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공에 스트레스도 함께 실어 날린다
배구공에 스트레스도 함께 실어 날린다
  • 신선경 기자
  • 승인 2008.07.11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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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동서발전 호남화력 배구동호회

“동호회 활동은 또 하나의 신명난 회사생활이라고 생각한다.”
호남화력 ‘배구동호회’ 회원들의 생각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면 어김없이 발전소 인근에 위치한 초등학교 체육관에 모여 배구경기를 즐기며, 배구공과 함께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버린다는 배구동호회 회원들을 만나봤다.

호남화력발전처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동호회로 꼽히는 ‘호남화력 배구동호회’.

호남화력 배구동호회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면 일찌감치 업무를 마치고 발전소 인근에 위치한 상암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 모여 정기모임을 갖고 2시간 동안 게임을 한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6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도 어김없이 회원들은 모임 장소에 모여 작업복을 벗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몸을 풀기 시작했다.

유난히 젊은 회원들이 많아 더욱 패기가 넘쳐 보이는 호남화력 배구동호회. 이 동호회는 이제 막 동호회에 가입해 배구를 처음 접해보는 신입회원들이 많은 편으로, 아직 배구가 서투른 후배들은 프로급 실력을 가진 선배회원들에게 배구 지도를 받기도 하며 연습에 열심이었다.

이날 먼저 체육관에 도착한 회원들이 약 30여 분 간 몸 풀기 운동을 하고 있을 즈음 근무를 마친 회원들이 한사람 한사람씩 모이고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됐다.  

이날은 특히 오후에 회사 내부행사인 ‘비타민대회’가 있어 회원들은 이미 배구를 한 게임하고 왔기 때문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 지 솔직히 조금은 걱정이 됐다. 하지만 회원들은 기자의 이런 걱정과는 반대로 지친 기색 하나 없이 게임준비를 하고 2시간 내내 3게임을 패기 넘치게 이끌었다.
 
아마추어 실력에서 지역대회 우승까지

호남화력 배구동호회는 2001년 창단된 동호회로 처음에는 동호회 개념보다는 배구에 관심 있는 마음 맞는 직원들 몇몇이 모여 취미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입소문을 듣고 찾아 온 사람들, 기존 회원들의 권유로 한두 번 참가했다가 배구와 동호회 회원들의 매력에 ‘푹~’ 빠져 가입하게 된 사람들이 늘어 현재 호남화력과 협력사 직원들을 합쳐 54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현재 이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최성식 회장은 자신도 우연한 기회에 동호회를 알게 돼 배구를 시작해 지금은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동호회 활동에 열심이란다.

특별한 동호회 이름을 따로 정하지 않고 ‘호남화력 배구동호회’라고 부른다는 회원들은 지역민들이나 사람들에게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호남화력을 홍보하기 위해 이렇게 정했다고 했다.

선수출신이 아닌 그저 배구가 좋아 모인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처음에는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은 꿈이었고 출전한다 해도 예선에서 탈락하기 일쑤였다. 동호회 회원들의 예전 실력은 말 그대로 아마추어 수준.

하지만 정기적으로 모여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해 온 결과 이제는 지역대회에 출전해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며, 지난 2006년에는 여수시장배 직장인 배구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아직 전국대회에 나갈 수준은 못 미치지만 회사 내 속해 있는 아마추어 팀으로 지역대회에서 이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말했다. 

또한 꾸준히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지역 내 회사에 대한 홍보도 병행돼 회원들은 한사람 한사람이 ‘회사의 얼굴’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더욱 열심히 뛰게 된다고.

회원 간 끈끈한 공감대 형성
 
호남화력 배구동호회는 대·내외 사업소 홍보 및 밝고 명랑한 직장분위기 조성, 상호친목과 우의를 다지며 건강증진 및 건전한 여가생활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순권 총무는 “우리 동호회는 종종 지역대회 등에 참가하는 데 입상이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며 “회원들이 함께 대회를 치르며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수요일 저녁이면 교대근무 등으로 인한 야간 근무자들을 제외하고 회원들 중 20~30여명은 무슨 일이 있어도 뭉쳐 함께 땀 흘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한바탕 게임을 즐긴다.    

회원들은 게임을 하는 동안만은 사내에서 업무적으로 대할 때와는 또 다른 끈끈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것이 대회에 나가면 팀웍으로 연결돼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밑바탕이 된다고 한다.  

백봉흠 사무장은 “대회가 있을 때는 주말에도 모여 연습을 하고 오늘처럼 퇴근시간 이후 활동을 해야하다보니 회원들 모두가 동호회에 대한 강한 소속감이나 끈끈한 정이 없으면 활동하기 힘든 동호회”라고 말했다.

동호회 일원으로서 다른 회원들처럼 열심히 해야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그러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다는 최 회장은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활동해주는 회원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대회 참가로 친목 도모

호남화력 배구동호회는 창단 후 지금까지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이 때문인지 점점 회원들의 실력도 향상해 최근에는 지역대회에 출전해 입상을 하는 등 성적도 꽤 좋은 편이라고.

올해만 해도 배구동호회는 지난 4월 제6회 국민생활체육 여수시 연합회장배 배구대회와 지난달 열린 제7회 여수시 생활체육배 배구대회에서 8강에 입상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강 총무는 “올해 여수시장배 직장인 배구대회와 제39회 전남·광주 거북선기 배구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라며 “이들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회원들은 대회를 한 번씩 참가할 때마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배구를 하며 힘들 때나 승리의 기쁨, 패배했을 때 마음을 회원들 모두가 함께 나누며 점점 서로에 대한 끈끈한 우정은 더 깊어졌다고.

정기모임을 끝내고 모임에 참석한 모든 회원들은 늦은 저녁식사와 함께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화기애애한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만큼은 회원들 모두가 상사와 부하직원이기에 앞서 배구를 좋아하고 동호회 활동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두 잔의 술잔이 돌고 약간의 술기운으로 기분 좋은 마음, 경기 중 아쉬웠던 장면이나 즐거웠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평소 나누지 못했던 가슴 속 깊은 이야기도 오고 간다.

저녁식사 자리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백 총무는 술을 마신 회원들에게 갑자기 “음주단속에 안 걸리는 방법들 아시죠? 걸리면 바로 회원자격 박탈입니다”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의아해했던 기자는 잠시 후 그 말의 뜻을 알게 됐다.‘호남화력 배구동호회’ 회원으로서 회사와 동호회의 명예를 걸고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경고다. 동호회 회원들에게 음주단속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란 바로 대리운전을 부르는 것이었다. 

술을 한잔이라도 마신 회원들은 일제히 대리운전 전화를 하고 또다시 가벼운 농담과 함께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일주일 간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그 자리에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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