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에너지 정책과 정합성 부족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에너지 정책과 정합성 부족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05.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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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프란치스코회관서 공개토론회 열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추가적 논의 필요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문재인 정부 집권 2년차인 올해는 한국의 에너지 기후정책에서도 중요한 한 해다. 현 정부가 선언한 에너지전환 정책이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작업을 통해 방향성과 구체적 내용을 모두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두 계획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부진하고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계획에는 이미 쟁점이 되고 있는 탈원전·탈석탄 계획 등 전력계획 이외에도 ▲국내 에너지 수요 전망과 수요관리 계획 ▲에너지 믹스와 지역분권화 ▲향후 에너지 체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쟁점이 숨어 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에너지정의행동 등 8개의 에너지·기후운동단체들은 지난 1년간 진행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기후·에너지 계획이 어떻게 수립돼야 하는지에 대한 시민사회의 입장을 밝히고 토론했다.

토론회는 ‘시민사회에서 바라본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5월 10일 서울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이 의욕적인 목표로 평가하기 어려우며 그간 쟁점이 된 기후정책과 에너지정책 사이의 정합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남북 에너지협력 등 외부환경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말로 잡혀 있는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절차가 끝난 이후에도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

올해 10월 온난화 방지 특별보고서 발표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은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파리협정 이행에 충분한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로드맵에 대한 보완방향을 제안했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규범인 파리협정에선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산업화 이전 대비 2°C 보다 훨씬 낮게 억제하고 1.5°C까지 제한하도록 노력한다는 온도 목표를 명시했다.

올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1.5°C 온난화 방지에 관한 특별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공평성·의욕성을 기준으로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적합한지 국제적 차원의 평가와 압박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온실가스를 배출 전망치 대비 37% 감축하겠다는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해 정부는 의욕적이라고 설명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부정적 평가가 제기돼 왔다.

이지언 국장은 ▲한국의 목표가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정하고 의욕적인지에 대한 평가 ▲기준년도 대비 감축목표 기준과 2020년 이전 배출정점 설정 ▲국내 우선의 저탄소 전환 이행 원칙 ▲발전·산업·교통·건물 등 주요 부문의 적극적이고 균형적 감축정책 마련 ▲에너지전환 정책의 후퇴 금지 ▲2020년 전까지 사회적 의견수렴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재보완 등을 제안했다.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문재인 정부 1년, 에너지정책 평가’ 발제를 맡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아직도 완료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등 행정계획 수립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간 논란이 됐던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 정책도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행사에서 밝힌 영덕·삼척 등 신규 원자력발전소 백지화나 월성 1호기 폐쇄 선언도 아직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이헌석 대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원자력발전소가 늘어나고 ▲파이로 프로세싱 등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연구 ▲원자력발전소 수출정책 등도 계속 추진 중”이라며 탈원전 정책이란 표현조차 시민사회의 탈원전 정책과 이름만 비슷할 뿐 다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탈원전·탈석탄 등 분명한 명칭을 갖기 위해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정책 실행(CVIP)이 필수적”이라며 “행정계획이 아닌 법률 등 강제수단을 통해 이를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장

2020년 새로운 감축목표 제시해야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장은 ‘기후정책과 에너지정책의 정합성 강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 발표에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기후정책 사이의 체계적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재각 소장은 “구조적으로 기후변화에너지부 신설과 같은 제도·조직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정의 원칙에 부합하는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수요관리와 에너지원 믹스 변화 등을 추구하도록 에너지정책을 기후정책에 순응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수준에서 일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교통·건물 등의 전반에서 구조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재각 소장은 두 계획의 정합성 강화에서 숨겨진 쟁점으로 계획 기간 불일치 문제를 지적했다.

자칫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2040년 목표 기간과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의 2030년 목표기간이 엇박자를 나타낼 수 있다. 특히 2020년 한국 정부는 새로운 감축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한재각 소장은 “현재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보완 과정과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050년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도달하는 에너지·배출 경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2030년과 2040년 목표들을 설정해야 한다”며 “현재 공표된 2030년 목표배출량 5억3,600만톤보다 더 낮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공개토론회를 통해 제시된 시민사회 입장들은 향후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보완과 이후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관련 논의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5월 10일 서울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공개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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