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공
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공
  • 최옥 기자
  • 승인 2008.08.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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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미래 무한에너지 ‘인공태양’ 불씨를 틔우다

7월 15일 우리나라 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가 최초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했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KSTAR의 각 세부장치가 안정적으로 작동됨을 확인한 역사적 순간이다. KSTAR가 최초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함에 따라 고유가 시대에 차세대 청정·무한에너지로 기대되는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고체, 액체, 기체 다음 물질의 네 번째 상태로 불리는 플라즈마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기체보다도 훨씬 자유로운 상태를 뜻한다.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토카막 장치(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핵융합장치)로, 우리나라는 2007년까지 세계 최초로 초전도자석 시스템으로 구동되는 차세대 핵융합연구장치를 국내기술로 개발·제작·설치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KSTAR를 약 12년 만에 개발·제작해 지난해 9월 완공했으며 본격적인 운전단계에 들어가기 위해 그간 종합 시운전을 수행해왔다.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위한 종합 시운전은 ▲진공 시운전 ▲극저온냉각 시운전 ▲초전도자석 시운전 ▲플라즈마 발생 시운전 등 4단계에 걸쳐 수행됐다.

세계적으로는 초전도 자석의 극저온 냉각과정에서 누설 등으로 시운전이 지연되거나, 최초 플라즈마 발생 달성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각 시운전 단계에서 장치의 성능을 저해하는 심각한 누설이나 결함 없이 단 한 번의 시도로 종합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림1> 토카막 원리


당초 KSTAR 최초 플라즈마 목표는 1.5테슬라 자기장, 100kA 플라즈마 전류, 100ms(0.1초). 이는 플라즈마 전류세기 100kA, 플라즈마 지속시간 100ms의 ITER 기준과 동일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플라즈마 전류 133kA, 플라즈마 지속시간 249ms를 발생하는 등 당초 예상 목표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얻었다. 

최초 플라즈마는 6월 13일 플라즈마 전류 107kA, 유지시간 210ms였다. 최고 전류 플라즈마는 플라즈마 전류 133kA로 6월 26일 달성했다. 최장 플라즈마는 플라즈마 유지시간 389ms, 124kA 이상으로 6월 30일 달성했다.

<그림2> 플라즈마 발생 시운전 그래프


이번 KSTAR의 플라즈마 최초 발생은 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과 함께 수행하고 있는 ITER의 설계와 동일한 사양의 초전도 재료인 Nb3Sn(니오븀 주석합금)을 세계 최초로 사용한 핵융합 연구장치의 운전 성공사례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시운전 성공으로 KSTAR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를 사용하는 ITER의 성공 가능성도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서 본격적인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이번 KSTAR 종합 시운전에서는 미국, 일본, 러시아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의 소속인 약 24명의 해외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KSTAR 종합시운전 4단계 과정에 외국 전문가가 함께 참가함으로써 KSTAR 기본 성능에 대한 국제적 신인도를 제고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는 7월 15일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번 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공은 우리나라가 세계 핵융합 연구의 주도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또 종합 시운전에서는 기존의 장치와 달리 전자기파를 이용해 투입되는 수소가스를 먼저 이온화 시키는 방법을 사용, 플라즈마 발생률을 높이는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기도 했다.

<표> KSTAR 종합 시운전 단계별 일정


한편 교과부는 KSTAR의 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과에 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 김정구 한국물리학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KSTAR 플라즈마 검증 위원회’를 구성해 3차례에 걸쳐 현장에서 직접  플라즈마 달성 과정과 성능에 관한 검증을 수행했다.

상용핵융합로 건설 핵심기술 개발 ‘첫발’

검증위 위원장인 김정구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검증위는 3차에 걸친 현장 검증활동을 거쳐 KSTAR 장치 완공 이후 시운전 과정에서 최초 플라즈마의 목표인 자기장 1.5T, 플라즈마 전류 100kA, 펄스폭 100ms를 상회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재현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이번 최초 플라즈마 발생으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기반이 마련됐고, 초전도 자석을 사용함으로써 고성능 플라즈마를 장시간 발생시킬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국희 교과부 핵융합연구과장은 “KSTAR가 우수한 성능을 보이며 초기 운영단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향후 국제 공동연구의 중심장치로 운영, 단계별 목표에 따라 초전도 토카막 운전기술 확보를 시작으로 고성능 장시간 운전기술 등 상용핵융합로 건설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향후 KSTAR 운영 계획과 관련, 2012년까지 초전도 토카막 운전기술을 확보하고, 2017년까지는 2단계로 100초 이상의 장시간 운전기술을 확보 해 ITER 건설 완공 전 Pilot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3단계로는 2022년까지 300초 이상의 장시간 운전기술을 확보하는 등 고성능 AT 운전기술을 완료하고 마지막 4단계로는 2025년까지 DEMO 선행기술 시험을 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교과부는 7월 15일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박종구 제2차관을 비롯해 유희열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및 핵융합 관련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STAR 최초 플라즈마 발생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최초 플라즈마 발생을 공식 발표하고 KSTAR 최초 플라즈마 시연회 등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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