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메이저 퀸 박인비
최연소 메이저 퀸 박인비
  • EPJ
  • 승인 2008.08.14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프칼럼]

골프는 사회가 안정되고 주위 분위기가 좋아야 멋진 경기를 볼 수 있고, 플레이가 잘 풀린다. 요즘처럼 사회가 어수선하고 촛불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모두가 우울한 분위기가 쌓여있다. 이런 상황을 일시에 확 바꾸어주는 쾌거가 날아왔다. 바로 우리나라 만 19세 박인비 양이 U.S오픈에서 9언더파로 같은 조에서 선두를 지켜오던 43세의 베테랑 선수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을 제치고 역전하여 4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하여, 우울한 한국에 승전보를 보내왔다. 얼마나 기쁘고 마음속이 상쾌한지 TV중계를 보면서 손뼉을 치고 뛰고싶은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10년 전에 박세리의 우승 모습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박세리 키드" 박인비(20)가 미국 여자프로(L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냈다. 박인비는 6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에디나 인터라켄 골프장(파73, 6천789야드)에서 열린 제63회 U.S여자 오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시속 32km 강풍 속에서도 2언더파 71타를 쳐 총 합계 9언더파 283타로 역전승을 거뒀다.

만 20세 미만(19세 11개월)으로 대회 첫 우승자인 박인비는 지난 98년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우승하며 우리를 감격하게 했고, 2005년 김주연이 72번째 홀에서 환상의 벙커샷 버디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이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한국인 우승자로 기록하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메이저 대회 U.S여자 오픈 최연소 우승자 기록은 당시 20세인 박세리 선수가 가지고 있었다. 이 기록을 또다시 우리나라 선수가 갱신한 것이다. 여기에 더욱 기쁨을 더한 것은 다른 한국선수들도 잘 해냈다. 김인경(하나금융)과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LG전자)이 4언더파로 공동 3위를 했고 또 한편 김미현(KTF)이 3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톱10안에 모두 4명이 포진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여 이번이 마지막 출전이 된 소렌스탐(스웨덴)은 3오버파 24위에 그쳤지만 마직막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멋진 휘날레는 감동적이었다.

스포츠 외교의 효과를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90년도에 유럽(스페인과 포르투갈) 마드리드시와 리스본에서 세계 배구 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한국 청소년(20세 미만) 배구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나타내고 남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는데 우리는 최근에야 스포츠 중계TV가 설치되었으나, 유럽은 24시간 스포츠 중계방송이 전 유럽과 세계 각국에 송신되고 있었다. 결승리그까지 일주일간 매일 방송이 꼬레아(COREA)를 외쳐대니 꼬레아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여기에 재미있는 것은 꼬레아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쇄도했으며 20개국 대사들이 한국대사 만찬 초청예약이 넘쳐나서 대사관 관계자가 매우 바뻐서 즐거운 비명이었다. 당시 "표"대사님은 선수단을 초청하여 크게 만찬을 열어서 축하해주시면서 외교관생활 20년동안 강대국 대사들이 줄지어 초청해온 일은 처음이라고 술회했다. 

스포츠 외교가 수백명의 외교관 활동을 능가하고 남는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1997년말 IMF경제위기로 침체해있던 한국사람들의 사기를 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으로 희망의 새바람을 일으켰던 것을 기억한다.

오늘날 어지러운 촛불시위 쇠고기 파동으로 경제위기를 박인비 양의 신바람으로 깨끗이 날려보았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