관점에서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공급보다는 수요에 둬야 함을 강조했다.

박종배 교수는 “에너지전환은 수요와 공급의 통합, 에너지원 간 통합을 바탕으로 구현돼야 한다”며 “규제 기반의 통합보다는 시장 기반의 통합, 소비자 선택을 통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 후 진행된 패널토론 모습(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발제 후 진행된 패널토론 모습(제공=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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