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원전정책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력톡톡] 원전정책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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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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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원전산업 생태계 개선방안과 관련해 작성한 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탈원전에 따른 원전산업계의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연구용역을 통해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란 점에서 원전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원전 시 한수원 및 한국전력기술과 계약한 업체의 57% 이상이 원전산업을 이탈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계부문 업체 중 관련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주기기업체인 두산중공업이 사업을 이어가지 않을 경우 관련업체들 또한 즉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내용은 최근 원전업계의 고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조기기부문의 경우 해외수주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시공·주기기 만큼의 혜택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임팩트가 크지 않아 공백기가 발생하면 산업이탈이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예비품 업체의 경우도 보조기기부문 업체가 산업을 이탈할 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탈원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주기기를 비롯해 보조기기·예비품으로 이어지는 원전산업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번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원전에 대한 정부정책 수립 이전에 참고한 기초자료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사우디·영국 등에 대한 원전 수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상외교와 원전수출전략협의회 등을 통해 범정부차원에서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산업부문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보고서에 담겨있는 다양한 우려사항을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관련 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다만 정책 방향에 오류가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과감하게 수정하는 용기 또한 정부에게 필요하다.

에너지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목소리와 해석이 나오는 것은 전력생산자와 사용자를 비롯해 관련 산업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를 떼 놓고 에너지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현 정부에서 전력수급계획을 내 놓을 기회는 두 차례 남았다. 올해 연말 예정된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지난 8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전원구성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2019년 예정된 9차 전력수급계획에 원전을 비롯한 석탄·재생에너지 등의 전원구성을 어떻게 짤지가 주목된다. 정부는 탈원전이 아니라 원전 비중 축소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에너지수급 여건상 기저발전의 중심을 담당하고 있는 원전을 점차 줄이는 것이 과연 에너지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옳은 방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국가 경쟁력과 국민의 편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추진하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에서 정책 효과에 따라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정책 방향이 잘못 됐을 때 이를 바로잡고 수정하는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을 전제로 정책을 바꾸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 가정이 현실로 다가온 후에는 이미 우리나라 원전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난 다음이란 점에서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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