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들 모이다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들 모이다
  • 신선경 기자
  • 승인 2008.08.18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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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동호회] 한전 ‘야사모’

틀에 박힌 직장의 굴레를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들이 모여 지난 2001년 한전과 그룹사 직원들이 모여 결성한 ‘야사모(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야사모 회원들은 지난 7월 13일부터 일주일 간 한전아트센터에서 4번째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전국 산야를 누비며 일상에선 보기 힘든 야생화들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한전과 그룹사 직원들이 모여 야생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소중한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자 2001년 창단한 ‘야사모’.

야사모는 한전 본사를 비롯해 각 사업소 및 6개 발전사 직원, 퇴직자 등 동호회 회원만 1,2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야생화와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회원들은 점점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는 우리의 야생화를 한 장의 사진으로 영원히 남기고자 전국의 산야를 누비고 있다.

개인적으로 출사를 다니기도 하지만, 특히 매달 셋째주 토요일은 야생화가 있는 장소 정보를 회원들끼리 공유해 관심 있는 회원들이 모여 함께 출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직급 떠나 ‘야생화와 사진’ 애호가

‘야사모’는 류만선 회장(한전 성서지점 요금관리 팀장)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다. 오로지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한 장의 사진으로 담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인 회원들은 동호회 모임에서만은 소속된 회사나 직급은 던져버리고 같은 취미를 가진 선후배, 친구로서 대하고 있다.

마침 기자가 동호회 회원들을 만난 날은 제4회 야사모 사진전시회가 오픈하던 날이었다. 전시회가 열린 한전프라자 갤러리에서는 야생화의 사진만으로도 야생화들의 아름다움과 향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름도 모르는 생소한 야생화들의 아름다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은근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느껴졌다.

전국에 뿔뿔이 떨어져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다함께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지난 5월부터 회원들에게 사진 공모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온라인을 통해 회원들끼리 서로의 작품에 대해 평가하고 심사해 출품작을 결정했다. 벌써 네번째를 맞은 전시회여서 그런지 회원들은 이전보다 조금은 여유롭고 빈틈없이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회원들 간의 호칭이었다. 회사에서의 직책이 동호회에서도 호칭으로 연결되는 것이 보통인 대부분의 동호회들과는 달리 야사모 회원들은 서로 “OOO님”으로 불러 인상적이었다.

임충환 총무는 “야사모는 직군이나 직급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며 “그저 사진과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라 좋다”고 말했다.

이날 간단한 오픈식 행사를 마친 회원들은 이어서 각자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70여점의 작품이 걸린 전시장에서는 각자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다른 회원들의 질문이 쏟아지는 등 ‘야생화와 사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 시간만은 회원들 모두가 그 언제보다도 진지한 표정이 역력했다. 회원들은 아마추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한 촬영 능력과 야생화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다.

2003년부터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는 류 회장은 “5~6년을 야생화 사진만 찍다보니 사진 실력은 당연히 늘 수밖에 없었다. 내가 찍은 야생화의 종을 알아보게 되고 온라인상으로 회원 간에 정보를 공유하다보니 야생화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하동지점 근무 시절 우연히 지리산을 갔다가 예쁜 꽃들을 보는 순간 혼자보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워 사진기를 사게 됐다는 류 회장.

2003년 처음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무조건 꽃이면 다 찍었다는 류 회장은 야생화 종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새로운 야생화들을 찾아다니면서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는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찾아다니는 재미’-야사모 활동의 매력

겨울인 12월과 1월을 제외한 매월 셋째주 토요일은 어김없이 출사를 나가는 야사모 회원들. 유난히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을 곳에만 피어있는 야생화들 때문에 높은 산 위주로 출사를 나간다. 또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각 지역 회원들끼리 야생화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임충환 총무는 “꽃을 찍을 기회는 일반적으로 봄뿐이다. 하지만 마니아들은 오지를 찾아다니며 햇빛을 따라 오로지 감으로 야생화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야생화를 보면 캐가는 사람들이 많아 동호회 회원들 외에는 사진을 찍은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지 않는다는 회원들은 올해 본 야생화가 다음해에 갔을 때도 그 자리에 그대로 피어있을 때 가장 반갑고 기쁘다고 했다. 

2년 전부터 야사모를 이끌어오고 있는 류 회장은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많아져 이제는 집 옥상에 야생화를 분양받아 기르고 있다고 한다.

야사모 활동을 하면서 야생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부쩍 많아진 대부분의 회원들은 각자 야생화를 분양받아 기르기도 하고 있다.

그는 “야생화를 분양해 정성들여 키우고 있지만 사람손으로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며 “야생화는 산에서 자라도록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임 총무는 야사모 활동의 매력 중 하나는 오지까지도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점이 힘들어서인지 동호회에 등록된 회원은 1200명이 넘지만, 실제 활동 회원은 몇 명되지 않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토로하며 앞으로는 지금보다 좀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사모는 2001년 12월 결성된 동호회로 현재 12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한전과 사업소, 6개 발전사 직원 및 퇴직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 야사모는 사라져가는 야생화들을 찾아 사진으로나마 영원히 남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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