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바인 외 2권
콜럼바인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7.09.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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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바인
데이브 컬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문학동네 / 2만1,000원

세기말 일어났던 끔찍한 테러,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사건에 대한 가장 완벽한 보고서 ‘콜럼바인’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그동안 수많은 학자와 언론인, 작가들이 이 유례없는 사건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써왔다. 하지만 공개된 정보가 워낙 제한적이고 그마저도 여러 의도에 따라 편집됐으며 목격자들의 진술도 제각각이어서 여간한 작업이 아니었다.

지역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정부는 무책임하게 대응했고, 언론은 제대로 된 취재는커녕 흥미를 끌기 위한 가십성 기사들을 내보냈다. 몇몇 극성스러운 교회들은 이 사건을 선교의 기회로 이용하려 했고 법정에선 피해자 가족과 지방정부와의 진흙탕 싸움이 계속됐다.

지지부진한 후속처리에 지친 일부 시민들은 피해자의 가족들이 돈을 밝힌다며 2차 가해를 시작했다. 다들 감정이 격해진 탓에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목소리는 주목받지 못했다. 때문에 이 사건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교내에서 따돌림 받던 아이들이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이고 단순한 사고로 변질돼 알려진 채로 남았다.

이 책은 두 살인자의 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한편, 범죄의 신호에 무심한 우리 시대에 준엄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사랑은 탄생하라
이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8,000원

이원 시인은 199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현대 문명의 비인간화된 풍경, 그곳에서 낡아가는 삶과 실존적 방식을 날카롭게 해부하며 한국 현대시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는 전자 사막이라는 적실한 표상을 길어냈을 뿐만 아니라 구원과 고통,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이 세계를 부유하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한 사유와 질문을 던져왔다.

이번 시집에서 이원은 삶에 내재한 죽음과 고독의 심연을 외면 없이 직시하되, 미완의 역동적인 에너지로 충만한 아이들의 천진함에 기대어 현실의 조건과 물질적 속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유연한 상상과 자립적 이미지를 그려내 보인다.

더욱이 현실 속의 아이들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했다는 지극한 슬픔과 절망, 고독으로 침잠하게 되는 그 순간에 아이들의 순결함과 천진함을 그 곁에 놓아두는(‘아이-단추-콩알’) 자신만의 시적·언어적 방식으로 깊게 애도한다.

시인은 이 슬픔의 경계를 지나 새로운 꿈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사랑의 가능성을 노래하고 있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듣는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1만5,000원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란 단어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리베카 솔닛의 신작 페미니즘 에세이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가 출간됐다.

솔닛은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여성혐오 살인, 여성을 배제하는 문학작품, 코미디, 역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침묵을 거부하고 말하기 시작한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페미니즘 도서 열풍의 시작이라 할 만한 2015년 책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후속작이다. 저자가 2014~2017년 사이에 쓴 글을 담아 페미니즘 물결의 최근 상황을 반영했다.

전작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아 미국에서만 9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국에서는 각종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그해에만 1만5,000부 가량 판매된 바 있다.

솔닛의 글을 통해 유명해진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는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단어(2015)로 꼽히고 2014년에는 온라인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됐다. 이제는 30개 언어에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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