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초대]‘KRRI 차세대 고속철도개발사업단’ 김기환 단장
[특별초대]‘KRRI 차세대 고속철도개발사업단’ 김기환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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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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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고속철 수출 전략기술로 육성 한몫”

동력분산식 2015년 후 6조원대 효과
철도 신성장산업 지정·육성·발전 긴요
친환경철도 중심 교통체계 구축 시급

철도르네상스 시대에 친환경 고효율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고속철도가 교통수단에서 중심으로 부상할 날이 머지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차세대 고속철도기술의 연구개발은 끝이 없다. 프랑스 TGV의 도입 및 기술전수를 통해 일군 한국형고속철도의 국내 실용투입에 이어 우리 기술로 40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철도의 기술개발 및 상용화도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 기술이 실현되면 2015년 이후 무려 6조원 이상의 국내수요를 충당하고 철도선진국에 수출까지 내다볼 수 있게 된다. 이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한국 고속철도기술진이 총집결해 대형 국책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핵심싱크탱커의 산실이 바로 철도기술연구원의 ‘차세대 고속철도개발사업단’이다. 사업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기환 단장을 찾아 차세대 고속철도기술개발 현주소를 알아봤다.

- 사업단을 간략히 소개해 준다면.

▲ 국토해양부 주관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 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 내 둬 사업을 관리하는 사무국과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연구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구성원들은 KTX-II라는 상업용 고속열차로 실용화된 한국형고속열차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을 주축으로 시스템, 기계, 전기 등 다양한 기술 분야의 박사급 연구원 20여명이 핵심멤버다. 철도르네상스 시대에 고속철도가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고속철도기술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차세대 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총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목표 및 일정과 기술적 인터페이스를 관리하는 시스템 통합 및 총괄기술이 핵심이다.

또 기술개발 사업에서 개발하는 시스템이 목표를 만족토록 시스템 개발주기의 엔지니어링을 수행하는 시스템엔지니어링(SE) 기술, 개발하는 시스템이 사용자가 원하는 성능을 만족할 수 있도록 성능검증을 수행하는 열차시험 및 성능평가 기술 등이다. 따라서 사업단의 최종 목표는 ‘차세대고속철도사업’을 2013년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 사업단이 그 동안 일군 고속철도 기술개발 실적과 그 효과는.

▲ 지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형 고속열차 개발사업을 수행했다. 이 사업은 KTX 이전기술을 소화하고 국내 기술진에 의해 고속철도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996년부터 2002년까지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된 선도기술개발사업과 개발된 기술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사업에서 개발된 한국형고속열차는 핵심부품에서부터 전체 시스템까지 순수한 국내기술에 의해 설계, 제작 및 시험평가를 실시했다. 한국형고속열차는 부품수 대비 92%의 국산화율을 달성, 국내의 고속철도기술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즉, 연구개발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96년도 선진국 대비 27% 수준인 국내 고속철도 기술을 기술개발사업 이후 88.3% 수준까지 향상시킨 것이다(선도기술개발사업 워크샵 자료, 2003. 8, KISTEP).

한국형고속열차는 2004년 12월, 주행최고속도 352.4km를 달성해 국내 철도 기록을 갈아 치웠으며, 2006년도에는 대한민국 기술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6월 한국철도공사의 신규고속차량도입사업에서 선진국들의 기술을 누르고 한국형고속열차가 채택됐다. 이로서 2009년 호남선 60량, 2010년 전라선 40량, 2010년 경부선 90량의 한국형 고속열차가 우리 국토를 누비게 됐다.

이는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된 고속열차가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됐으며,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다시 말해 연구개발사업으로 개발된 시스템이 실제 상업화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 올해 주요사업을 중간 결산해 본다면.

▲ 작년 7월부터 시작한 ‘차세대 고속철도기술사업’이 올해 7월 1차년도 연구를 마쳤으며 이를 통해 동력분산형 고속열차 개발을 위한 설계의 일부분을 완료했다.

차세대고속열차의 개념은 동력분산형으로 8량 1편성을 기본개념으로 해 동력분산에 따른 축중 감소로 향후 시설의 유지보수 향상에 중점을 뒀으며, 부품 및 차체의 설계기술개발을 통해 경량화를 달성하고 소음대책과 IT 등 신기술의 접목에도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소음, 진동, 동력학, 충돌, 공력, 전기시스템에 대한 해석 및 설계를 수행, 전두부와 실내공간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정립했다. 또 차량시스템의 주요 요구사항을 작성하고 최고속도인 400km/h 시험 운행을 위한 노선 및 기술 분석을 수행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알리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1차년도 연구성과 발표회가 지난 8월 27일 대전의 우송대학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1차년도는 사업의 초기단계로서 동력분산형 고속철도 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및 해석 위주로 수행했으며, 논문발표 109건, 논문게재 16건, 특허 5건 등의 성과가 도출됐다.

- 고속철도기술개발과제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과제별 주요 내용과 기술개발 로드맵은. 그리고 그 기대효과는.

추진방향= 이 사업은 성공적인 상용화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외 시장수요 환경에 대처하고,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건설교통 R&D 혁신로드맵’에 따라 국토부의 중점 추진 R&D로서 6량 1편성의 시제열차를 제작해 최고속도까지 시험운행을 하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Test Bed형 사업단 체제로 추진되고 있다.

과제구성 및 연구내용= 이 사업은 통합 및 총괄 과제와 SE기술개발 등 총 5개의 핵심과제와 30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다. 핵심과제별 주요 연구내용은 아래와 같다.

기대효과= 40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설계·제작, 시험기술은 2015년 이후 약 1,640량(6조 5,600억원 규모)의 국내 고속열차 공급수요를 국내 기술로 대응이 가능하다.

또 사업에서 확보한 고속선 선로구축물 설계기술은 호남고속철도 건설 및 고속선로 유지보수 효율화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사업을 통해 확보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핵심기술은 브라질, 이집트,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국가적 수출 전략기술로 키워 갈 예정이다.

- 고속철도 분야의 신기술·신공법 동향은.

▲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철도선진국의 고속철도기술개발 동향은 크게 보아 운행속도의 향상에 맞춰져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차량 측면에서는 동력분산형 고속열차의 개발과 주요 핵심기술의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금까지 동력집중식의 고속철도를 운영했으나, 독일이 ICE3 열차부터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로 전환했고, 프랑스에서는 열차 제작사인 알스톰에서 TGV 고유의 열차 편성에 동력을 분산 배치하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를 개발한 바 있다.

속도 향상 측면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에서 고속열차의 최고 운행속도를 시속 320~350km로 향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현재의 최고 운행속도 시속 270~300km를 300~320km로 증속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주요 핵심기술의 성능향상 측면에서는 속도증가에 따른 출력향상, 공력저항감소, 경량화와 전기시스템의 에너지 효율향상이 세계 철도선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술동향이라 할 수 있다. 출력향상을 위해서는 추진장치의 중량대비 출력을 높이는 기술과 영구자석 동기전동기 구동시스템 개발이 신기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력저항 감소를 위해서는 전두부 형상과 차량간 연결부, 대차, 판토그래프 등의 형상개선 연구가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공력저항감소 연구는 고속화에 따른 소음증가를 줄이는 연구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연구이기도 하다.

경량화는 차체에서 단위 부품까지 전방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으로,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컴팩트하게 제작하며, 소재 측면에서도 복합재와 알루미늄 같은 경량소재의 채택을 늘려가는 경향이다. 전기시스템의 효율향상을 위해 전동기, 인버터·컨버터시스템 등의 각 장치별로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다른 측면에서, 유럽에서는 유럽통합에 따른 철도 연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철도시스템의 상호 운행을 위해 사용전압, 신호, 통신, 운전대 등의 표준화와 기준 및 규격정비 작업도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고속철도기술의 트렌드는.

▲ 고속철도의 기술은 바퀴식과 자기부상식을 주축으로 끊임없이 발전을 할 것이다. 자기부상식은 아직까지 기술적 및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본격 도입되고 있지 않으나, 향후 고속철도의 미래기술로는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기부상식이 고속철도의 중심으로 부상하기까지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 고속철도의 주종인 바퀴식은 속도·쾌적성 향상, 친환경 기술개발이 중심이 돼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속철도는 지속적으로 속도향상을 이루기 위한 기술개발도 이뤄질 것이다. 속도향상을 위해 축중을 감소해 궤도에 작용하는 힘을 적게 하고, 이를 위해 알루미늄 차체, 복합재료의 적용 확대, 소형 대용량 부품개발, 구성부품의 단일화 등 속도가 향상돤 고속철도 개발을 위한 복합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이 추진될 것이다.

쾌적성 향상을 위해서는 발달하는 IT기술을 접목한 실내 승객 편의성 증대와 고속화에 따른 쾌적성 저해 요인을 제거하는 기술에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이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해 보다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가 이뤄질 것이다.

친환경 기술은 고속화에 따른 소음·진동의 감소, 각종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향상, 운영자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편성 등 철도가 친환경기술로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이뤄질 것이다. 철도의 고속화에 대한 요구는 증가하는 반면, 환경파괴에 대한 요구도 동시에 증가하기 때문에 친환경 기술의 개발은 매우 중요한 기술방향이 될 것이다.

-철도르네상스 실현을 위한 우리의 과제는.

고속철도 핵심기술의 지속적인 개발= 철도르네상스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기술의 도입만이 아니라, 국내의 기술로 우리 고속철도를 발전시키고 해외로 진출하는 전략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를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상당한 고속철도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핵심이 되는 기술을 찾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부상 열차와 바퀴식 고속열차 관련 핵심기술을 발굴·발전시킴으로서 미래 고속철도 수요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철도기술=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철도는 수송능력 대비 에너지 소모율이 제일 작지만, 향후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에 대비해 에너지 소비를 더 낮출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절실하다.

다른 교통수단과의 경쟁= 철도는 다른 교통수단과의 경쟁을 위해 지속적 교통연계체계 개발 및 자동차의 Door to Door 기능과 같은 장점을 접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철도만이 갖고 있는 정시성, 접근편의성 등 고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여행시간을 단축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철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정책적 접근= 철도는 네트워크가 생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의 장·단점을 고려한 종합적인 교통체계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시켜 나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기철도인 및 당국, 본지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 철도가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교통체계인 것은 알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는 도로 중심 교통체계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고유가시대와 온실가스 감축 규제를 대비해 철도 중심 교통체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철도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인들의 개방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에 만족하고 유지하려는 노력만으로는 기술은 정체되고 철도의 발전이 없다는 것은 지난 100년의 철도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운영기관의 민영화나 다른 기술개발 분야와의 교류, 글로벌화 트렌드로 개방적이고 융합적인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학제간 혹은 기술간의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자세와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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