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한화건설,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 가속도
[현장을 찾아서]한화건설,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 가속도
  • 박윤석 기자
  • 승인 2017.11.28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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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우이도 해상서 지반조사 시행
후보지 지반 6곳 시추… 시료 채취
▲ 한화건설은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사업의 기초가 될 예비 지반조사를 최근 마쳤다. 지반조사에 투입된 잭업바지선 모습

[일렉트릭파워 박윤석 기자] 한화건설이 성공적인 해상풍력사업 추진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한발 더 다가섰다. 최근 전남 신안군 소재 우이도 인근에서 해저 지층 분포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예비조사를 마치고 현장에서 채취한 지반 샘플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한화건설은 현재 전라남도 서남권 해상에 400MW 상당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13년 바람자원 측정을 위한 해상기상탑 설치를 시작으로 2014년 해상기상탑 적합성 평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바람 데이터 수집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기상자료 평가·검증 전문회사인 도이치윈드가드(DWG)를 통해 풍황자원 검증도 진행했다. 이는 수집한 바람 데이터를 제3의 기관에 맡겨 풍황자료에 대한 객관성을 높임으로써 프로젝트 확실성을 공고히 하려는 한화건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7월부터 해상풍력단지 후보지로 예정된 전남 우이도 남쪽 해상에서 해양물리탐사를 비롯해 해저지반 형상조사, 지반조사 등을 진행하고 최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해저 지반 샘플 채취를 위한 시추작업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총 6개 지점 중 마지막 시추작업이 한창이던 현장 바지선은 시료채취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동트기 전부터 분주했다.

 

▲ 지반조사를 맡은 쏘일테크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지반 샘플 채취를 위한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SPT·CPT 동시 시행… 정확도 높여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지반조사는 우이도에서 남쪽으로 10여 km 떨어진 해상에서 진행됐다.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3시간 넘게 여객선을 타고 우이도로 이동한 후 다시 작은 배를 갈아타고 1시간 가까이 바다로 나가야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목포항에서 대략 60km 정도 떨어진 거리다.

마지막 여섯 번째 지반조사는 이번 예비조사 단계에서 가장 먼 우이도 남쪽 15km 지점에서 이뤄졌다. 지반조사를 맡은 쏘일테크엔지니어링은 육·해상 지반조사와 물리탐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예정 후보지 안쪽에서 약 3km 간격으로 6개의 구멍을 뚫는 시추작업을 진행해 지반 샘플을 채취하고 강도를 조사했다.

가로 25m·세로 16m·두께 2m의 잭업바지선에는 지반조사에 쓰이는 시추기 2대가 설치돼 있었다. 40m가 넘는 4개의 기둥(Leg)은 바지선을 수면 위로 들어 올려 안전한 작업환경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화건설이 설치·운영 중인 해상기상탑이 시야에 들어왔다.

심재욱 한화건설 신재생에너지사업팀 차장은 “표준관입시험(SPT)을 위한 시추기는 때리는 방식으로 시료를 채취하는 장비고, 콘관입시험(CPT)을 위한 시추기는 누르는 방식으로 해저 지반의 강도를 측정하는 장비”라며 “일반적으로 표준관입시험만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다 정확한 지반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콘관입시험도 함께 진행했다”고 지반조사 방법을 설명했다.

▲ 쏘일테크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시추기를 통해 채취한 기반암 시료를 살펴보고 있다.

해저 평균 30m 아래 기반암 분포
한 개 지점에서 지반조사를 마치기 위해선 평균 3~4일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변수는 기상상태와 기반암이 관측되는 시점이다.

유장현 쏘일테크엔지니어링 부장은 “해양 지반조사의 경우 파도가 조금만 심해져도 작업을 중단하고 피항해야 한다”며 “신안우이해상풍력 지반조사에 착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풍이 두 번이나 찾아와 예상보다 작업이 지연됐다”고 예측하기 어려운 작업환경을 설명했다.

이어 “해상풍력단지가 건설될 지역이다 보니 바람이 세게 불어 조류 흐름도 빠른 만큼 안전관리 수칙을 준수하는 데 각별히 신경 썼다”고 덧붙였다.

유장현 부장의 설명이 끝날 무렵 현장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시추기 파이프를 통해 드디어 기반암 시료가 올라왔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분석에 필요한 온전한 지반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선 기반암 아래 5m까지 내려가야 한단다.

유장현 부장에 따르면 이번 지반조사에서 수심 30m를 내려가 해저부터 암이 발견된 이후 43m 가량 더 들어가 기반암 시료를 채취한 작업도 있었다. 시추기 파이프가 약 100m 정도까지 내려간 셈이다.

한화건설이 6개 지점의 지반조사를 통해 확인한 신안우이해상풍력 후보지의 평균 수심은 25~30m 수준으로 비교적 얕은 편이다. 다만 해저부터 기반암까지 깊이가 평균 30m 이상으로 조사돼 다양한 기초하부구조물을 검토할 계획이다.

심재욱 한화건설 차장은 “해저 지반의 성질에 따라 기초하부구조물 설치 깊이와 파이프 직경 등이 달라진다”며 “향후 세부 지반조사를 거쳐 모노파일·자켓·석션버켓 등의 기초하부구조물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시추작업을 통해 채취한 기반암 샘플

환경영향평가 등 거쳐 2020년 착공 예정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사업의 확실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발전사업허가 신청 이전부터 프로젝트 관련 데이터 확보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예정 후보지를 중심으로 주변 해상의 6개 지점에 대한 지반조사를 수행한 것도 보다 체계적인 해상풍력사업 프로세스를 정립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용안 한화건설 신재생에너지사업팀 차장은 지반조사를 포함해 물리탐사·수중지표조사·해상기상탑 설치 등 2013년 사업계획 수립 이후 현장조사를 통해 직접 수집한 데이터들이 향후 프로젝트 실행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사업 리스크가 커 데이터 확보를 통한 경제성 분석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건설은 앞으로 군전파영향평가를 비롯해 해양수리조사·환경영향평가·PF 등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2020년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계통연계는 진도변전소와 한전이 추진 중인 신재생 연계 전용 변전소(G-Platform) 구축 계획에 따른 신규 신안변전소를 고려하고 있다.

▲ 잭업바지선에서 바라본 한화건설 해상기상탑 모습

지역사회 상생모델 구축
최근 들어 신안지역 공유수면을 개발하는 해상풍력사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신안우이해상풍력을 포함해 10여 건의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이 지역에 몰려있다. 이미 전기사업허가를 받은 2건의 해상풍력사업을 제외하고도 10건 이상이 전기위원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용안 차장은 “지난 9월 전기사업허가를 신청했는데 최근 해상풍력사업 신청이 급증하면서 전기위원회가 제도정비에 나서 모든 해상풍력사업 심의가 보류된 상태”라며 “준비된 사업자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전기사업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안우이해상풍력 개발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공동개발사업자인 한국남동발전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에 다각도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건설은 당초 3~4MW급 해상풍력시스템 설치를 검토했으나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하면서 고출력 풍력터빈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풍력시스템 제조업체들의 터빈 개발속도가 빨라진 분위기를 반영한 결정이다. 프로젝트 추진 일정에 따라 다소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내년부터 터빈 제조업체들과 실무적인 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한화건설은 최근 우이도 주민과 어촌계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당시 설명회에서는 신안우이해상풍력 사업현황을 비롯해 향후 인허가 일정과 환경영향평가 계획 등의 내용이 공유됐다.

이용안 차장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설명회가 이뤄졌으며 해양생태계 변화와 어업피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며 “앞으로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맞춰 여러 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해상풍력 개발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잭업바지선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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