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개편 필요… 주택용·산업용 전기요금 개선해야
누진제 개편 필요… 주택용·산업용 전기요금 개선해야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09.13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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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친환경 에너지전환 세미나 개최
과학적 접근 기반 에너지전환정책 필요
9월 1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제3차 친환경 에너지전환 세미나 전경
9월 1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제3차 친환경 에너지전환 세미나 전경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기상청이 2013년 발표한 한반도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서울의 폭염 일수는 연평균 10일에서 2071년 73.4일이 될 전망이다. 여름 일수도 121.8일에서 169.3일로 1년 중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건강보험공단 보험료분위별 온열질환자 발생 비율을 분석한 결과 0분위 환자발생 비율이 다른 분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실시한 2018년 여름철빈곤층 실태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자 가운데 68%가 폭염으로 어지럼증과 두통을 경험했다. 호흡 곤란과 실신 경험을 앓는 등 위험 수위를 경험한 경우도 약 12%에 달했다.

기후변화센터(이사장 강창희)는 9월 1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에너지전환정책, 폭염은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제3차 친환경 에너지전환 세미나를 열었다. 강창희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조명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등 산학연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기후변화센터·에너지경제연구원·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폭염에 의한 현상을 바탕으로 에너지, 기후, 환경정책의 새로운 관계와 에너지전환 정책에 의한 영향 및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창희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과 최대 전력수요 예측 논란, 탈원전 정책 기조 논란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늘의 이 자리가 중요하다”며 “세미나를 통해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도 “친환경 에너지전환은 중요한 국정과제인 동시에 세계적인 관심사”라며 “에너지전환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정책 마련과 연구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참여도 필요한 만큼 국가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상엽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이상엽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

일상의 문제로 폭염 이해·접근해야
이상엽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제에서 폭염의 의미와 사회적 이슈, 에너지전환 추진 강화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이상엽 연구위원은 “올해 7월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및 기상재해가 발생했다”며 “이상기후가 아닌 일상의 문제로 폭염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적응을 반영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강화하면서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립기상과학원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자료에 따르면 1912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106년간 연평균 기온은 10년당 0.18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전기요금 부담 완화 차원에서 현행 3단계인 누진구간 중 1단계 상한을 200kW에서 300kW로, 2단계 상한을 400kW에서 500kW로 확대한 바 있다. 이는 올해 7·8월에 한해 시행됐다.

이상엽 연구위원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에 대해 설명하며 “2016년 당시 ▲저소득층 별도의 에너지 복지정책 접근 필요 ▲요금폭탄에 대한 단기적 방안 필요 ▲냉방기 보급 여름철 바우처 등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산업용·주택용 요금 갈등구조 해결이 관건이었다”며 “도·소매가격 연동제 도입,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 전기요금 재산정, 전기요금에 정책적 요소는 최대한 줄이고 주택용 전기는 더 쓰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올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선 2016년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바우처를 겨울에서 여름으로 확대가 필요한 점, 취약계층 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을 들며 냉·난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대두됐음을 밝혔다.

이상엽 연구위원은 “누진제 폐지로 전력수요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산업용·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여부에 대한 부분 등 누진제 완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 강화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원전 감축에 따른 석탄발전 증가요인 및 가스발전 경쟁력 문제와 관련해 이상엽 연구위원은 “환경급전(물리적 제약, 세제조정 등) 뿐만 아니라 계약·입찰방식 변경 등 전력·가스시장 개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건전성 강화를 위해선 “입지·환경문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지역 소비자 중심의 분산전원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간헐성, 최대전력수요 시기의 역할 문제 등 재생에너지발전의 전원역할 보강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그는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 에너지가격 인상 ▲냉·난방 수요전망 및 대책 강화 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최대전력 기준 발전소를 건설하는 공급위주 전력 정책에서 수요반응(DR) 등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이 중요하다는 점도 힘줘 말했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단계 요금인상·3단계 요금인하 불가피
발제 후 진행된 전체토론에서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폭염으로 주택용 전력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용 누진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광수 선임연구위원이 한국전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소비량이 300kWh인 가구의 전기요금은 4만4,390원, 소비량이 600kWh로 2배 증가하면 전기요금은 13만6,040원으로 3.1배 증가했다.

박광수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누진구간은 6단계에서 3단계로, 누진배율도 11.7배에서 3배로 축소했지만 누진제로 인한 요금증가 부담감은 지속되고 있다”며 “주택용에만 누진요금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용 누진제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할 경우 주택용 원가를 고려하면 소비량이 적은 가구의 요금부담은 증가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자료에 따르면 현재 주택용 전력(저압) 기본요금은 200kWh 이하 사용시 호당 910원, 201~400kWh 사용시 호당 1,600원, 401kWh 초과 사용시 호당 7,300원이다. 주택용 전력(저압) 전기요금은 처음 200kWh까지 kWh당 93.3원, 다음 200kWh까지 kWh당 187.9원, 400kWh 초과는 kWh당 280.6원이다.

박광수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3단계 유지 가정 하에 누진배율을 축소하기 위해 1단계 요금 인상 및 3단계 요금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또한 “요금이 인상되는 가구의 수용성 문제는 지금까지 원가 이하로 전기를 소비한 경우이기 때문에 적절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용에 비해 주택용 요금수준이 높으므로 산업용 요금을 인상하고 주택용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박광수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폭염으로 누진제에 대한 논란이 많고 주택용에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다는 주장이 있다”며 “사실 심야 시간대 산업용 요금은 낮지만 하루 중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대 요금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이 필요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더 깊이 바라보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모든 에너지원, 아킬레스건 갖고 있어”
“원자력 확대, 탈원전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급격하게 요동치는 에너지 정책에서 기후적응을 반영한 저탄소·친환경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방향 설정이 필요합니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이 같이 말하고 모든 에너지원이 나름의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소희 사무총장은 “옳은 에너지, 나쁜 에너지 등 특정시대의 가치를 대변한 에너지 선택은 해선 안된다”며 “경제 구조와 사회시스템의 전환,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한파와 같은 이상기후 일상화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기후변화에 의한 폭염이 올 한해 이상기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매해 여름 심화돼 폭염발생 빈도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한파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그에 따른 에너지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희 사무총장은 “이런 부분이 에너지전환 정책에 충분히 반영돼야 에너지 수요 혼란 최소화 및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례적인 폭염으로 정부가 에너지 수요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최대 전력수요가 9,248만kW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수립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의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 8,752만kW와 약 500만kW 차이를 보였다.

김소희 사무총장은 “에너지 취약계층의 경우 비용부담 때문에 냉방장치를 가동하지 못해 빈곤층 12%가 호흡곤란과 실신을 경험하는 등 국내 취약계층 상당수가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됐다”며 “에너지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너지공단에선 에너지 취약계층 겨울철 난방을 위해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폭염을 계기로 여름철 냉방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김소희 사무총장은 “이번 여름 여론에 의한 한시적 누진제 완화는 임시방편 대책”이라며 “향후 이상기후 일상화에 따른 에너지 수요 계획과 이를 반영한 에너지 절약 유도정책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창희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등 세미나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창희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등 세미나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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