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감 외 2권
존재, 감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10.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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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감
김중미 지음 / 창비 / 1만2,800원

김중미 작가는 학교와 도서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이자 쏟아지는 강연 요청에 가장 성실하게 응하는 작가다.

책을 쓰는 일만큼이나 독자인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수록, 교통이 불편할수록 더욱 열심히 찾아간다.

그런 작가가 지난 2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청소년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모았다. 가난과 불평등, 이주민, 장애, 인권, 평화, 연대 등 다양한 주제가 등장한다. 이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단연 사람이다.

작가는 그간 세상에 내놓은 소설들의 모티프가 됐던 사람들, 시각 장애 대학생부터 이주민 소녀, 청년 어부까지 다양한 이들의 실제 삶을 통해 우리 사회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들이 낸 작은 용기가 어떻게 견고한 세상에 균열을 냈는지 울림 있게 말한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우리 모두의 존재감을 밝힌다.

책의 후반에는 강연마다 가장 많이 받았던 문학에 관한 질문들에 답했다. 문학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생각을 만날 수 있다.

셰익스피어 정치적 읽기
테리 이글턴 지음, 김창호 옮김 / 민음사 / 1만5,000원

영국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셰익스피어 정치적 읽기’가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문학에서의 이데올로기 분석으로 잘 알려진 이글턴은 이 초기 대표작에서 세계 문학사에 빛나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수많은 찬사로부터 살짝 물러나 왜 셰익스피어가 끝없이 새롭게 읽히는가를 독창적으로 분석한다.

이글턴은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마다 “셰익스피어가 헤겔,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데리다 등의 저작에 친숙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쓴다. 물론 셰익스피어는 가장 옛날 사람이고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셰익스피어가 현대성을 선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셰익스피어 연구가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이글턴은 다양한 이론을 통한 문학 읽기가 번성하는 한복판에서 셰익스피어를 현대적 측면에서 읽는 데 강조점을 둔다.

이글턴의 이 책은 당시의 지배적 담론과 대결하여 모든 억압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데 비평의 목적을 두며 그 뒤를 잇는다.

이글턴의 정치적 비평은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반복해 외치는 확성기에서 물러나 주인공 영웅들이 짊어진 무게에서 벗어나 실제 문제를 되찾게 만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민담의 심층
가와이 하야오 지음, 고향옥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만5,000원

신간 민담의 심층은 ‘인간 무의식의 심층에는 인류 공통의 보편성이 있다’는 융 심리학을 바탕으로 민담 분석을 통해 현대인의 마음 세계를 깊숙이 들여다보는 책이다.

1977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생의 처방전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까지 얻으며 일본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 책에서 가와이 하야오는 현대인의 복잡한 마음을 명쾌하게 풀어내며 인간 삶의 진실에 한층 더 다가간다.

이 책은 트루데 부인, 헨젤과 그레텔, 두 형제 등 대표적인 그림 동화 10편을 심리적 차원에서 분석한다. 그 순서는 태어나 성장하고 자기실현을 이뤄가는 인간 삶의 과정과 좋은 대구를 이룬다.

특히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에 기초해 그림동화 속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 무대 설정, 도구와 숫자 등에 이르기까지 그림동화 속 거의 모든 모티프와 상징을 흥미롭게 해석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의 목적은 개개인의 내적 체험에 비춰 민담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민담의 내용과 현대인의 심성을 이어주는 의외의, 하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연결고리를 재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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