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질환, 체질에 따라 상반되는 치료해야
간 질환, 체질에 따라 상반되는 치료해야
  • EPJ
  • 승인 2007.04.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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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영동한의원 장일진 원장

숙취해소 해장국도 체질따라
체질 따라 맞는 술도 제각각

어느 날 철원에서 65세의 남자 간경화 환자가 내원했다. 그 동안의 병력과 증세를 보니 10여년 전에 B형간염으로 진단 받았고 복수가 차서 종합병원에 입원해 2개월 가량 치료했으나 차도가 없었고, 담당의사께서 “더 이상 방법이 없을 것 같으니 집으로 퇴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 퇴원했다고 한다.

내원 당시 환자는 소화가 안되고 숨이 차고 고개를 못 들 정도로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복수가 차서 배가 불룩하고 온 몸이 물에 퉁퉁 불은 것 같았다.

진찰을 하니 담이 작고 대장이 긴 금음체질이었고 체질약 처방과 함께 야채나 생선이 잘 맞는 체질이라는 등등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해 설명해 주었더니 그 동안 그 환자는 고기, 콩류, 된장, 술 등 나쁜 음식 위주로 먹어왔다며 만약 좋은 음식을 더 많이 먹었다면 이런 병이 오지 않았을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 했다.

“만약 한약을 복용한 후 복수가 갑자기 빠지면 어지럽고 기운이 없을 수 있으니 다른 약은 절대로 쓰지 말고 체질약 복용과 포도당 주사액만 맞도록 하라”고 간곡히 주의를 주어 귀가토록 했다.
3~4일 후 밤새 소변을 많이 보고 복수가 다 빠져 어지럽다고 연락이 와서 “포도당 주사만 맞게 하고 체질음식과 체질약을 꾸준히 들게 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 부인이 가까운 곳에 포도당 주사를 맞을 곳이 없다고 해 다시 입원했던 병원을 찾아가게 되었고 담당의사는 복수가 다 빠진 환자를 보고 복수가 다 빠져서 희망이 보이니 다시 입원하라는 권유를 해 종전과 같은 치료를 받도록 했다.

그로부터 보름 후 그 환자가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그 환자가 자기의 체질에 맞는 포도당 주사만 맞고 올바른 약과 체질식을 했다면 그렇게 빨리 세상을 등지진 않았으리라 믿는다.

그 후 또 다른 60세 간경화 여자 환자분이 내원해 그 동안의 병력과 증세를 들어보니 간성혼수로 종합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간성혼수 치료를 하고 간성혼수는 호전 되었으나 복수가 많이 차고 차도가 보이지 않아 퇴원한 후 필자의 병원에 내원하게 되었다.

내원 당시 그 환자는 소화가 안되고 복수가 차서 숨이 찬 증세를 호소했다. 진료 결과 체질이 간과 담이 크고 폐와 대장이 약한 목음체질이었다. 그래서 약 처방과 함께 콩류와 쇠고기 등의 음식 처방을 주었는데 그 환자는 평상시 채식 권유를 받은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며칠 동안 체질 치료를 하고 몸이 차츰 나아지자 쇠고기를 먹기 시작했는데 복수와 부기가 많이 빠지고 숨찼던 증세도 호전되고 식욕도 호전되어 수개월 치료 후 환자와 가족이 만족해 했고 5년이 지난 지금도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예를 보았을 때 똑같은 간 질환 환자 일지라도 그 체질에 따라 약과 음식과 치료법이 판이한 바 간 질환에는 마땅히 고기가 나쁘다거나 무조건 한약이 나쁘다거나 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평상시 체질을 정확히 알아서 올바른 식생활을 했다면 이와 같은 중병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과음 후 해장국도 간이 작고 폐가 큰 사람은 조갯국, 생선국 등을 먹어야 숙취가 빨리 해소 되고, 간이 크고 폐가 작은 사람은 콩나물국, 북어국, 선지해장국, 쇠고기무우국 등을 먹었을 때 숙취가 빨리 해소된다.

술도 포도주, 고량주, 보리맥주, 복분자가 맞는 사람이 있고 소주, 위스키, 매실주가 맞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체질에 맞는 술을 섭취했을 때 간의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흔히 헛개나무, 웅담, 알로에, 칡, 오가피 등 간에 좋다는 말만 믿고 남용을 하게 되면 오히려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간이 나쁜 환자들은 항간의 잘못된 상식을 믿지 말고 병이 깊어지기 전에 본인의 체질을 알아 그에 맞는 식생활을 하고 치료를 받을 것이며, 병이 깊어진 환자 일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올바른 체질을 알고 약과 음식과 치료법을 강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프로필: 장일진 원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나온 한의학 박사다. 8체질의학으로 20여년 넘게 진료와 연구에 전념하고 있으며 현재 영동 한의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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