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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승운 휴먼컴퍼지트 대표이사]
“풍력 부품 제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숨통 틔운다”
국내 유일 풍력 블레이드 제조산업 버팀목
글로벌 수준 제조기술로 품질 경쟁력 확보
2018년 04월 04일 (수) 01:18:28 박윤석 기자 pys@epj.co.kr
   
  ▲ 양승운 휴먼컴퍼지트 대표이사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국내 유일의 풍력 블레이드 제조업체인 휴먼컴퍼지트(대표 양승운)가 대형 블레이드 개발을 통한 차세대 제품 라인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풍력시스템 대형화 흐름에 맞게 핵심 부품 국산화를 꾸준히 이어가며 국내 풍력 부품 제조업 활성화를 견인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휴먼컴퍼지트는 2013년 2MW 블레이드 사업화를 시작으로 2016년 3MW 블레이드 사업화에 성공하며 제품 신뢰성은 물론 제조 기술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블레이드 길이를 65.6m까지 늘린 저풍속용 3MW 카본 블레이드 사업화에 나서 현재 양산 중에 있다.

양승운 휴먼컴퍼지트 대표는 “풍력발전의 무게중심이 육상에서 해상으로 옮겨가면서 풍력시스템 설비용량 또한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며 “향후 공급업체 다변화를 위한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클래스1 규격의 5.5MW 블레이드 시제품을 제작 중에 있어 내년부터는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지보수 편리성을 높인 8MW급 블레이드 개발도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카본·TBC기술 적용… 2세대 블레이드
풍력 블레이드는 소재응용산업의 일종으로 단단하면서도 가볍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복합재료 전문기업인 휴먼컴퍼지트가 풍력 블레이드 제조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잡재료가 쓰이는 자동차·방산 분야에도 관련 제품을 공급하며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주력 제품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간 고강도 유리섬유(글라스파이버)와 고탄성 탄소섬유(카본파이버)를 사용한 3MW 카본 블레이드다. 공사가 한창인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계에 설치되는 두산중공업 3MW 해상풍력시스템 17기에 이 제품이 공급된다. 이미 설치를 마친 3기에는 기존 3MW 블레이드가 적용됐다.

휴먼컴퍼지트는 블레이드 제조에 탄소섬유와 TBC(Torsion Bending Coupling) 기술을 적용하면서 2세대 블레이드로 불릴 만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승운 대표는 “카본 소재 사용에 따른 블레이드 경량화로 풍력터빈과 하부구조물에 미치는 하중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송·설치 등의 제약사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여기에 블레이드가 바람을 받을 때 구조적으로 비틀어지게 만드는 TBC 기술을 적용해 바람으로 인한 하중도 줄였다”고 3MW 카본 블레이드의 특징을 설명했다.

또 “풍력시스템에 미치는 하중이 감소하면 터빈 제작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발전사업자 부담 또한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3MW 카본 블레이드는 최대하중시험과 피로시험에 이어 다시 최대하중시험을 받는 풀 사이클 인증시험을 거쳐 국제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제품 신뢰성 검증까지 확보한 상태다.

현재 휴먼컴퍼지트는 겨울철 블레이드 표면에 얼음과 눈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는 아이스포빅 코팅소재도 개발 중에 있다. 결빙현상으로 인한 블레이드 표면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국내 풍력 환경을 고려한 연구개발이다.

   
  ▲ 출하를 앞두고 있는 3MW 풍력 블레이드가 휴먼컴퍼지트 공장 앞에 쌓여 있다.  

8MW급 ‘스마트 블레이드’ 준비
지난해 70여 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휴먼컴퍼지트는 3MW 카본 블레이드를 앞세워 올해 매출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제품 제작 막바지에 있는 5.5MW 블레이드가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가는 내년부터는 시장 요구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매출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풍력 확대 분위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16GW 이상이 보급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공급선 다변화와 독자모델 개발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두산중공업이 유일한 공급사란 점에서 매출 구조 다변화는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부분이다.

양승운 대표는 “블레이드 제조업 특성상 성형틀(mold)이 반드시 필요한데 제작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다양한 블레이드를 생산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성형틀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선 최소한 풍력시스템 100기에 해당하는 시장이 확보돼야 사업성이 있다”고 설비투자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우선 국내 풍력시스템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한 후 해외 제조사로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만큼 풍력시스템 개발단계부터 제조사와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먼컴퍼지트는 대형화되고 있는 풍력시스템을 고려한 차세대 대형 블레이드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제품은 8MW급으로 블레이드 길이가 90~100m에 달할 전망이다. 자체 설계로 진행해 2021년 사업화를 목표하고 있다.

양승운 대표는 “8MW급 블레이드는 유지보수와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블레이드 부위마다 각종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동시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 징후를 분석하는 ‘스마트 블레이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부품 서플라이 체인 구축 필요
휴먼컴퍼지트는 국내 풍력 부품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토종기업이다. 2012년 설립 당시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해 기업 생산성과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5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엔지니어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이들 엔지니어 대부분은 이전부터 풍력 블레이드 분야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1세대들이다.

양승운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풍력시스템 핵심 부품인 블레이드를 제조하는 기업이란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국내 풍력 부품 제조업계의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안타깝다”며 “풍력시스템은 제조공정 특성상 부품 국산화가 함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순 조립산업에 머물 수 있어 건전한 부품 서플라이 체인 구축을 위한 정부와 산학연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깨끗하고 안전한 풍력에너지 확대라는 에너지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국내 풍력산업의 생태계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제조업체들이 계획생산을 할 수 있도록 우선 3~5년 안에 시장이 만들어지는 단기계획부터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클래스1 규격의 5.5MW 블레이드 시제품이 제작 중이다. 길이와 무게는 각각 68m·27톤에 달한다.  

풍력터빈 부품 국산화율 제고 시급
제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산업분야로 꼽힌다. 특히 풍력산업의 경우 조선기자재산업과 연계성을 갖고 있어 다양한 상생방안 모색이 가능하다.

군산지역도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풍력산업과 연계한 협력체계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풍력산업 시장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양승운 대표는 “풍력 블레이드의 경우 1MW를 생산하는 데 1.5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며 “1GW 시장이 열리면 약 1,500명의 비경제활동인구를 노동시장으로 유입시켜 고용률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조업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군산지역의 산업경제 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정부의 재정지원도 중요하지만 산업 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해 볼 때”라며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토크를 활용하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터빈을 이곳에서 조립한 후 해상 건설현장으로 그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풍력 부품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양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 국내 풍력시장에 풍력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10곳의 제조업체 가운데 국산 부품 사용률이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있다. 가격을 이유로 중국산을 쓰거나 신뢰성 검증을 문제 삼아 국산 부품 적용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승운 대표는 “부품 국산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기회를 얻지 못해 트랙레코드 부족이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풍력시스템 제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국산 부품 사용을 늘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정 수준의 부품 국산화가 이뤄진 풍력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REC 가중치를 달리하거나 국가 과제로 진행하는 사업에 부품 국산화율이 높은 풍력터빈을 우선 적용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며 “부품 국산화에 대한 풍력업계 인식 차이가 존재하지만 국내 풍력산업의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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