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한방에 스트레스를 날린다
스트라이크 한방에 스트레스를 날린다
  • 박재구 기자
  • 승인 2008.03.16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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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동호회] 한전 ‘본사볼링회’

볼링은 열 개의 핀을 삼각형 모양으로 세워 놓고 공을 굴려 쓰러뜨리는 어찌 보면 무척이나 단순한 경기이다. 하지만 많은 볼링동호인들이 이처럼 단순해 보이는 볼링의 매력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름칠이 잘된 레인 위를 미세한 마찰음을 내며 굴러간 볼링공이 폭발할  듯한 파열음을 내며 열 개의 핀을 순식간에 쓰러뜨리는 순간, 바로 스트라이크의 순간에 느끼는 쾌감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스트라이크 한 방이 주는 쾌감을 즐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전 ‘본사볼링회’ 회원들이다.

한전 본사 직원들로 구성된 ‘본사볼링회’는 2005년 6월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초대회장은 당시 장명철 인사처장(현 마케팅본부장)이 맡았었고 이후 인사처장이 본사볼링회 당연직 회장을 맡는 것으로 해 2대 회장은 김진식 인사처장(현 대외사업본부장)이 맡은 바 있다. 현재는 정찬기 인사처장이 제3대 본사볼링회 회장을 맡고 있고 있으며 권춘택 팀장(인사처 인력개발팀)이 부회장을, 인사처 총무팀의 윤은옥 사원이 총무를 맡아 동호회의 살림을 알차게 꾸려나가고 있다.

현재 ‘본사볼링회’의 회원은 명예회원(초대회장 등 5인)과 정회원 35명이며 매월 2회(둘째, 넷째 월요일)에 정기행사를 갖고 있다.

2005년 6월 창립총회 갖고 본격적인 동호회 활동 재개

‘본사볼링회’는 2005년 6월 창립총회를 가졌지만 실제 한전의 볼링동호회 역사는 발전사 분사이전으로 거슬려 올라가 10여년 이상의 제법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통합 한전 시절인 90년대 초반부터 볼링동호회가 결성돼 활동해 왔고, 2001년 발전사 분사이후 잠시 동호회 활동이 중단됐다가 현재 ‘본사볼링회’의 윤은옥 총무가 주축이 돼 2005년 다시 본사 볼링동호회가 결성돼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본사볼링회’는 2005년 6월 창립대회 이후 그해 11월 본사 노사협의회와 공동으로 제2회 본사볼링대회를 개최하고, 12월에는 본사 노사협의회, 노무처와 공동으로 제2회 전국사업소대항 볼링대회(대회장 관리본부장)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는 1차사업소 단위의 22개 사업소에서 3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2006년에는 5월 제1회 본사볼링회장배(장명철 처장) 볼링대회와 10월 제3회 본사볼링대회를 개최했으며 11월에는 전력연구원이 주관한 제3회 전국사업소대항 볼링에 참가했다. 이 대회에는 1차사업소 단위 24개 사업소가 참가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3대 회장으로 정찬기 인사처장을 추대하고 5월 제3회 본사볼링회장배 볼링대회와 10월 제4회 본사볼링대회를 개최했으며 11월에는 경기사업본부가 주관한 제4회 전국사업소대항 볼링대회에 참가했다. ‘본사볼링회’는 제4회 전국사업소대항 볼링대회에서는 10위를 목표로 선전을 펼쳤지만 14위의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남긴 바 있어 올해 전국대회에서는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고자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편 올해는 5월 제4회 본사볼링회장배 볼링대회와 10월 제5회 본사볼링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11월에는 전남사업본부가 주관하는 제5회 전국사업소대항 볼링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본사볼링회’의 윤은옥 총무는 “본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동호회는 ‘본사볼링회’가 유일하다”며 “본사에서는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호회일 것”이라고 은근히 동호회에 대한 자부심을 표했다.

볼링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생활의 활력을 되찾아

지난해 연말부터 ‘본사볼링회’의 취재를 요청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취재가 여의치 않아 미뤄진 끝에 지난달 25일에야 비로소 동호회 취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사볼링회’ 취재는 끝까지 순탄치 않았다.

정기행사 취재 전 ‘본사볼링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찬기 인사처장과의 짧은 인터뷰를 위해 만났지만 정 처장의 피치 못할 일정으로 인해 결국은 동호회 회장과의 인터뷰는 가지지 못한 채 권춘택 부회장과 윤은옥 총무와의 이야기로 만족해야 했다.

진주지점 시절 볼링동호회를 결성하고 회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가진 바 있는 권 부회장은 “본사볼링회는 짧은 역사에 비해 노사협력 차원에서 활성화가 많이 되어 있다”며 “부서가 다른 회원들 간의 유대를 통해 정보교류의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또 “본사볼링회는 볼링이란 운동의 특성상 노사는 물론 남녀 간, 세대 간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며 말했다.

저녁 6시 30분 잠실 롯데월드 볼링장에 들어서자 ‘본사볼링회’ 회원들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채 정기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정기대회에는 회장인 정찬기 인사처장을 비롯해 2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그간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놓았다.

‘본사볼링회’ 회원들은 전체적으로 일정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평균 100점대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고, 상위 레벨의 회원 몇 명은 200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윤은옥 총무도 15년 구력에 평균 160~180점대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실력자 중 한명이다.

이날 정기행사는 5~6명씩 3팀으로 나눠 2게임씩 소화했다. 보통은 3게임을 치는데 이날은 시간상 게임수를 단축했다. 팀별로 순위가 나눠졌지만 회원들 중 그 누구도 점수와 순위에 연연해하는 이는 없는 듯하다.

비록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잘 되기도, 잘 안 되기도 하지만 점수보다는 볼링공이 핀을 쓰러뜨리며 일으키는 파열음의 쾌감을 즐기는 것에 만족해한다. 스트라이크를 쳤을 때는 환호와 회원들과의 하이파이브를 통해 마음껏 기쁨을 표출하고, 스페어 처리에 실패했을 때는 아쉬운 탄식과 몸짓으로 서운함을 달래며 다음 투구를 기약한다.

‘본사볼링회’ 회원들에게 볼링이란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즐기며 만족하는 대상이다. 볼링공과 핀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생활의 활력을 심어주는 도구가 된다.

또 볼링경기를 통해 이뤄지는 동료들과의 교감은 서로를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자 일상의 무거운 고민과 짐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 휴식의 단맛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볼링공이 레인을 굴려 핀을 쓰러뜨리는 순간순간의 흥분과 쾌감, 그리고 아쉬움의 감정이 뒤섞여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열 개의 핀이 쓰러지듯 일상의 무게도 녹아내리는 시간

군 장교시절 본격적으로 볼링을 시작하게 됐다는 권 부회장은 “지고 이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모든 사람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볼링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또 “스트라이크가 나오면 모두가 즐거워하고 잘못 쳤을 때는 서로 격려해 주는 기분 좋은 운동이 볼링의 매력”이라고 예찬하며 “볼링은 서로를 배려하고 마음이 돋보이는 운동이라 동호회 활동을 통해 조직생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언제인가 연말 송년 모임에서 처음 볼링을 접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는 윤 총무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부서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상호간의 유대관계를 통해 업무의 흐름이 원활해진다”며 “스트라이크가 났을 때의 짜릿한 쾌감이야 말로 볼링의 진정한 매력이 나닐까 한다”고 말했다.

정기행사를 끝내고 회장인 정찬기 인사처장을 비롯해 행사에 참석한 모든 회원들이 삼겹살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화기애애한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만큼은 회원들 모두가 회사의 상사와 부하직원이기에 앞서 볼링을 좋아하고, 함께 즐기는 동호인으로 마주 대한다.

한, 두 잔의 술잔이 돌고 약간의 술기운으로 기분 좋은 마음, 경기 중 아쉬웠던 장면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평소 나누지 못했던 조금은 속 깊은 이야기도 오고 간다.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벼운 농담에 파안대소하는 가운데 모두의 마음속에 묵혀있던 고민의 일부가 열 개의 핀이 일순간 쓰러지듯 녹아내리는 듯하다.

살다보면 일상의 작은 것에서 기쁨을 얻고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본사볼링회’ 회원들에게 볼링은 그와 같이 삶의 활력을 주는 작지만 소중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술기운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취재 때문에 접어야 했던 볼링 한게임의 아쉬움을 묻으며 기회가 되면 회원들과 함께 스트라이크가 주는 짜릿한 쾌감을 공유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날 또 한 번의 소중한 인연들을 맺었다. 볼링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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