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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톡톡]신고리 공론화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2017년 10월 25일 (수) 20:18:36 EPJ webmaster@epj.co.kr
   

[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3개월 남짓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건설 재개로 결론 났다. 찬반 양측의 의견이 팽팽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달리 19%p나 벌어지면서 신고리 5·6호기는 다시 공사에 들어가게 됐다.

일단 다행스러운 것은 국민 대다수가 공론화 결과를 수용하고 정부의 후속 조치에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점이다. 자칫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상생의 길을 찾는 데 협력한 것이다.

신고리 공론화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숙의형 공론화 과정이었단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일부 전문가 집단이 모여 형식적으로 이뤄졌던 기존 공론조사와 달리 일반 시민들이 학습과 토론을 통한 숙의과정을 거쳐 답을 찾아갔다.

물론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국민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국민과의 협치로 정책을 결정한 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향후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 이번 공론화가 모델로 쓰일 것으로 여겨진다.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됐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오히려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공론위가 원전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추진할 것을 함께 권고하면서 정부 정책에 명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론화가 ‘신의 한수’로 평가 받는 이유다. 국민을 대표한 시민참여단 가운데 53.2%가 원전 축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공론위의 권고 이후 4일 만에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고 탈원전 계획을 구체화했다. 주말을 제외하면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로드맵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24기 원전은 2022년 28기까지 늘어난 이후 점차 줄어들게 된다. 2031년 18기에 이어 2038년이면 14기만 남게 된다.

정부는 계획된 신규 원전 6기 건설을 백지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설계용역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와 부지매입 중단 상태인 천지 1·2호기를 비롯해 미정상태인 1·2호기가 대상이다. 원전을 축소하려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31년까지의 전력수급계획을 짜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아직 수립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핵심 발전원의 비중을 미리 못 박은 것은 절차상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의 경우 이미 지출된 비용이 적지 않아 제2의 신고리 원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여유 재원을 활용해 비용을 보전할 계획이지만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전 수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 그동안 쌓은 건설 노하우와 기술력이 사장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경쟁력 또한 잃게 된다.

정부는 정상회담과 장관급 양자회담 등을 추진해 원전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원전 수출 기능을 총괄하고 있는 한수원의 사업구조를 원전 안전운영과 해체산업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호한 정책이다.

신고리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이 건설 재개를 선택한 주된 이유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었다. 학습과 토론을 거치면서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원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한 셈이다.

바라건대 보다 많은 국민들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 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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