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미국의 세기 외 2권
폭력적인 미국의 세기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8.05.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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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인 미국의 세기
존 다우어 지음·정소영 옮김 / 창비 / 1만5,000원

미국은 세계의 경찰인가, 테러의 기폭제인가. 책 ‘패배를 껴안고’로 퓰리처상·전미도서상을 수상한 작가 존 다우어는 후자라고 단언한다.

신간 폭력적인 미국의 세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수행, 군사전략 수립에서 미국이 주도한 변화, 그로 인해 미국이 전 세계에 불러일으킨 혼돈·죽음·고통의 실체를 상세하게 그려 보인다.

역사학자 존 다우어는 미국이 자행한 엄청난 양의 폭력이 명백히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팍스 아메리카나에 대한 미국의 신념과 관계국의 신뢰를 실증적 자료를 토대로 하나하나 비판한다.

이 책은 지구상에서 가장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녔으면서도 적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공포를 부추기는 나라인 미국의 실체를 이해하는 필독서다.

최근 미국이 감행한 시리아 공습, 북핵에 대한 강압적 제재 등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의 대외관계가 종잡을 수 없는 광인의 행태가 아니라 미국이 지금껏 유지해온 군사전략 기조의 일부임을 이해할 수 있다.

자본주의: 유령 이야기
아룬다티 로이 지음·김지선 옮김 / 문학동네 / 1만3,800원

아룬다티 로이의 자본주의: 유령 이야기가 문학동네에서 번역 출간됐다.

1997년 첫 장편소설 작은 것들의 신으로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그는 오랜 시간 사회운동에 참여하며 조국 인도와 세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발언했다.

아룬다티 로이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잘못된 방향을 향해 가고 있으며 이를 민중운동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접 여러 현장을 발 벗고 찾아다니며 활발하게 조사와 취재를 한 끝에 결실을 맺은 이 책은 자본주의의 부조리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르포르타주다. 아룬다티 로이식 저널리즘의 장점이 잘 드러나 있다.

서늘하고 날카로운 문체 속에 스며있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은 이 글이 건조한 성격을 띠기 쉬운 논픽션이라는 사실을 순간순간 잊게 만든다.

그의 가차 없는 비판의 시선에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와 그라민 은행도 벗어날 수 없다. 심지어 기업형 출판사에서 인세를 받아 먹고사는 저자 자신도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모두 포위상태다.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
다비드 그로스만 지음·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1만3,800원

신간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에서 작가는 ‘도발레’라는 이름의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어 두 시간 남짓 펼쳐지는 그의 공연을 한 편의 소설로 그려낸다. 공연의 시작과 함께 소설이 시작되고 공연이 끝나며 소설도 마무리되는 것이다.

이처럼 독특하고 참신한 설정 속에서 그로스만은 시시때때로 농담을 섞어가며 도발레라는 한 인간의 평생을 지배한 고통의 근원을 집요하고 철저하게 파고든다. 그리고 이 개인의 비극에 유대인의 고통스러운 역사, 이스라엘 현실에 대한 풍자를 함께 녹여낸다. 결국 삶의 고통과 유머가 공존하는 희비극을 탄생시킨다.

2014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출간된 이 소설은 히브리어 전문 번역가인 제시카 코언의 번역으로 2016년 영미권에 출간됐다.

다비드 그로스만과 함께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공동 수상한 제시카 코언은 영국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자랐다. 그로스만의 전작 땅끝까지, 시간 밖으로 등을 포함한 이스라엘 현대문학을 영미권에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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