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 184억 탈황폐수 처리 설비 ‘유명무실’
중부발전 184억 탈황폐수 처리 설비 ‘유명무실’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05.09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계상 처리기준 미달·스케일 과다 발생
연간 스케일 제거비용 6억원 소요 추정
▲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부산 남구갑)

[일렉트릭파워 배상훈 기자]한국중부발전 신보령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탈황폐수·중수도 농축수를 수질기준에 적합하도록 처리하기 위해 설치한 총질소제거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훈 의원실에서 중부발전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신보령발전 총질소제거설비 폐수 처리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말 설비준공 이후 올해 3월까지 4개월간 탈황폐수 평균 시간당 처리량은 A트레인 4.3m³/h, B트레인 2.1m³/h다. 이는 설계상 처리 기준인 20m³/h에 비해 각각 22%와 10%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 4개월 간 단 한번도 유입된 폐수를 설계 기준만큼 처리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입된 폐수의 월별 평균 시간당 처리량을 살펴보면 올해 1월의 경우 A트레인 4m³/h, B트레인 1m³/h로 설계상 처리 기준의 20%와 5%밖에 되지 않았다.

처리량이 가장 높은 3월에도 A트레인은 설계 기준 70%인 14m³/h, B트레인 역시 설계 기준 60%인 12m³/h에 그쳤다.

김정훈 의원은 “신보령화력발전소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가 설계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부발전 신보령화력발전소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는 184억원이라는 비용을 들여 건설됐다.

성능 불량에 의해 슬러지 배출량 감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답변을 통해 ‘발전소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시간당 처리량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설계시 폐수 발생량 및 설비 경제성을 고려한 적정 규모의 설비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시간당 처리량에 따라 설비 전반의 규모와 투자비가 결정된다.

인수 시에는 계약서 등에 보증한 처리량을 만족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최종 설비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를 운영할 때에는 시간당 처리량이 성능규격 미충족 시 폐수 발생량 대비 폐수처리용량 부족으로 정상 폐수처리 운영이 불가하다.

중부발전은 신보령화력발전소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의 시간당 처리량이 설계상 처리 기준을 미충족하고 있는 사유에 대해 3차 증발기 후단의 원심탈수기 성능 불량에 의한 슬러지 배출량 감소를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동 답변대로라면 원심탈수기는 준공 다음날부터 성능이 불량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라며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처리량은 준공일 바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일부터 설계 처리 기준에 턱없이 모자란 5m³/h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보령화력발전소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의 경우 과도한 경질 스케일이 발생해 설비를 가동하지 않은 기간이 전체 절반이상이나 됐다. 이로 인해 동 설비의 탈황폐수 처리량이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발전 역시 총질소제거설비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인자는 증발농축계통 스케일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스케일 발생을 성능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스케일 제거작업 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 11월 30일~2018년 3월 31일까지 총 121일 중 A트레인은 23일, B트레인은 75일 스케일 제거작업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더욱이 경질 스케일이 너무 많이 발생해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A·B 트레인 모두 가동을 중단한 채 스케일 제거작업을 벌인 기간도 23일이나 됐다.

중부발전은 2개 트레인 모두 전면 세정을 한 사유에 대해 스케일 생성에 의한 처리량 저하 때문이라며 동 설비의 스케일 발생으로 인한 처리량 저하를 인정했다.

신보령발전에 설치된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는 최대 폐수 발생량 40m³/h를 처리하기 위해 20m³/h×2 트레인으로 구성돼 있다.

그 이유는 동 설비의 경우 발전소 1·2호기 공용으로 사용되는 설비다. 1개 호기 계획예방정비시 1개 트레인을 정비하고 나머지 트레인을 운전함으로써 전체 운전불가에 의한 비정상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즉 2개 트레인 모두 가동하지 않은 채 23일이나 스케일 제거작업을 한 것 자체가 동 설비의 성능 문제를 단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경질 스케일,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아
중부발전은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공급자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준공 전 납품 받은 스케일 제거를 위한 특수공구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외부에 스케일 제거작업을 맡기고 있다.

이에 대해 중부발전은 ‘특수공구를 활용한 기계적 세정을 시행한 결과 연질 스케일은 제거가 가능했으나 경질 스케일은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음’이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스케일 제거용 특수공구 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내 스케일 제거과정에서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부발전이 제출한 신보령발전 스케일 제거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30일 준공 이후 올해 3월 31일까지 4개월간 총 2회 작업에 약 1억4,770만원이 소요됐다.

신보령발전 시운전 및 운전절차서 상 기계적 세정 주기 3개월 1회임을 감안하면 연간 전면 기계적 세정 비용은 5억8,480만원(두산중공업 1억4,620만원×4회)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는 두산중공업이 하자 보수 차원에서 단발성 세정 비용을 부담했지만 향후 중부발전이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3월부터 시작된 화학적 세정비용 연간 약 1,452만원을 더하면 5억9,932만원으로 약 6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보령화력발전소 설계수명 30년을 감안한다면 스케일 제거비용으로만 약 180억원이라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동 설비 제작비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 한국중부발전 보령 본사

설비 내 스케일 과다발생 예측 못해
중부발전은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내 스케일이 이처럼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부발전은 동 설비 설치와 관련한 경제성 검토시 스케일 제거작업 비용이 반영됐는지 여부에 대해 ‘반영되지 않음’이라고 답변했다. 즉 중부발전은 스케일 과다발생과 이로 인한 막대한 제거비용이 소요될지 몰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는 폐수 내 부유물질인 현탁성물질(SS) 제거공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처리용 탈수기 성능조차 불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발전은 동 설비 현탁성물질 제거공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처리용 탈수기 성능이 설계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성능 불량’이라고 답변했다.

실제 신보령발전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 설계 기준상 슬러지 처리량은 일일 6.39톤을 처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 처리량은 약 16%인 일일 1톤에 불과했다.

슬러지 처리용 탈수기 성능불량 사유에 대해 중부발전은 ‘탈수기 성능불량에 의한 배출폐수와 증발기 후단 원심탈수기 성능불량에 의한 배출폐수의 폐수저장조 재유입으로 총용존고형물(TDS) 과현탁성물질(SS)이 증가해 스케일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동 설비의 성능 불량을 인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의 성능상 문제점이 신보령화력발전소 뿐만 아니라 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보령화력발전소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는 2차례 인수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채 준공업무 부당 처리 등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때문에 감사원으로부터 관련 직원 3명에 대한 징계 요구와 설비 제작업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손해보전방안 마련을 지적받았다.

김정훈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감사원 감사 지적사항 외에도 보령화력발전소 역시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의 폐수 시간당 처리량이 설계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처리 과정에서 반드시 생성돼야 할 스케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었다. 즉 동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신보령화력발전소와 보령화력발전소에 성능 부족 등 문제의 탈황폐수 총질소제거설비를 공급한 업체가 동일 회사라는 것이다.

김정훈 의원은 “설비 전반의 규모와 최종 인수여부 및 정상 폐수처리 운영을 결정짓는 시간당 처리량이 설계상 처리 기준에 턱없이 미달되고 설비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인자인 스케일 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음에도 인수성능시험을 통과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훈 의원은 “중부발전이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폐수 처리설비의 성능 부족 등 문제점을 알면서도 이를 즉각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부도덕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부발전 발전소에서만 동일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설비에서 성능 저하가 계속 나온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감사원의 신속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