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안정적 확보 방안을 찾아라
‘우라늄’ 안정적 확보 방안을 찾아라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8.05.0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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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발전용 연료 안정적 수급 방안과 전망② 우라늄

발전용 유연탄의 국제가격이 폭등 수준으로 치솟아 국내 발전회사가 연료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비용의 60~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발전회사의 상황을 감안할 때 발전용 연료의 가격 상승은 발전원가의 상승을 초래하고 결국 회사의 경영악화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발전용 연료의 수급 불안정은 자칫 최악의 경우 전력생산에 차질을 빚게 해 안정적 전력수급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국가 경제활동과 국민생활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에 국내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담당하고 있는 6개 발전회사의 연료수급 방안과 향후 전망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편집자 주>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의 국제가격은 발전용 유연탄의 가격 상승에 비해 비교적 안정화 추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수급 불안정에 대비해 안정적 물량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은 고품질 연료의 ‘안정적·경제적 공급’이라는 연료조달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첫째, 공급원 다원화 및 비축연료 확보, 장기계약의 적극 활용을 통한 안정적 확보, 둘째, 시장리스크 분산 및 물량선택권 활용, 계약형태 다양화를 통한 경제성 제고, 셋째, 제작 품질 확보 및 상주검사 강화, 개량연료 기술개발 지속을 통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원전연료 주기별 수급 현황 및 전망

원전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은 채광, 정련, 변환, 농축 및 성형가공 등 일련의 가공 과정을 거쳐 원전에 사용 가능한 형태인 연료집합체로 제작된다. 원전연료는 원자로에 장전돼 경수로의 경우 3~5년, 중수로의 경우 1년 동안 연소되며, 연소 후 인출된 사용후 연료는 장기간 냉각 후 영구처분하거나 재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우라늄 원광의 채광으로부터 가공된 원전연료를 원자로에 장전하기까지의 과정을 ‘선행 원전연료주기‘, 원자로에서 연소 후 인출된 사용후연료를 소외저장시설이나 재처리시설로 수송, 최종 처분하기까지의 과정을 ‘후행 원전연료주기’라 한다.

우라늄 정광
노천광상(Open Pit)이나 지하광상(Underground Mine)에서 채광한 우라늄은 정련공장에서 분쇄, 여과 및 화학적 과정을 통해 추출된다. 한편 최근에는 채광비의 절감 및 환경보전을 위해 광산 내에 침출액을 주입해 우라늄을 용해시켜 회수하는 침출방법(In-Situ Leach)을 이용하기도 한다. 정련공장에서 최종 생산되는 우라늄 정광(U3O8)은 질량비로 약 85%의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충청도 일대에서 우라늄 광석의 매장이 확인됐지만 품위가 낮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어 현재 정광 소요량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세계 우라늄 확인매장량은 약 475만톤U으로 세계 연간 소요량 약 6.5만톤U 을 고려할 때 향후 약 70년간 사용 가능한 양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확인매장량과는 별개로 전 세계 원전 사용량의 약 150년분에 해당되는 979만톤U의 추정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각 속 인산염과 바닷물 속에 각각 340년분, 6만년 간 사용가능한 많은 양의 우라늄이 존재하고 있다.

2006년 전 세계 연간 우라늄 정광 소요량은 약 6.5만톤U이었으나 생산량은 전 세계 소요량의 약 67%인 4.4만톤으로 약 2만톤 정도가 부족하게 생산되었지만 우라늄 광산 생산량 외에도 각국 정부, 전력사 또는 원전연료 주기시설 운영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라늄 재고 등으로 충당했다.

또한 냉전 종식 후 미국 및 러시아의 핵무기 해체에 따른 고농축 우라늄(HEU)의 희석 사용 및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해 회수한 우라늄, 플루토늄의 사용 등이 또 다른 우라늄 제2공급원(Secondary Supplies)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수요량 대비 부족한 생산량을 보충해 수급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라늄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재편되고, 특히 각국 우라늄 재고량이 2006년 전후로 소진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수급 불안정이 우려된다. 그러나 현재 개발되고 있는 신규 우라늄광산이 생산을 개시하는 2010년대 초반 이후는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70년도 2차에 걸친 유류 파동 이후 원전건설 붐으로 인해 우라늄 가격이 파운드당 최고 43불까지 상승했으나 1979년 TMI 사고 및 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따른 원전건설 계획 취소로 가격은 파운드당 20불 이하로 하락하게 된다. 이후 90년대 구소련 붕괴에 따른 재고 우라늄 및 고농축우라늄 희석분의 시장유입에 따라 2002년 말까지 파운드당 10불이하의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발생된 광산 생산중단, 미국 달러화 약세에 따른 우라늄 생산국의 수출 생산성 약화 및 신규 개발 중이던 캐나다 Cigar Lake 광산 침수사고, 그리고 헷지펀드의 시장교란 등으로 우라늄 가격이 2007년 6월 파운드당 최고 136불까지 상승한 이후 2008년 초 현재 70~90불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원전건설 확대 계획 및 최근 가격상승에 의한 가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 신규광산 개발 및 기존광산 생산 증량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수급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라늄 변환역무(Conversion Services)
우라늄 원광에서 생산된 우라늄 정광(U3O8)의 U235 존재비는 0.71%이나 천연우라늄을 경수로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U235 존재비를 3~5%로 높이는 농축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우라늄 정광을 농축할 수 있도록 육불화우라늄(UF6) 형태로 만드는 공정, 중수로용 연료의 경우에는 정광(U3O8)을 바로 성형가공할 수 있는 UO2 분말로 만드는 공정을 변환이라 한다.

경수로 변환역무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및 러시아의 5개 상용시설에서 공급하고 있으며, 2006년도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4만7천톤으로 수요량인 6만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부족분은 각 전력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과 핵무기 해체에 따른 고농축우라늄(HEU)의 희석 공급 등의 2차공급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WNA 등 전문정보지에서는 향후 경수로 변환역무 수요량은 점차 증가해 2020년에는 현재보다 약 30%증가한 7.7만톤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경수로 변환역무 시장가격은 1992년 말 美 Sequoyah Fuel 변환공장 폐쇄로 인한 공급용량 감소로 96년 kg당 6불까지 상승했다. 이후 영국, 프랑스 등 변환공장 용량 증가와 러시아 핵무기 해체 고농축 희석우라늄의 시장 유입에 따라 2000년 중반에는 최저 2.3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2003년 12월 미국 ConverDyn사 가스 누출 사고 등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변환 가격이 급등해 최근 북미지역은 kg당 9달러, 유럽지역은 1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노후화된 변환시설 대체 및 신규시설 건설에 따른 투자비 소요로 향후 당분간 변환가격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라늄 농축역무(Enrichment Services)
천연 우라늄에는 세 가지 동위원소가 존재하며 그 조성비는 U234 0.0054%, U235 0.71%, U238 99.28%이다. 농축이란 U235의 함유량을 높이는 공정을 말한다.

경수로용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농축이 필요한데 이는 U235만이 핵분열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원자로 내에 지속적인 핵분열반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U235의 농축도가 3~5% 정도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라늄 농축기술은 고도의 기술과 자본을 필요로 하며 현재까지 가스확산법, 원심분리법, 노즐분리법, 화학교환법, 레이저법 등이 개발됐지만 이중 가스확산법과 원심분리법이 상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농축단위는 SWU(Separative Work Unit : 농축역무 단위)라는 특수단위를 사용하는데 일종의 에너지 단위로 농축도가 높을수록 소위 SWU가 지수적으로 증가하며 1,000MW급 발전소 1기당 연간 약 10만SWU가 소요된다. 현재 전 세계 시설용량은 5.1만톤SWU로 소요량 4.5만톤SWU를 초과하는 상태이다.

향후 세계의 농축소요량은 2010년 5만톤SWU, 2020년 6.1만톤SWU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러시아 핵무기 해체에 따른 고농축우라늄(HEU)의 희석공급, 재처리 회수 우라늄, 플루토늄의 사용 등의 우라늄 제2공급원 시장진입과 원심분리 농축공장 미국 내 건설 진행, USEC사의 미국 원심분리 신규 농축공장의 건설 추진, 프랑스 COGEMA사의 원심분리공장 건설, GE-Hitachi사의 레이저 농축공장 건설 추진, 그리고 이에 따른 가스확산법을 사용하는 구형 공장의 점진적인 폐쇄 등은 수요와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불확실한 시장 환경과 노후 농축시설을 대체할 신규시설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비 등으로 2010년대 중반까지는 농축역무 시장가격의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신규시설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농축역무 가격의 안정세가 예상된다.

성형가공
경수로연료의 경우 농축된 UF6를 이산화우라늄(UO2) 분말로 재변환시킨 후 펠렛(pellet) 형태의 소결체를 만들고, 펠렛을 장입한 지르칼로이 연료봉을 지지격자 및 골격체를 사용해 연료집합체로 조립하는 과정을 성형가공이라 한다.

현재 전 세계의 성형가공 소요량은 경수로 원전연료의 경우 약 7400톤U, 중수로 원전연료는 2,000~3,000톤U 수준이며, 대부분의 원전 보유국들은 자국 소요량은 자체 공급하고 있다.

대형 공급사들의 고성능연료 개발 등으로 전 세계 성형가공 연간 소요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전 세계 생산용량은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여건 하에서 기존의 대규모 연료공급사들은 신제품 개발, 상호 기업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표1> 세계 경수로성형가공역무 수급 전망                             (단위: 톤U)

구 분

2006년

2008년

2010년

2015년

2020년

수 요

7,350

7,450

7,550

7,700

8,900

설비용량

10,060

10,060

10,060

10,060

10,060

잉 여 량

+2,710

+2,610

+2,510

+2,360

+1,160

※ 대부분의 원전 보유국은 자국 내 성형가공 설비 보유, 자체 조달

<표2> 세계 성형가공 시설용량 (출처: 2007 WNA - The Global Nuclear Fuel Market)

구 분

국 명

회 사 명

생산능력(톤U/년)

경수로

미 국 外

한 국

WH사 등

KNFC사

9,660

400

소 계

-

10,060

중수로

캐나다 外

한 국

CGE사 등

KNFC사

3,650

400

소 계

-

4,050

■ 국내 원전연료 확보 대책

연료 수급과정상 문제발생 대비 적정물량 비축이 기본목표
한수원은 각 제조과정(정광, 변환, 농축, 성형가공)별로 구분해 확보하고 있으며, 발전소별 소요물량 및 소요시기를 고려해 적절한 양의 우라늄정광을 소요시점에서 구입하고 이를 변환, 농축 및 성형가공 역무를 통해 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다.

원전연료의 확보는 효율적·경제적·장기 안정적 조달, 기술개발을 통한 연료의 안전성 확보 그리고 국제자원 파동이나 연료의 수급과정상의 문제발생 등에 대비한 적정물량을 비축하는 것을 기본목표로 하고 있다.

우라늄 정광
2008년 1월 현재 국내에는 경수로 16기, 중수로 4기(총 설비용량 17,716MWe)가 운전되고 있으며 이에 소요되는 정광(연간 약 4000톤U3O8) 전량을 외국에서 도입하고 있다.

한수원은 2010년 초반까지 필요한 우라늄 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정광 소요 2~4년 전 계약 추진, 국제일반경쟁입찰 및 시장여건에 따른 현물 구매의 탄력적 운용, 기존 가격이 유리한 장기계약의 최대 물량 증량 및 분산구매, 중·장기계약의 공급원 다원화, 적정 비축물량 확보 등 다양한 확보전략으로 소요 물량의 안정적·경제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변환역무
변환 역무의 경우 국내 소요량 전량을 해외에서 도입하고 있다. 중수로용 변환역무는 캐나다 CAMECO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경수로용 변환역무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및 러시아 등으로 도입선을 다원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소요량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변환 역무는 중기 계약을 통한 기저물량 확보로 시장위험 최소화 및 필요시 현물 적정 구매 등을 통해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축역무
국내 원전에 소요되는 농축역무 역시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5~10년 단위의 계약기간으로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영국, 프랑스 및 러시아 등으로부터 소요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수원은 우라늄 농축역무 계약과 더불어 농축우라늄의 구매 병행 추진 및 장기 계약 위주로 시장위험을 최소화하며 공급선 다원화를 통해 안정적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성형가공
국내 경·중수로 성형가공 연간 공급용량은 경·중수로용 각각 400톤U으로 국내 원전연료 소요량 전량을 한전원자력연료(주)에서 공급하고 있다. 또한 2008년 말까지 연산 400톤 규모의 경수로연료 공장을 600톤U 규모로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2010년대 중반까지 국내 소요량 전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적기 생산용량 증설 유도 및 생산품질 향상을 통해 고품질의 연료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장·단기 기술개발정책을 지속적 추진하고 있으며 개량연료 개발을 통한 연료비 인하, 원전연료부품 국산화를 통한 제조원가 절감 등으로 경제적이고 성능이 향상된 원전연료 조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해외 우라늄광 개발사업 추진현황 및 향후 추진계획

해외 우라늄광 개발사업 지속적으로 추진 계획

한수원은 우라늄의 장기 안정적인 확보 및 해외우라늄 자주개발을 위해 정부, 한전 등과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해외 우라늄광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력그룹사간 유기적인 협조와 상호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2007년 8월 한전이 주도하고 한수원, 한전원자력연료가 참여한 ‘전력그룹사 해외 우라늄 개발협의회’가 구성돼 운영 중이며, 그 결과 한전 등 국내외 업체와 올해 1월 캐나다 Waterbury Lake 우라늄 탐사사업에 참여해 탐사 중에 있다.

Waterbury Lake는 캐나다 우라늄광 집중 부존지역인 사스카치완주 아타바스카 분지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다량의 매장량이 확인된 Midwest 광산과 인접해 우라늄 부존 가능성이 높은 광구로 꼽히고 있다.

한수원은 현재 캐나다, 미국, 카자흐스탄, 슬로바키아 등 우라늄광 개발사업을 위해 한전, 광진공 등과 현지실사 및 사업성 검토를 추진 중에 있으며, 앞으로도 한전 등 국내 관련기관과 공동으로 우라늄광 탐사 프로젝트 참여, 광산 지분 및 광산회사 지분인수 등 다양한 형태로 해외 우라늄광 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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